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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산업의 '성경' 쓴 전문가, 대니얼 예긴…역사분석을 최고 비즈니스로

중앙일보 2015.03.28 21:52
대니얼 예긴은 에너지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이 앞다퉈 찾는 이 분야 최고 전문가다. 1982년 당시로선 생소했던 에너지 컨설팅 회사를 차린 예긴이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탄 건 1992년 『The Prize: Epic Quest for Oil, Money and Power』라는 책을 내면서 부터다. 한국에선 『황금의 샘』이란 제목으로 출간됐었다. 석유거래의 역사에 정치ㆍ경제 분석을 담은 이 포괄적인 책은 걸프 전쟁의 와중에 나온 때문인지 70만 부가 팔렸고 13개 언어로 번역됐다. 예긴은 이 책으로 그 해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미국 공영방송 PBS의 다큐멘터리 시리즈로도 만들어져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버드대 교수하다 컨설팅회사 차려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분석만"
연간 프로젝트 매출 800억원 넘어 하버드대 교수하다 컨설팅회사 차려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분석만"
연간 프로젝트 매출 800억원 넘어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외교사(史) 박사학위를 받은 예긴은 1970년 하버드대 강사로 임용돼 정치학과, 케네디 정책대학원, 경영대학원 등에서 강의를 했다. 그러다 경영대학원의 ‘에너지 프로젝트’에 참여해 당시 아랍 오일 쇼크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시장의 미래는 밝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고, 이걸 계기로 컨설팅 요청이 쇄도하자 학교를 그만두고 케임브리지 에너지 리서치 어소시에이츠라는 회사를 차렸다. 이 회사는 2004년 정보분석 업체인 IHS에 인수됐고 예긴은 현재 IHS의 부회장 직을 맡고 있다. IHS는 세계적 권위의 군사정보지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를 발행하는 제인스 인포메이션 그룹도 휘하에 두고 있다.



한 해 비행기 마일리지만 25만 마일씩 적립하며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의 컨설팅 요청에 응하는 예긴은 역사학을 공부한 게 성공 비결이라고 말한다. “나는 역사학자로서 어떻게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이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일들과 연관돼 있는지 분석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것은 나의 강박이고, 강박은 또다른 강박을 낳는다.” 역사적 분석을 하다보면 비즈니스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이다. 예긴이 수주하는 컨설팅 프로젝트의 연매출은 7500만 달러(약 830억원)가 넘는다.



석유산업의 성경이라고 불리는 『The Prize』가 출간된 지 20년이 돼가자 예긴은 지난 2011년 또다른 베스트셀러 『The Quest』(한국어판 제목 ‘2030 에너지전쟁’)를 출간했다. 1990년대 후반 진행된 세계적 석유회사들의 합병 뒷이야기, 석유를 중심에 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갈등, 석유의 고갈 여부, 대체 에너지 전망 등을 다뤘다. 1970년대 미 CIA 국장, 국방장관, 에너지장관을 지낸 제임스 슐레신저는 예긴에 대해 “그의 접근법에는 이념적인 부분이 전혀 없다.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오직 ‘분석’ 뿐이다. 그래서 예긴의 분석은 언제나 통찰력이 있고 새롭다”고 말했다.



▶대니얼 예긴

-1947년 미국 LA 출생

-예일대 졸업, 영국 케임브리지대 박사

-1970~82년 하버드대 강사

-케임브리지 에너지 리서치 어소시에이츠 회장, IHS 부회장

-저서 『황금의 샘』『2030 에너지전쟁』『커맨딩 하이츠』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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