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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 차세대 '할리우드'로 성장 가능…비키가 토대 될 것"

중앙일보 2015.03.21 22:28
"앞으로 한국과 중국이 차세대 '할리우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비키'의 태미 남 CEO
월 이용자 수 4000만 명 넘어
미국·유럽 등 비아시아권에서
한국 드라마 큰 인기 누려

하반기 한국 제작사에 투자 예정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비키'(Viki)의 태미 남(Tammy Nam)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영상 콘텐츠 시장의 미래를 이렇게 예측했다. 그는 "현재 아시아를 중심으로 형성된 한류가 미국,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며 "이 같은 배경에는 비키의 역할도 크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의 TV 프로그램, 영화, 뮤직비디오를 자막과 함께 제공하는 비키에서 한국의 콘텐츠는 상당히 인기있다. 특히 한국 드라마는 미국, 멕시코, 프랑스 등에서 영어·스페인어·불어 등의 자막으로 번역돼 서비스되고 있다. 현재 월 이용자는 4000만 명이고, 앞으로 3년 안에 이용자 1억 명을 넘어서는 게 목표다. 최근 방한한 태미 남 CEO를 만났다.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자막을 만든다는 게 흥미롭다.

"현재 세계 200여개 국에 있는 비키의 이용자들이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외국어 자막을 만들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배우는 것에 흥미를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 좋아하는 해외의 영상물을 보며 자국의 언어로 번역해보는 것이 어학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이번 방한 목적은.

"현재 한국, 대만, 일본 등 여러 나라의 드라마, 영화 등을 세계 각국에 서비스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한국 드라마가 가장 인기있다. 지금까지는 한국에서 검증된 드라마를 선별해 판권을 확보하는데 주력해왔지만 앞으로는 드라마 공동제작이나 제작지원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자 한다. 이번에 몇몇 드라마 제작사들을 만났으며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 올 하반기쯤에는 더 구체적인 소식을 들려줄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드라마의 인기 비결은 뭘까.

"90년대부터 한국 정부가 콘텐츠 수출을 적극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영상물이 많이 노출되기 시작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한국 드라마의 내용을 꼽을 수 있다. 해외 드라마의 경우 폭력적이거나 자극적인 내용이 많지만 한국 드라마는 대부분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보편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비키의 주된 시청자인 만 18~34세의 여성들이 한국 드라마 속 생활방식에 호감이 있는 것도 인기 비결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에는 비키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비키는 그동안 한국 시장을 콘텐츠 소비자가 아닌 공급자로 보고 사업을 진행해왔다. 한국의 영상물을 한국과 아시아 밖으로 공급하는데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한국의 드라마를 한국 내에 서비스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부담이 크고 '동영상에 이용자들이 직접 만든 외국어 자막을 덧붙여 제공하는' 비키의 기본 취지와 맞지 않는다. 한국은 아시아의 주요 콘텐트 공급자다."



-해외에선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이 동영상 공유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서비스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과 비교한 비키의 경쟁력은.

"한국 드라마가 많이 소비되는 것은 그만큼 비키의 잠재 고객이 많다는 것이라고 본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는 셈이다. 동영상 공유사이트에 게시된 한국 드라마는 저작권에 대한 개념 없이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콘텐트다. 비키에서는 회원가입을 하지 않은 이용자도 광고 시청 이후 저작권 문제가 해결된 영상물을 무료로 볼 수 있다. 합법적인 콘텐트를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사람들도 당연히 비키를 선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계 여성 CEO라는 점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다.

"솔직히 말해서 한국계라는 것, 또 여성이라는 것에 대해 평소 인지하고 있지 못하다. 한국에서 태어난 후 5살 때 이민을 왔기 때문에 미국 문화에 더 익숙하고 한국어도 전혀 할 줄 모른다. 하지만 한국 남자와 결혼했고 한국 영상 콘텐트에 관심이 가는 걸 보면 나도 모르는 새 한국에 대한 친숙함을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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