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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개혁·개방 아직 기회있다"

중앙일보 2015.03.24 00:31 종합 16면 지면보기
리비아 무스타파 아부샤구르 전 부총리. 그는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은 북한과의 소통과 대화를 점진적으로 이어가라”고 조언했다. [신인섭 기자]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도 마음 속으로는 외로울 것이다.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가 그랬던 것처럼.”


아부 샤구르 리비아 전 부총리 조언

 정적(政敵) 카다피를 상대로 반독재 투쟁을 주도했던 무스타파 아부 샤구르(63) 리비아 전 부총리. 한·유럽연합(EU) 중동문제 국제회의 참석차 서울을 찾은 그는 20일 기자와 만나 “독재자는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영혼이 불안에 떠는 존재”라며 이렇게 말했다. “카다피 역시 독재 42년간 한시도 진정으로 행복한 순간이 없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광학공학을 전공한 과학자 출신이지만 카다피 독재 하에서 야권 지도자로 거듭난 그는 미국으로 망명해 반독재 운동을 했다. 2011년 카다피가 시민혁명으로 실각하자 리비아로 돌아가 국가과도위원회(NTC)를 이끌었다. 부총리로 당선된 후 국가 재건에 나섰다가 일선에서 물러났다. 지금은 유력한 리비아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힌다. 그에게 지금 카다피는 ‘연민의 대상’이다. 그는 “카다피는 영원할 수 없는 독재를 영원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억지를 부렸다. 본인도 어지간히 힘들었을 것”이라며 “국가 인프라에는 투자를 안 하면서 자신의 경호에는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다는 게 그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얘기를 꺼내며 “김 위원장은 여전히 젊다. 북한을 점진적으로 개혁·개방의 길로 끌고나갈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카다피는 2007년 핵 포기를 선언했다. 미국이 제재를 멈추었으나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고향 시르테에서 은신하며 과도정부군과 대항하다 결국 부상을 입고 생포됐고 곧 사망했다. 샤구르 전 부총리는 “카다피는 핵을 포기했기 때문에 최후를 맞은 것이 아니다. 북한이 잘못된 시그널을 받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엔 북한과의 소통과 대화를 점진적으로 이어가라고 조언했다. 그는 “ 이웃이자 형제인 한국이 끊임없이 대화의 손길을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글=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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