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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야당' 관악을…정동영 출마 선언에 술렁인다

중앙일보 2015.03.31 01:39 종합 6면 지면보기
정동영
정동영 전 의원이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30일. 관악을 선거 현장의 화제도 단연 그의 출마선언이었다. 다만 ‘정동영 바람’은 아직 느껴지지 않았다. 비판적인 여론을 자주 만났다.


여당 후보 1명에 야당 3~4명
"그래도 야당" "이젠 바꿔야"
김무성·문재인, 후보와 동행
119센터·시장 돌며 "한 표를"

 관악구 신원동 시장에서 두부가게를 운영하는 이정희(53)씨는 그의 출마선언을 보도하는 TV 화면을 가리키며 “이 보세요. 자기만 살려고 나오잖아요”라고 먼저 말을 꺼냈다. 이씨는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를 찍겠다”면서 야권 표의 분산을 걱정했다. “여기는 1번(새누리당 후보)을 찍겠다는 사람도 많아. 각자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으니…”라면서다.



 관악을은 새정치연합 소속 이해찬 의원이 1988년부터 내리 5선을 했다. 같은 당 김희철 전 의원(18대)을 거쳐 2012년 19대 총선에선 야권 단일후보였던 이상규 당시 통합진보당 의원이 당선됐다. 27년간 야당이 지배해온 지역이라 이씨처럼 “이번에도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이란 전통적 야당 지지층은 여전히 작지 않았다.







 잡화점 주인 이성재(60)씨는 “정동영 출마로 다들 알음알음 조금씩 찢어지겠지. 여당은 한 명이고 야권이 3~4명이니”라면서도 “정동영이에게 우르르 몰릴 민심은 아니고 (새누리당) 오신환이는 아직 약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바꿔야 한다는 분위기도 팽팽했다. 관악구 삼성동에서 방앗간을 하는 김철수(60)씨는 “27년간 야당이 했는데 아직 발전이 안 됐다”며 “이번만큼은 새누리당이 한번 해보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 다 발전을 약속했지만 주민들에게 돌아온 혜택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날 오후 새누리당 오 후보가 유세에 나선 삼성동시장에서 만난 허해봉(70)씨도 “이번엔 바꿔야지. 일단 젊고 열심히 하려고 하는 사람을 뽑을 거야”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야당 지지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얘기하면서 손은 또 (기호 2번으로) 그렇게 간다대”라고 말했다.



 삼성동의 한 수퍼마켓에서 만난 문모(64)씨는 “정동영은 훼방 놓지 말라 그래. 두 사람(오신환-정태호)이 잘하는데 가운데 껴서 훼방 놓는다 이 말이지”라고 했다. 그는 “거물급이긴 하지만 나와서 한번 떨어져 보라고 해”라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오신환이냐 정태호냐 둘 중에서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난곡동에서만 14년을 살았다는 50대 택시기사 장석태씨는 기자에게 “나와서 되지도 않을 텐데 뭐하러 나온대요”라고 오히려 질문을 던졌다.



 정 전 의원의 출마선언에 맞춰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지도부는 이날 관악을에 총집결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오전 9시 오신환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최고위원회를 주재한 뒤 지역에서 가장 낙후된 아파트 중 한 곳을 찾았다. 오 후보가 안전 대책 및 재건축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겠다고 공약한 곳이다. 김 대표는 이어 인근에 위치한 난곡 119안전센터를 찾았다.



 같은 시간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난곡동에 있는 한 문화복지관에서 최고위원회를 했다. 이후 정태호 후보와 함께 관악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신원시장(옛 신림1동시장)으로 달려갔다. 시장이 영업을 시작하는 오전 11시 문 대표와 정 후보는 시장 한복판에서 상인들과 함께 국민체조를 한 뒤 상점을 돌았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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