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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내 OECD 능가" … 시진핑 꿈 '신실크로드'에 관심 집중

중앙일보 2015.03.28 00:45 종합 6면 지면보기
중국 하이난(海南)성 보아오(博鰲)에서 열린 ‘2015 보아오포럼’에서 27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일본 총리(가운데)를 이사장으로 하는 포럼 이사회의 멤버들이 토론하고 있다. [보아오 AP=뉴시스]


일대일로(一帶一路)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핵심 키워드였다. 포럼 이틀째인 27일 ‘일대일로’에 관한 한 세션은 방청 희망자가 넘쳐 인원을 제한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됐다.

40개국 아우르는 거대 경제권 구상
"전 세계 상대로 제2개혁·개방 시작"
중국 자신감 표현 … 패권전략 우려도
이재용 "스마트헬스 산업이 새 기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주창하고 있는 일대일로는 중국을 중심으로 육상실크로드(一路)와 해상실크로드(一帶) 주변 국가들을 아우르는 거대 경제권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2012년 집권한 시 주석이 내건 ‘중국의 꿈’과 ‘중화민족의 부흥’을 구체화한 것이 바로 이 일대일로 구상이란 해석이 유력하다. 보아오포럼 이사인 펑궈징(馮國經) 리펑그룹 회장은 “육·해상 실크로드 주변 40여 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치면 전 세계의 30%를 차지하는데 앞으로 20∼30년 사이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GDP 합계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경제의 사령탑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장옌성(張燕生) 학술비서장은 “중국의 제2개혁·개방이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일대일로 구상을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에 버금가는 국가 전략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는 이어 “중국은 이제 전 세계를 시야에 두고 자원을 배치해야 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자신감의 표현인 동시에 일대일로 구상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잘 드러낸 말이다. 한 토론 참가자는 “시장경제의 길로 나선 덩의 개혁이 중국을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시 주석의 일대일로는 과거 35년간 축적된 힘을 바탕으로 외부 세계를 향해 적극적으로 뻗어 나가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이 최근 AIIB 창립에 공을 들인 이유도 일대일로로 설명된다. 일대일로 구상에는 유라시아 대륙과 아프리카 부근 해양에까지 교통망과 전력, 통신 등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중국과 미얀마·태국·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및 인도를 잇는 고속철도망 건설은 이미 논의가 활발한 상태다. 룽융투(龍永圖) 전 보아오포럼 사무총장은 “과거 수십 년간 중국의 발전 경험에 비춰 볼 때 기초시설(인프라)의 건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인프라 구축을 뒷받침하는 AIIB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 주민(朱民)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아시아의 뉴노멀’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2015년 중국뿐 아니라 아시아 경제의 성장 속도가 전반적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한 뒤 일대일로 구상이 아시아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를 나타냈다.



 량전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은 “금융·물류 허브로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일대일로의 연변 국가들을 잇는 ‘수퍼 커넥터’가 되겠다”고 자처하고 나섰다. 그는 “과거 실크로드가 낙타로 연결되던 것이라면 이제는 중국·아프리카·유럽까지 잇는 인프라를 필요로 하는 거대 사업”이라며 “이 지역 전역을 5시간 안에 연결하는 홍콩이 일대일로 구상의 실현에 핵심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28일로 예정된 기조연설에서 일대일로 구상을 다시 한번 천명하며 역내외 국가들의 동참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보아오포럼의 주제가 ‘아시아의 새로운 미래:운명공동체를 향하여’로 정해진 이유다.



 국제사회 일각에선 일대일로 구상을 21세기판 중국의 패권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중국의 주변 국가들을 아우르는 전략이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과 부딪히면서 미·중 간의 갈등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견해는 포럼의 공식 세션 석상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편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일본 총리를 이사장으로 하는 보아오포럼 이사들은 이날 만찬 세션에서 각국 경제의 현황과 도전과제에 대한 토론을 펼쳤다. 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고령화사회로의 급속한 진입이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도전이지만 정보기술(IT)과 의료기술을 융합한 스마트헬스 산업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아오=예영준 특파원, 서유진 기자 yyjune@joongang.co.kr





◆보아오포럼=매년 3∼4월 중국 하이난(海南)성 보아오(博鰲)에서 열리는 아시아지역 최대의 국제회의. 올해 주제는 ‘아시아의 새로운 미래:운명공동체를 향하여’다. 본지는 월스트리트저널·BBC·블룸버그 등 유력 매체와 함께 이번 포럼의 미디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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