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종룡 "서민금융도 원점 재검토"

중앙일보 2015.03.31 01:52 종합 4면 지면보기
임종룡
“안심전환대출 이후 모든 정책 역량을 서민금융 지원에 쏟아붓겠다. 기존 서민금융제도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 보자.”


“정부가 가계빚 다 해결해줄 것이란 인식은 곤란”
햇살론·미소금융 지원에 초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30일 오전 간부회의에서 한 말이다. 안심전환대출로 빚어진 형평성 논란이 정치권으로까지 번지자 햇살론·미소금융 등 서민금융 지원제도를 확충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셈이다. 그러나 안심전환대출을 제2금융권 대출자로 확대하라는 요구에 대해선 이미 ‘불가’로 선을 그어 놓은 상태다. 제2금융권 대출자는 기존의 정책상품인 디딤돌대출(금리 연 2.6~3.4%), 보금자리론(연 2.9~3.25%) 등으로 갈아타는 쪽으로 유도하겠다는 게 금융위 복안이다.



 안심전환대출은 가계부채의 구조적 위험을 줄여 보자고 도입한 제도다. 자연히 가계부채의 중심인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그리고 이를 주로 들고 있는 중산층이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 위기가 닥쳤을 때 이들이 흔들리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연 2.6%대의 낮은 금리는 제도를 효과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일종의 ‘당근’이었다. 그러나 당근이 너무 커 보인 게 문제다. 가계부채 구조 개선이란 취지보다는 ‘지원’ ‘혜택’의 성격이 부각됐고, 각종 논란이 파생됐다.



 안심전환대출을 뜯어보면 사실상 은행권이기에 작동할 수 있는 구조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금리나 조건이 엇비슷하다. 담보는 주로 아파트로 균질하고, 대출자들의 신용등급도 일정 수준 이상이다. 안심전환대출이라는 단일한 상품을 설계해 팔 수 있는 여건이다. 그러나 제2금융권, 특히 단위농협·신협·새마을금고 등으로 가면 사정이 판이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조합이 수천 개에 달하는 데다 금리, 상품, 대출 대상이 제각각”이라며 “이들과 협의 과정을 거쳐 안심전환대출과 같은 상품을 만들어 내자면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또 상품을 만들더라도 핵심인 금리나 조건은 기존 안심전환대출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담보물의 가치 하락 폭이 큰 연립주택·빌라 등이 많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 내부에선 정치권의 이런저런 요구에 휘둘리다 보면 ‘금융 포퓰리즘’에 빠질 수 있다며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은 필요한 조치이긴 하지만 자칫 ‘기대 관리’를 잘못해 가계부채 문제를 정부가 모두 해결해 줄 것이란 인식이 퍼져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2차 안심대출 대상자 15일 확정=금융위는 30일부터 받기 시작한 안심전환대출 2차분 신청 금액이 20조원을 넘어갈 경우 다음달 15일 대출 대상자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도를 넘어서면 주택 가격이 낮은 신청자부터 자격을 주기로 해 확인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청금액이 20조원에 못 미치면 신청자 모두에게 대출이 나간다.



조민근 기자 jming@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