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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3국 정상회담 조기 개최 노력”

중앙선데이 2015.03.21 23:29 419호 1면 지면보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윤병세 외교부 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부터)이 21일 외교장관회의를 갖기 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2012년 이후 3년 동안 중단됐던 한국·중국·일본 3국 외교장관 회담이 21일 재개됐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이날 오후 호텔신라에서 3자회담을 했다.

3국 외교장관 회담서 합의… ‘한반도 비핵화’ 첫 문서화

3국 장관은 공동 합의문에서 “이번 회의의 성과를 토대로 3국에 모두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3국 정상회의가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개최 일자를 밝히진 않았지만 3국 정상회담을 열기로 한다는 원칙에 합의한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3국이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외교부 동북아국장 출신인 조세영 동서대 특임교수는 “2012년 5월 이후 한·중·일 정상회담의 모멘텀이 실종됐던 걸 생각하면 빠른 시기에 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합의문은 또 “이번 회의를 계기로 3국 협력 체제가 복원의 길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며 “역사를 직시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 정신으로 관련 문제들을 적절히 처리하고 노력하기로 했다”고 했다. 3국 정상회담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과거사 인식과 관련해선 “역사를 직시한다”는 문구를 명기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의 양보를 이끌어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왕 부장도 공동 기자회견에서 “최근 중·일, 한·일 관계가 역사인식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3국 협력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며 “역사문제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여덟 자로 요약하자면 ‘역사 직시, 미래 개척(正視歷史 開闢未來)’”이라고 말했다.

합의문엔 2007년 3국 외무장관 회의가 열린 이후 처음으로 북핵 관련 문항이 포함됐다. 3국 장관은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개발에 확고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관련 안보리 결의 및 9·19 공동성명상의 국제적 의무와 약속이 성실히 이행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북한 비핵화’를 주장했으나 합의문엔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합의문은 이어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공동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흥규(중국정책연구소장) 아주대 교수는 “중국이 제안해 온 6자회담에 회의적이던 우리 정부가 동의한 것”이라며 “6자회담을 남북관계 경색을 풀 계기로 삼으려 했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3국 장관은 또 중단된 한·중·일 대테러 협의회와 아프리카 정책대화를 재개하고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가속화와 핵안보·환경·문화 등에서의 협력 유지를 약속했다.

한·중 갈등 조짐을 보이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당초 회의 의제가 아니었고 협의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측은 한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가입 문제를 거론했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왕 부장이 한국의 가입을 희망한다는 의견을 밝혔고, 윤 장관도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왕 부장은 회담 후 취재진에게 “이미 한국 정부가 진일보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히지 않았나”고 했다.

3국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각각 한·중, 한·일 양자 회담을 한 뒤 오후에는 3국 회담에 앞서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면담했다. 박 대통령이 일본 외교장관을 만난 건 취임 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동북아에서 신뢰 구축이 이어진다면 3국 협력의 비약적 발전을 위한 중요한 전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3~5면


이충형 기자 ad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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