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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3번째 MVP' 양동근, "내일 은퇴라는 생각으로 뛴다"

중앙일보 2015.04.05 17:33
"내일 은퇴한다는 생각으로 매 순간 후회 없는 농구를 하고 있다."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 우승을 이끈 양동근(34)의 농구철학이다. 양동근은 지난 4일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4차전에서 22점·6리바운드·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81-73 승리를 이끌었다. 모비스가 4연승을 거두며 정상에 오르는 동안 양동근은 4경기 평균 20점·4.8리바운드·4.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개인 통산 5번째 우승이자 3번째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를 이뤄낸 양동근은 "좋은 감독님과 코치님, 좋은 선수들과 함께해 이뤄낸 결과다. 사비를 털어 MVP 트로피를 15개 더 만들어 선수들에게 나눠주고 싶다"고 우승의 공을 코치진과 동료들에게 돌렸다.



국내 최고 포인트가드로 군림한 양동근은 천재형보다 노력형에 가깝다. 양동근은 5일 "학창 시절 난 아무것도 아니었다. 경기에 나서지 못해 농구를 그만둘까도 생각했다. 어릴적 가족이 한 방에서 지낼 만큼 가난해 독기를 품었다"고 말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2004년 한양대 출신 동근이가 슈팅가드로 입단해 포인트가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명가드 출신 유 감독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양동근은 "유 감독님께서 '보이는 대로 해라. 상대가 떨어지면 쏘고, 붙으면 제치고, 찬스가 나면 패스해라'고 조언해주셨다”며 “우리 선수들이 날 믿으니 내가 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고, 눈감고 슛을 던져도 팀원들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양동근은 이상민(43·현 삼성 감독)의 경기 조율과 김승현(37·은퇴)의 패스센스 등을 따라가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양동근은 이번 플레이오프 도중 너무 힘들어 잠을 못 자고 날을 샐 때도 있었다. 또 다른 원동력은 가족이다. 아들 진서와 딸 지원이는 ‘아빠 집에 늦게 와도 돼. 우승 반지 가져오세요. 파이팅’이라고 말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양동근은 붕어빵 아들과 딸을 보며 힘을 냈다.



양동근은 내년 모비스와 계약이 만료된다. 유 감독은 “저 정도 체력이면 5년 더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양동근은 “오늘 다쳐서 내일 부득이하게 은퇴한다고 해도, 오늘 정말 열시밓 뛰었다고 미련이 없어야 한다. 내일 은퇴한다는 생각으로 매 순간에 후회 없는 농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프로농구는 역대 챔피언결정전 총관중 최소 기록을 세웠다. KBL(프로농구연맹)은 챔프전 평일 5시 개최 등으로 팬들의 맹비난을 받았다. 양동근은 “선수 입장에서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면서 “프로농구는 팬이 우선이다. 농구 인기를 되살리기 위해 선수들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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