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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금리 결정 때 거시경제 우선 고려"

중앙일보 2015.03.31 00:01 경제 1면 지면보기
‘가계부채보다 경기를 보겠다’.


경기가 더 나빠지면 가계부채 늘더라도 기준금리 인하 시사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방향에 대한 신호를 보냈다. 취임 1주년을 앞두고 30일 연 간담회에서다. 그가 켠 금리 깜빡이는 위가 아닌 아래쪽을 가리켰다.



 이 총재는 향후 금리 결정 때 “(금융안정 위험요소보다) 성장·물가 등 거시경제 상황의 변화와 그 전망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거시경제 위험과 금융안정 위험을 항시 고민하고 있다. 지난번 성장과 물가 쪽을 대응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금리를 내렸고 앞으로도 거시경제 변화를 좀 더 고려해야 할 상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더 나빠지면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라도 기준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4월 1일 취임한 이 총재는 1년간 기준금리를 세 차례 내렸다. 세월호 사고와 미국의 돈 풀기(양적완화) 중단, 유럽 경기 침체 등 안팎으로 위기가 겹친 탓이다. 지난 12일 인하 결정으로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인 연 1.75%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경기 움직임은 여전히 굼뜨다. 지난해 4분기(10~12월) 한국 경제는 0.3% 성장하는 데 그쳤고 담뱃값 인상분을 뺀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올 2월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이 총재는 “최근 불확실한 국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한국 경제가 단기간 내에 지금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통화정책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는 게 분명함에도 중앙은행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게 나타나고 있는 건 한국 경제가 처한 현실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한은은 다음달 경제전망을 수정해 내놓는다. 지난 1월 3.4%로 발표했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1.9%로 제시했던 소비자물가상승률 예상치를 낮출 전망이다. 이 총재는 “이달 기준금리를 내리고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확대한 건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당초 전망한 경로를 상당 폭 하회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으로 갈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만약에 발생했을 때 비용과 부작용이 워낙 크기 때문에 경계를 늘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계 빚이 급증하는 데 대해선 “금융안정은 통화정책만으로 할 수 없는 것”이라 고 밝혔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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