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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전문의 "박태환 부작용 조심해야"

중앙일보 2015.03.24 09:09
이종하 교수
수영스타 박태환의 도핑 스캔들에 대해 이종하 경희대 재활의학과 교수는 "선수 관리에 문제점이 드러났다. 관리가 소홀했던 점이 아쉽다"면서 "(남성호르몬이 함유된 테스토스테론은) 중독성이 있다. 약물에 대한 심리적 의존성이 생기는 걸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교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반도핑위원장을 맡고 있다.



- 박태환의 '도핑 스캔들'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 마디로 선수 관리에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국보급 선수들은 약먹는 것 하나도 늘 조심해야한다. 또 특별 관리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도핑 교육은 제도적으로 갖춰져 있는데 실제 선수들에게는 아직 와닿지 않는 것 같다. 선수 자신도 기본적으로 도핑 엄하다는 사실을 알고 조심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어떤 상황에서든 모든 피해는 선수에게 돌아간다. 선수들은 운동에 전념하다보니 놓칠 수 있는데 주위에 있는 분들이 좀 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 많이 아쉽다."



- 문제가 되고 있는 네비도, 즉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이 함유된 약물이 운동 선수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남성호르몬이기 때문에 선수의 경기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어떤 방법으로든 사용해서는 안 된다."



- 일시적인 효과는 있겠지만, 분명 부작용이 나타날 것 같다.



"이 약물의 가장 큰 부작용은 바로 중독성이다. 약물에 대한 심리적 의존성이 생겨 지속적으로 투약하게 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복용할 경우 정자의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확실하진 않지만 심장과 간 기능에 무리가 갈 수 있다."



- 선수들이 약물의 유혹에서 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선수들이 훈련에 매진하는 이유는 최고 능력을 갖춰 경기에 나가기 위해서다. 만약 약물을 투약해 최고 능력이 조금이라도 향상되는 것을 느낀다면 심리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문제는 몰래 한 번 사용하다가 약을 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것이다."



- 도핑 테스트에 적발된 선수들은 대개 '고의가 아니었다' '투약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한다.



"실제 고의성 여부를 떠나 적발된 선수들 대부분은 투약 사실을 부인한다. 그러나 세계반도핑기구(WADA)에서는 고의성 여부를 용서의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어떤 이유에서든 선수 몸에 약물이 들어갔을 때는 제재를 취할 수 있다. 해명을 받아들이는 문화적 차이도 있다. 말 한마디로 일이 더 커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해야한다."



- KBO 반도핑위원장을 맡으면서 프로야구 선수들의 도핑 교육을 맡고 있다. 국내 도핑 교육은 잘 이뤄지고 있나.



"국내 도핑 교육 프로그램 자체는 체계적이고 우수한 편이다. 하지만 실제로 선수들에게 잘 와닿지 않을 수 있다. 프로야구에서도 도핑 교육을 수시로 실시하지만 그 내용이 선수들에게 모두 와닿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선수의 고충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접하는 팀 닥터, 트레이너가 강사 역할을 해야 한다. 예방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프로야구의 경우 선수 숫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관리가 용이한 측면이 있다. 선수가 한약이나 보충재 등을 먹으려고 할 때는 트레이너를 통해 금지약물 여부를 수시로 확인한다. 나도 아무리 바빠도 정확히 확인하고 조언을 해주려고 한다."



- 박태환이 도핑 테스트에 양성 반응이 나온 사실을 알고 간과한 부분이 있다면.



"청문회가 열리기 전에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사실이 공개된 점이 가장 안타깝다. WADA에서도 청문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보안을 강조하고 있다. 선수의 명예, 그리고 수영 연맹의 명예, 한국 스포츠의 명예를 위해서도 청문회 열릴 때 보안이 지켜졌어야 했다."



- 박태환의 경우 의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무척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검찰 수사의 방향에 정답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사가 받는 피해보다 선수가 받는 피해가 크기 때문에 의사도 도핑 약물에 대해서는 충분히 문제 의식을 가져야 한다. 언제든 운동 선수를 치료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도핑 지식을 갖춰야 한다. 물론 의료 현장이 워낙 바쁘고 또 도핑은 의사가 하는 일 중에 극히 작은 부분이기 때문에 이해가는 부분이 없진 않다. 하지만 잠간 방심해도 문제가 생긴다. 박태환이 유명 선수인 사실을 알았다면 약물의 성분을 찾아보고 투약 여부를 결정했어야 했다. 그런 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 이번 일을 통해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박태환처럼 뛰어난 선수가 경기에 참가하지 못하는 건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국가대표 관리 시스템을 한 번 돌아봤으면 좋겠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도 힘을 실어줘야 한다.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수가 늘어나고, 실제적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원 기자 raspos@joongang.co.kr







* 사진 첨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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