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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 기술 적용한 미래의 신문, 이 기사에 있어요

중앙선데이 2015.03.28 22:05 420호 2면 지면보기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홀로렌즈’ 시연 영상.
현실과 가상을 하나로 묶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AR) 기술이 가능성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초융합의 키워드’ 증강현실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본다.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증강현실(AR)

‘보는 만큼 아는 세상’ 열린다
2013년 일본의 도쿄신문은 ‘아이와 함께 신문을 보자’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내용과 구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특별한 기술을 도입했다. 휴대전화 앱으로 기사를 보는 방식이다. 이를 이용하면 우주 기사에서는 3차원 입체 영상으로 로켓이 발사되고, 신문 제목이 빙글빙글 돌거나 만화 캐릭터가 튀어나와 어려운 용어를 대신 설명해 준다. 여기에 이용된 기술이 바로 증강현실이다.

 지금 보는 이 지면에서도 증강현실을 체험할 수 있다. 구글 플레이와 앱 스토어에서 ‘서커스 AR(CIRCUS AR)’을 내려받아 이용하자. 지면에서 볼 수 없는 3D 입체영상, 동영상, 음악 등 다양한 콘텐트가 신문에서 튀어나온다. 현실과 증강현실이 만나면 “아는 만큼 보인다”는 개념은 “보는 만큼 알게 된다”는 개념으로 송두리째 바뀐다.

 증강현실은 크게 2단계로 나뉜다. “어떻게 인식하느냐”와 “무엇을 구현하느냐”가 그것이다. 구현되는 정보는 현실을 기반으로 하면서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형태를 갖춘다.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나 경험이 제공되면 행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화경제사회 등 전 산업 영역이 증강현실의 무대가 될 수 있다.

시각 관련 기술 상용화 단계
증강현실이 인식하는 정보는 이미지·소리·주파수·공간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특히 인간이 인식하는 정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시각 관련 기술(이미지)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이를 만큼 발전 속도가 빠르다.

 이미지 인식은 사진이나 그림 등 2차원 이미지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프로그래밍으로 이미지의 특징을 좌표(마커)로 만들어 인식 대상이 맞는지 아닌지를 판별한다.

 ‘분석엔진’을 이용해 이미지를 원본 그대로 두고 분석한다. 분석엔진은 카메라로 스캔한 이미지의 점·선·곡선이나 꺾임과 같은 특징을 자동으로 뽑아내 저장한다. 도형을 예로 들면 사각형·삼각형·동그라미는 꼭짓점과 곡선의 위치가 좌표(마커)값이 되고, 이를 토대로 각 도형을 인식하는 식이다.

 분석엔진이 이미지를 인식하면 앱이나 서버에 저장된 콘텐트가 이미지 위로 오버랩(overlap)돼 구현된다. 사진·동영상·3D 입체영상 등 다양한 콘텐트를 이미지에 맞게 접목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의 벤처회사 ‘블리파’의 증강현실 앱은 광고 전단지를 비추면 가격 정보나 세부 특징 음식 레시피까 자동으로 보여준다. 구매 사이트와 연결돼 실제 소비를 유도하기도 한다.

 서커스AR 박선욱 대표는 “향후 이미지 인식은 콘텐트를 어떻게 융합해 사용자의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인식보다 한 단계 위가 공간인식이다. 인식 범위가 2차원에서 3차원으로 확대된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한 ‘홀로렌즈’의 시연 영상을 보면, 오토바이 디자이너가 안경 모양의 홀로렌즈를 쓰고 오토바이의 색과 크기를 자유자재로 바꾸는 장면이 나온다. 손을 대면 색이 바뀌고, 손가락을 폈다 오므렸다 하면 오토바이 안장의 높낮이가 바뀐다. 나아가 벽지나 가구를 사지 않고도 집 안의 인테리어를 바꾸거나 허허벌판인 유적지에 당시 건물 양식을 그대로 옮겨 ‘가상의 관람’도 가능해진다.

 공간인식을 위해서는 위치정보를 확인하는 GPS, 시야 각도나 이동 방향, 속도를 측정하는 각종 센서(기울기·가속·중력센서), 대상의 형태를 자동 계산하는 3D 깊이 인식 카메라 등 여러 기술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한다.

 지금까지 나온 공간인식 증강현실 기술은 스마트폰 화면에 펭귄이 등장해 길을 안내하는 보행 내비게이션(도쿄 션사인아쿠아리움 펭귄내비)이나 외부에서 건물을 비추면 내부 정보가 드러나는 앱(오브제)처럼 GPS를 이용한 기초적 형태일 뿐이다. 센서의 인식 범위 제한, 데이터 처리기술, 몰입감을 높이는 출력 기술 등 상용화까지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세계적 기업들 기술 확보 경쟁
증강현실은 이제껏 가능성에 머무른 기술이었다. 이를 현실로 끌어온 것은 스마트폰이다. KAIST 전산학부 양현승 교수는 “작고 가벼운 스마트폰은 증강현실을 위한 휴대성과 편리성을 동시에 갖췄고, 카메라와 사용자의 시야가 같아 현실감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과 연결돼 각종 콘텐트를 실시간으로 불러올 수 있는 점, 앱을 이용한 맞춤형 콘텐트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 밖에 전통적인 증강현실 출력 기술로 꼽히는 것은 머리에 쓰는 형태의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ead Mounted Display·HMD)다.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처럼 헬멧이나 안경을 착용하면 그 위에 각종 정보가 증강현실로 구현되는 방식이다.

 구글의 ‘구글 글래스’,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 삼성의 ‘삼성기어VR’, 소니의 ‘프로젝트 모피어스’ 등 다수의 기업이 증강현실을 위한 기기로 HMD를 선택해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달 초, KAIST 연구진은 사용자의 시선을 인식해 증강현실을 제어할 수 있는 ‘케이 글래스2’를 개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직 증강현실 기술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전 세계 기업들은 증강현실 기술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 대상은 원천기술을 확보한 벤처업체다. 구글은 실리콘밸리의 2년 된 증강현실 벤처업체 ‘매직리프’에 5720억원이란 거금을 투자했다. ‘매직리프’가 자신들의 기술력을 증명하기 위해 제시한 것이라곤 손바닥 위에 작은 코끼리가 올려진 증강현실 화면뿐이었다. 페이스북은 HMD로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오큘러스를 23억 달러(약 2조5000억원)란 거금을 주고 인수했다. 오큘러스가 고작 시제품 1개를 만들었을 때 얘기다.



◆증강현실= 현실에 3차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해 이용 범위가 넓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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