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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에너지 자립섬’ 조성, 민간 운영 ‘주전소’ 설치

중앙선데이 2015.03.28 22:40 420호 6면 지면보기
올해 신재생에너지에 7797억 투입
섬은 에너지 소외 지역이다. 전력을 공급하는 전선은 바다 위를 통과하지 않는다. 전력의 길이 끊기면 에너지 공급 가격이 올라간다. 해저 케이블을 통해 전선을 잇든지 자체적으로 발전기를 돌려 전력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강국 싹 틔울 2대 사업


 독도 옆 울릉도가 그렇다. 지난해 인구 1만 명이 사는 울릉도에서 전력 생산에 들인 비용은 150억원을 훌쩍 넘는다. 전체 에너지 생산의 96%를 값비싼 디젤발전으로 얻은 결과다. 여객선터미널해양센터 등 설비 건설과 관광객 증가로 전력 요구량은 갈수록 늘고 있다. 향후 20년간 연료비와 부대비용 등을 감당하려면 모두 1조8458억원이 소요된다.

 이런 울릉도가 에너지 생산가격 제로(0)에 도전하고 있다. 정부가 울릉도를 ‘에너지 자립섬’ 사업지로 선정하면서다. 덴마크의 삼소섬은 울릉도가 그리는 미래다. 인구 4000여 명의 삼소섬은 자연을 에너지원으로 삼은 ‘그린 아일랜드’다. 21대의 풍력발전기와 태양열, 바이오메스(생물체를 분해하거나 발효시켜 얻는 연료)를 이용해 난방과 전기 수요를 100% 해결한다. 환경 보호와 에너지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다.

 울릉도의 에너지 자립섬 사업은 한발 더 나아간다. 국가가 주도한 삼소섬과 달리 민간 투자를 적극 유치해 풍력과 지열,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만들고, 이를 저장할 수 있는 성능 좋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이용해 시간과 관계 없이 사용하게 만든다는 것.

 울릉도 에너지 자립섬의 성공을 위한 정부의 구상은 크게 2단계다. 첫째는 전력 생산이다. 도서 지역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에 대한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해 안정된 판매를 확보하고, 전력 공급량의 차이를 감안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차별화 등 포괄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이 밖에 정부는 올해 신재생에너지 분야 활성화에 779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에너지 발전설비의 설계·공급·시공에 이르는 전 단계를 육성할 예정이다. 수송용 경유에 혼합되는 바이오연료 비율을 2%에서 2.5%로 상향 조정하는 ‘신재생에너지연료혼합제도(RFS)’도 본격 시행한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가로막던 규제도 대폭 완화할 계획이다.

 둘째는 생산된 에너지의 저장이다. 울릉도에는 36㎿h(Wh는 시간당 전력 사용량) 규모의 에너지 저장장치가 설치된다.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저장장치가 만나면 전력 과잉생산을 해결할 길이 열린다. 경제성도 뒤따라 온다. 저장한 에너지를 뽑아 판매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삼소섬도 생산되는 전력의 40%를 덴마크 본토에 판매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올해 울릉도 에너지 자립섬 사업은 한국전력과 민간 기업, 지자체가 함께 합작투자법인(SPC)을 설립해 추진한다. 울릉도 자립섬 사업을 토대로 정부는 현재 한국전력이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62개 섬에도 순차적으로 이 같은 사업 모델을 적용할 계획이다.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LG CNS 스마트그린사업부 에너지사업담당 김상동 부장은 “에너지 자립섬은 인도네시아나 필리핀처럼 섬으로 이뤄진 해외 지역에 수출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라며 “육지에서도 군부대나 병원, 학교 등 안전한 전력 공급이 필요한 곳에 보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너지 자립섬은 에너지계의 농업혁명과 같다. 수렵과 채취로 연명하던 인류는 농업혁명으로 한 곳에 정착했고, 자급자족하며 문명을 발전시켰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의 미래도 울릉도를 테스트베드(시험장)로 한 에너지 자립섬 사업으로 그릴 수 있다.

남는 전력은 배터리에 담아 판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매섭다. 세계적인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발맞춰 기술 개발, 시장의 확산 속도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전기차 판매량이 2020년이면 700만 대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12만 대로, 이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전력량은 화력발전소 4기를 웃도는 수준이다.

 전기차는 친환경·고효율 운송 수단의 대명사다. 다만 높은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는 걸림돌이다. 정부가 나서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지만 예산의 한계에 부닥치며 지난해까지 전국에 3200여 기를 공급하는 데 그쳤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정부 계획은 민간 주도형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이다. 정부 허가를 받은 ‘전기차 충전 사업자’(이른바 충전서비스 SPC)가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고 이를 판매해 수익을 얻게 한다는 것이다. 주유(油)소처럼 전기를 공급하는 ‘주전(電)소’를 만드는 것이다.

전국 유료 ‘주전소’ 5580곳 생긴다
전기차 충전사업자는 종액제, 정량제 등 다양한 요금제를 비롯한 충전 설비 제공, 차량 유지보수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익을 창출한다. 정부는 시장 확산을 통해 2017년까지 제주 3760기를 비롯해 전국에 모두 5580기의 전기차 유로 충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이 제자리를 잡으려면 우선 전기차 수가 늘어야 한다. 먼저 정부가 나선다. 올해부터 공공기관의 업무용 차량 중 4분의 1은 전기차로 구매하도록 제도를 정비했고, 공공기관에 전기차 전용 주차장 마련과 충전기 설치를 적극 추진한다.

 일반인에게 전기차 구매는 비용의 영향을 받는다. 현재 전기차는 3500만~6000만원 수준으로 웬만한 고급 승용차 가격과 비슷하거나 더 비싸다. 정부가 전기차 구매 시 일정 비용을 지원하곤 있지만 한계가 있다.

 에너지 신산업 중 배터리 리스 사업은 전기차 구매를 끌어올리는 키워드다. 전기차와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따로 나눠 판매하는 개념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차량 가격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고가다. 이를 나눠 팔면 자연히 전기차의 가격이 떨어지고, 소비자의 부담은 준다. 배터리를 직접 구매한다면 나중엔 중고차를 팔 때처럼 배터리 리스 사업자에게 되팔 수 있다. 전기차 시장이 차량과 배터리 두 분야로 나뉘면 그만큼 시장 규모와 활성화가 탄력을 받게 된다.

 전기차를 이용하면 전력 소비와 충전을 넘어 재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에너지 공유 경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지 저장장치 기술과 발전된 정보통신기술(ICT)은 이를 이끄는 토대다. 비긴스 박준석 대표는 “미래에는 전기차를 이용해 저장한 에너지를 화폐처럼 사용하는 ‘에너지 통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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