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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 죽고, 온라인 뜨는 이동통신 시장

중앙일보 2015.03.29 18:30
서울에 사는 회사원 김원영(27)씨는 지난달 이동통신사 온라인 쇼핑몰에서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퇴근길 통신사 체험매장에서 단말기를 사용해본 김씨는 귀가후 다시 PC 앞에 앉았다. 휴대폰 보조금 비교 사이트에서 이통3사의 단말기ㆍ요금제별 보조금 정보를 비교했다. 잠시후 단말기와 가입할 이동통신 요금제를 결정하고, 클릭을 몇 번 하자 구매가 끝났다. 다음날 퀵서비스로 스마트폰을 받았다. 60만원 이상인 고가 스마트폰을 온라인으로 구입하기는 처음이었다. 김씨는 “온라인몰에선 다른 이통사의 보조금 정보까지 상세히 비교할 수 있다”며 “온ㆍ오프라인 매장의 공시 보조금이 똑같으니 굳이 발품 팔며 여기저기 돌아다닐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업계에 온라인 쇼핑몰 바람이 불고 있다. 길거리 대리점과 판매점 대신 온라인을 찾는 발걸음이 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도입된‘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이동통신 유통망에 몰고온 변화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가 운영하는 공식 온라인몰 방문자는 단통법 시행 이전인 6개월 전의 2~3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대리점ㆍ판매점에 따라 들쑥날쑥했던 보조금이 온오프라인 모두 ‘공시보조금’으로 같아졌고 특정 시점에 오프라인 매장에 게릴라처럼 깜짝 등장하곤 했던 공짜폰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또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이 오프라인 매장서 단말기를 체험해보고 구매는 온라인으로 하는 ‘이통 쇼루밍족’으로 변하는 추세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의 온라인몰 서비스도 강화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직영 온라인몰인 T월드 다이렉트의 온라인 전용 기획ㆍ특가전을 강화하고, 휴대폰 정보 확인후 구매로 이어지는 절차를 줄였다. KT는 이달초부터 온라인몰 구매자에게 구매 당일 휴대폰을 배송하고, 개통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KT 대리점들이 입점한 KT 전용 오픈마켓도 운영중이다. 온라인몰에서 가입하면 더 저렴한 요금제도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온라인몰 U+샵에서 이통서비스에 가입하면 기본료를 4~10% 더 할인해주는 ‘모바일 다이렉트’ 상품을 출시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인건비ㆍ임대료가 안 드는 직영 온라인몰은 오프라인 판매망보다 확실히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오프라인 유통점(대리ㆍ판매점)은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이통3사 온라인몰로 많이 유입된 데다, 유통점에 돌아갈 수수료가 적은 기기변경 가입자들은 늘고, ‘돈이 되는’ 번호이동 가입자는 줄어든 탓이다.



지난달 말 문을 닫은 서울 사당동 C휴대폰 판매점은 최근 5개월 번호이동 가입자 실적이 3분의 1로 줄어었다. 판매점주였던 이모(34)씨는 “기기변경과 번호이동 가입자 간 보조금에 차이가 없으니 판매점에서 장사를 하기 힘들다”며 “이통사들 온라인몰이나 직영 대리점에 사람들이 더 몰린다”고 말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의회에 따르면, 단통법 이전에 3만 개에 달했던 이동통신 유통점이 6개월 사이 30%가량 줄었다.



급성장하고 있는 알뜰폰 역시 이같은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신비가 저렴한 알뜰폰은 우체국ㆍ이마트ㆍ편의점 등 일부 오프라인 판매점을 제외하고 대부분 온라인서 판매된다. 알뜰폰 가입자는 현재 500만명에 달한다. 전체 이통시장의 9%를 차지한다. 정부는 올해 알뜰폰 전용 온라인 쇼핑몰도 오픈한다.



구조조정 중인 이동통신 유통망에는 새로운 쟁점도 생겨나고 있다. 다단계 판매망이다. LG유플러스가 다단계 판매 방식을 통해 지난 1월 가입자를 2만명 이상 유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지난 25일 성명서를 내고“다단계 방식으로 가입한 후 또다른 가입자를 모집해주면 후원수당을 주는 방식은 불법 보조금 성격이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보완적인 판매망이고, 방문판매법에 따라 합법적인 영업을 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논란이 되자 방송통신위원회도 최근 검토에 들어갔다.



휴대폰 오픈마켓 착한텔레콤 박종일 대표는 “기존 오프라인 대리점 대신 온라인몰에 소비자가 몰리는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온ㆍ오프라인 유통망 모두 모두 이통3사 위주로 돌아가면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이익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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