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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안심대출, 더 어려운 서민 외면 … 보완책 내놔라"

중앙일보 2015.03.31 01:46 종합 4면 지면보기
유승민
새누리당이 최근 주택금융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안심전환대출과 관련해 형평성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30일 서울 관악을 지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안심전환대출이란 접근방법을 쓴 것은 일단 평가한다”면서도 “이 문제가 심각한 형평성 문제를 야기하고 있어 당정 간에 깊이 있는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안심전환대출은) 원리금 상환능력이 있는 분들에겐 정부와 은행이 이자 부담을 분담하는 혜택이 돌아가지만 상환능력이 없는 더 어려운 사람들에겐 이런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1차 대출분 20조원을 선착순으로 배정하다 보니 일종의 로또처럼 돼 버렸고, 2차분 20조원조차 물량이 초과되면 일정한 기준에 따라 탈락자가 생기게 된다”며 “앞으로 당정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어떻게 하면 형평성이 있고 지속가능한 가계대출 대책이 될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서청원 최고위원도 “안심전환대출이 인기 상품이긴 한데 애초에 상환능력이 없는 어려운 서민들에겐 불만이 있고, 제2금융권에서 대출받은 사람들도 해당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당정 협의에서 소외된 계층을 위해 이 상품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 원내지도부가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무성 대표는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안심전환대출은 잘한 일이지만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 사정이 좀 더 어려운 대출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정책을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의 핵심 인사들이 일제히 안심전환대출의 문제점을 거론한 배경은 그만큼 관련 민원이 많이 쏟아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 사무처 관계자는 “금리를 낮춰 준다고 하니까 원금 상환이 힘든 사람들로부터 ‘왜 나는 안 되느냐’는 식의 항의전화가 당 민원국에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정국의 분수령이 될 4·29 재·보선을 앞두고 있어 여당 입장에선 이 문제가 민심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에 나설 필요가 더욱 커졌다고 한다.



 다만 아직 새누리당이 구체적인 복안을 갖고 있는 상태는 아니다. 유 원내대표는 본지와 통화에서 “일단 가급적 빨리 당정 회의를 열어 정부가 어떤 생각에서 이런 상품을 개발했고, 앞으로 어떤 보완책을 구상하고 있는지 설명부터 들어본 뒤 당의 입장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금융 문제에 정치권이 개입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하는 데 대해 유 원내대표는 “안심전환대출이 시장 자율적으로 나온 상품이면 그런 얘기가 일리 있지만 애초부터 이 상품은 정부가 부담을 떠안는 것을 전제로 나온 것이어서 얘기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당내 경제통 의원들의 생각은 서로 엇갈린다. 강석훈 의원은 “(안심전환대출을 만든) 금융위원회가 정책 목표 달성엔 충실했지만 정무적인 판단을 하지 않았다”며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나성린 의원은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해서 바로 대상을 늘리기보다는 일단 더 시행한 후 검토할 문제”라고 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심전환대출이 일정한 여력이 있는 층에 혜택이 돌아가고 제2금융권 대출자에겐 그림의 떡”이라며 “금융 당국이 더 적극적으로 서민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정하·허진 기자 wormh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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