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치솟는 청년실업률

중앙일보 2015.03.31 00:28 종합 26면 지면보기

중앙일보와 한겨레 사설을 비교·분석하는 두 언론사의 공동지면입니다. 신문은 세상을 보는 창(窓)입니다. 특히 사설은 그 신문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가장 잘 드러냅니다. 서로 다른 시각을 지닌 두 신문사의 사설을 비교해 읽으면 세상을 통찰하는 보다 폭넓은 시각을 키울 수 있을 겁니다.





중앙일보 <2015년 3월 19일 30면>

치솟는 청년실업률, 규제 완화가 해결책이다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내수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가 적극 키우겠다던 서비스업이 각종 규제로 오히려 질식사할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해 3월 정부는 1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1년 안에 전체 규제를 10% 감축하고, 특히 과감한 규제 완화를 통해 7대 유망 서비스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규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서비스업에 대한 규제는 지난 1년 사이 오히려 13.5%(485건)나 늘어났고, 늘어난 규제의 71.1%가 7대 유망 서비스업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완화를 통해 유망한 서비스업을 집중 육성한 게 아니라 규제를 강화해 서비스업이 커 나갈 기회를 집중적으로 막아 온 셈이다.



 이 와중에 서비스업을 키우겠다고 만든 각종 서비스업 관련 법안들은 국회에서 발목이 잡힌 채 언제 처리될지 기약이 없는 상태다. 서비스업 발전 기본법은 3년 가까이 국회에 계류 중이고, 관광진흥법 역시 발의된 지 2년이 넘도록 처리되지 않고 있다. 서비스업 육성 법안들의 미처리 기간은 평균 600일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래서는 내수 회복을 통한 경제 활성화도, 청년들을 위한 번듯한 일자리 창출도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한 손실과 부담은 일감을 잃은 관련 기업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잠재적인 서비스업 취업 희망자들이 지고 있는 셈이다.



 마침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통계는 그 실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 2월 청년실업률은 11.1%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취업포기자를 감안한 체감실업률은 12.5%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내수 부진과 서비스업에서의 고용 기회 상실이 곧바로 청년 실업자의 증가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규제 완화는 돈을 들이지 않고도 경기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또 그 파급 효과는 서비스업에서 가장 크다. 이제는 말로만 규제 완화와 서비스업 육성을 외칠 시기는 지났다. 실제로 규제를 없애고 서비스업 관련법을 제때에 처리하지 않으면 내수 침체 장기화와 대량 청년실업을 피할 수 없다.



한겨레 <2015년 3월 19일 31면>

정부 통계도 확인한 청년실업의 심각성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이 월간 기준으로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정부 공식 통계가 나왔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15년 2월 고용 동향’ 자료는 심각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청년층의 현주소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통계청 자료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청년층(15~29살) 고용률이 소폭 높아졌는데도 실업률이 덩달아 올랐다는 점이다. 논리상으로는 취업자가 늘어 고용률이 올라가면 실업률은 떨어지는 게 맞다. 그런데도 두 수치가 동반 상승했다는 건 애초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다가 새롭게 일자리를 찾아 나선 사람은 늘어났지만, 정작 이들이 일자리는 구하지 못하고 있는 탓으로 보인다. 예전보다 더 많은 청년층이 구직 전선에 뛰어들었다가 거대한 채용 장벽에 막혀 고배를 마셨다는 뜻이다. 결코 반가워할 수 없는 신호인 셈이다.



 전문가들 평가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장의 취업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정규직에 취업하고자 오랜 기간 준비하던 취업준비생들이 눈높이를 낮춰 단기 계약직 자리라도 찾아 나서는 추세를 반영한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어찌 보면 더 버틸 여유와 체력이 이제는 없다는 슬픈 소식이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이들의 부모 세대에 속하는 50대 연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눈에 띄게 높아진 사실을 함께 미뤄볼 때, 전반적인 우리나라 가계의 경제 여건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쯤 되면 이번 통계청 자료가 우리 경제의 어두운 민낯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 아닌가.



 이제 정부도 서둘러야 할 때다. 물론 청년층의 고용불안을 단칼에 해결할 묘수를 찾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의 움직임은 너무나 더딘 편이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 스스로 밝힌 계획은 이른 시일 안에 현실화하도록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나마 얻은 청년층 일자리의 질 문제에 견줘,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는 청년층 생활 안정에 도움을 줄 여지가 크다. 최저임금 적용 대상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256만 명 정도다. 이 가운데 98%는 직원 수 300인 이하의 중소기업과 음식점, 편의점, 주유소, 패스트푸드점 등이다. 지난 한 해 전체 청년 취업자의 19.5%가 1년 이하 계약직이었음을 생각해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대표와의 3자 회동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인위적 가계소득 증가가 아니라 일자리 주도 성장이 옳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아직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 아닌가.



[논리 vs 논리] “규제 완화·서비스업 육성해야“ … “최저임금 인상 현실화해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일 청년 기업가들로 구성된 국제 민간 봉사 단체 한국청년회의소 대표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실업률은 일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 만 15세 이상의 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일자리가 없는 사람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이 중 청년실업률은 만 15~29세에 해당하는 청년층의 실업자 비율을 말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청년실업률은 11.1%로 15년7개월 만에 최고치라고 한다.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2015년 2월 고용 동향은 현재 대한민국 경제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객관적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겨레와 중앙도 심각한 상황은 인정하지만 그 원인과 대책은 조금씩 다르게 제시한다. 한겨레가 ‘청년실업의 심각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중앙은 그 대책으로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한겨레는 통계청 자료에서 청년층 고용률이 소폭 높아졌는데도 실업률이 덩달아 올랐다는 점에 주목한다. 취업자가 늘면 고용률이 올라가고 실업률이 떨어져야 하는데 두 수치가 동반 상승한 것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사람들이 구직자 대열에 합류했으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분석할 수 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할 의사가 없는 사람들이거나 일할 능력이 없는 사람을 말한다. 이번 통계는 이들이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겨레는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취업 준비생들이 단기 계약직 자리라도 찾아나서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며, 부모 세대에 속하는 50대 연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까지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분석한다. 이는 청년실업률의 심각성뿐 아니라 우리 경제 전체가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한다. 한마디로 이번에 발표된 정부의 통계 자료는 ‘우리 경제의 어두운 민낯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단순히 대한민국 경제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국민 대다수의 경제적 삶이 녹록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는 지표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중앙은 청년실업률이 높아진 원인으로 규제 완화 정책의 실패와 서비스업 관련 법안 처리 지연을 꼽는다. 지난해 3월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1년 안에 전체 규제를 10% 감축하고, 7대 유망 서비스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으나 규제는 ‘오히려 13.5%(485건)나 늘어났고, 늘어난 규제의 71.1%가 7대 유망 서비스업’에 몰렸다고 지적한다. 또한 서비스업 발전 기본법과 관광진흥법이 몇 년째 국회에 계류 중인 것이 이번 통계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청년실업률이 증가한 데는 이런 제도적 문제점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2월 청년실업률보다 심각한 것은 취업포기자를 감안한 체감실업률이 12.5%에 달한 것이다. 중앙은 이 수치를 ‘내수 부진과 서비스업에서의 고용 기회 상실이 곧바로 청년 실업자의 증가로 현실화되었다’고 진단한다. 내수가 부진하고 서비스업에서 고용 기회가 상실된 것은 규제개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서비스업 관련 법안이 제때 처리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겨레가 통계자료의 심각성과 현재 상황을 분석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면 중앙은 그 원인을 두 가지로 직접 지목하고 있는 것이다. 객관적인 통계자료의 발표에 대해서도 두 사설은 조금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상반된 관점은 아니지만 시각의 차이는 있다. 이번 통계자료에 대한 분석이 다르듯이 대안 또한 차이가 있다.



 한겨레는 정부의 움직임이 더딘 점을 비판하면서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 스스로 밝힌 계획은 이른 시일 안에 현실화하도록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한다. 최저임금 적용 대상자가 지난해 기준으로 256만 명 정도고, 전체 청년취업자의 19.5%가 1년 이하 계약직이었기 때문에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한다. 반면에 중앙은 ‘규제 완화는 돈을 들이지 않고도 경기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규제 완화와 서비스업 육성이 내수 침체와 청년실업을 피할 수 있는 대책이라는 의미다.



류대성
용인 흥덕고 국어교사
 모든 사람은 경제에 관심이 많다. 행복한 삶을 위해 안정된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현실의 벽이 높다는 것은 개인의 노력 부족이나 눈높이만의 문제는 아니다. 고용 창출을 위한 정부의 정책도 중요하고, 기업과 사회 전체의 고민과 노력도 있어야 하며, 일자리의 질과 임금의 수준도 필요하다. 고용과 임금, 소비 등은 하나의 거대한 사회적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개별적인 문제가 아니라 거시적인 관점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따라서 청년실업 문제는 근본적인 원인과 대책을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류대성 용인 흥덕고 국어교사



▶다음 주 논점 공무원연금 개혁안

4월 7일자에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한 중앙일보·한겨레의 사설과 김보일 배문고 교사의 비교·분석 글이 실립니다.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