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돈 까먹으며 사업 … 고객확보·데이터 축적 후 연계사업 나설 듯

중앙선데이 2015.04.05 01:34 421호 18면 지면보기
택시와 승객을 연결해주는 모바일 택시 앱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다. 중소 업체가 주도하던 시장에 거인 둘이 한 달 사이에 들어오면서 경쟁은 뜨거워지고 있다. 월 이용자 3800만 명에 달하는 카카오톡을 배경으로 하는 카카오택시가 지난달 31일 출사표를 던졌고, SK그룹을 뒤에 둔 SK플래닛이 오는 14일부터 T맵택시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여기에 포털의 강자 네이버도 도로교통안전공단과 최근 택시-승객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네이버는 앱이 아니라 통합 택시 콜(1333) 서비스에 중점을 둔다는 입장이지만 결국엔 앱과 연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표 참조>

모바일 택시 앱 시장 춘추전국시대

다음카카오 이어 SK플래닛도 진출
다음카카오·SK플래닛의 등장에 이지택시(이지택시코리아)와 리모택시(리모택시코리아), 백기사(쓰리라인테크놀러지) 같은 기존 업체는 시장을 잃을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반기는 모양새다. 이지택시 윤세나 팀장은 “카카오 진입은 분명 위협요소지만 앱택시를 일반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돼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앱 택시 시장은 중국 등에 비교할 때 미미한 수준이다. 용어 자체가 생소했다. 일반에 앱 택시란 용어를 알린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불법 논란을 일으킨 우버택시다. 여기에 다음카카오·SK플래닛이 서비스에 나서면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카카오택시는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 후 사실상 첫 작품이다. 그만큼 야심 차게 준비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한국스마트카드와 업무협약을 했고 올 1월엔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3월엔 전국택시노조연맹과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 시장을 노린다. SK플래닛도 공격적이다. SK플래닛은 T맵택시 서비스를 앞두고 자사가 운영하는 브랜드 택시‘나비콜’ 회원 기사를 대상으로 최근 설명회를 했다. 이해열 사업본부장은 “T맵을 기반으로 기존 택시 서비스와 차별화된 전략을 펴나갈 것”이라고 했다.

택시앱은 기본적으로 승객용앱과 기사용앱으로 구성된다. 고객들은 승객용앱을 깐뒤 앱을 구동시켜 택시를 호출하면 된다. 그러면 승객 주변 최적의 위치에 있는 택시의 기사용앱에 호출신호가 뜬다. 만약 기사가 호출을 거절하면 다른 택시에 호출이 전달된다. 기존 콜택시 시스템과 다른 것은 중앙 콜센터가 없다는 점이다. 콜센터를 거치지 않고 앱을 통해 승객과 택시시가가 연결된다. 결제는 기존 택시처럼 현금이나 신용카드로 하면 된다.

이런 기본시스템을 바탕으로 회사별로 차별점을 강조한다. 브라질 기업이 모회사인 이지택시는 세계 30개국에서 서비스중인 글로벌 앱이란 걸 강조한다. 해외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최근엔 ‘팁’ 기능을 추가했다. 팁은 500~3000원까지 500원 단위로 설정할 수 있다. 팁을 주고라도 택시를 급히 잡아야하는 승객을 위한 것이다. 리모택시는 일반택시 호출 서비스 외에 최근 고급 모범택시를 연결시켜주는 ‘리모 로얄’을 새로 선보였다. 최민수 마케팅 팀장은 “그간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내놓은 서비스로 3000cc 이상의 고급 차량과 검증된 베테랑 운전사가 배정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택시에 탄 후 안심메시지 보내기를 선택하면 카카오톡 친구에게 출발지·목적지, 탑승시간·차량정보, 목적지까지 소요 예상시간 등을 알려준다. T맵택시는 추가요금지불·승하차내역전송·휴대전화 분실방지 알림 등을 특징으로 내세운다.

모바일 택시앱은 지금은 돈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 택시를 부를 때 내는 1000원의 콜비(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사실상 매출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언제 콜비를 받을까 눈치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업체들은 고객확보를 위해 돈을 쏟아붓는다. 카카오택시는 이달 말까지 승객 선착순 10만 명에게 최초 1회 탑승에 한해 스타벅스 쿠폰 증정 행사를 한다. 이달 말까지 택시기사에겐 콜 대기만 해도 하루에 2000원, 월 최대 4만원을 준다. SK플래닛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때 카카오와 비슷한 판촉활동을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상당기간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데도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택시앱 사업에 나서는 건 향후 전망이 밝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단 일정수준 이상의 고객이 확보되면 이를 바탕으로 광고·간편 결제·쿠폰 판매 등 다양한 부가 사업을 할 수 있다. 영업 과정에서 나오는 막대한 데이터도 활용할 수 있다. 한 해 우리나라의 택시 이용객은 40억 명 수준이다. 충북대 빅데이터생활형서비스연구센터(ITRC) 조완섭 교수(경영정보학)는 ”실시간으로 누적되는 막대한 택시운행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하면 다양한 사업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업계도 거리를 다니며 손님을 맞는 배회식보다는 앱이나 콜을 활용한 영업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이양덕 상무는 “국내업체의 콜 영업비율은 선진국의 절반인 35%에 불과하다”며 “연료절감, 근로조건 개선 등을 위해 콜 영업비율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택시 앱 지금은 모두 적자
앱 택시가 자리 잡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택시앱들이 줄줄이 나오지만 차이가 별로 없다. 고객 확보 이후의 구체적인 사업모델도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오동환 애널리스트는 카카오택시앱에 대해 “이지택시·리모택시 등 기존 콜택시 앱과의 차별화 요소는 크지 않다”며 “경쟁업체가 늘어 이용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의 증가가 불가피하고, 수익 모델 구축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했다.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택시잡기 쉬운 환경이고, 택시를 호출 한 후 손님이 없는 빈 택시가 오면 그냥 타고 가는 이용객들의 무감각도 적지 않은 것도 걸림돌이다.

누가 시장의 승자가 될 것인가. 한국콘텐츠진흥원 이양환 융합전략팀장은 “앱 콘텐트 이용자는 상대적으로 익숙하고 편리한 쪽으로 확 몰리는 경향이 있는 만큼 초기의 고객 확보가 향후 사업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yonnie@joongang.co.kr

선데이 배너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