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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파 행진, 스톱없는 고

중앙일보 2015.03.21 00:28 종합 8면 지면보기
리디아고는 쳤다 하면 언더파다. LPGA투어에서 21라운드 연속 언더파를 기록 중인 리다아 고가 1라운드에서 드라이브샷을 하고 있다. [사진 LPGA]


리디아 고(18)의 머리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새로 나온 스마트폰? 샤넬백?

LPGA JTBC 파운더스컵 1R
악천후에도 6언더 공동선두 올라
14세부터 출전 46개 전경기 컷 통과
8개 대회 계속해서 톱10에 들기도



 아직 10대인 리디아가 자신의 뇌 구조를 정확히는 알 수는 없을 것이다. 분명한 건 리디아의 머리에 이븐파 혹은 오버파는 없다는 것이다. 리디아 고는 ‘언더파 소녀’다.



 뉴질랜드 동포이자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와일드 파이어 골프장에서 벌어진 LPGA 투어 JTBC 파운더스컵 1라운드에서 6언더파(버디 7, 보기 1개)를 쳤다. 사막에 내린 흔치 않은 비 때문에 경기가 순연돼 오후 조가 경기를 마치지 못한 가운데 리디아 고는 킴 카우푸만, 티파니 조(이상 미국), 소피아 포포프(독일) 등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리디아 고는 비 때문에 4시간을 지체한 뒤 경기를 시작했다. 초반 집중력이 떨어졌을 법도 한데 첫 두 홀을 모두 버디를 잡고 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함께 경기한 최나연(28·SK텔레콤)은 2언더파 공동 33위, 미셸 위(미국)는 1오버파 97위다.



 리디아 고는 이날 페어웨이 적중률 100%에 그린 적중률 94%로 거의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지난해 100만 달러 보너스까지 합쳐 총 16억5000만원을 벌어들인 시즌 최종전 CME 투어 챔피언십 1라운드 이후 21라운드 연속 언더파를 기록 중이다. 유럽여자골프투어 뉴질랜드 오픈 3개 라운드를 더하면 24라운드 연속 언더파다. 리디아 고는 이 기간 동안 78언더파를 쳤다.



 리디아 고는 큰 이변이 없다면 이번 대회 컷을 통과한다. 47개 대회 연속 컷 통과가 된다. 만 14세부터 LPGA 투어에서 한 경기도 빼지 않고 모두 컷통과에 성공하게 되는 셈이다. 리디아 고가 이번 대회에서도 톱 10에 오르면 LPGA 투어 9개 대회 연속 톱10이 된다. 쳤다하면 언더파에 나갔다하면 컷통과, 톱 10은 일상 다반사다. 최연소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리디아 고는 남들이 가지 못했던 길을 가고 있다.



 기록상 그의 라이벌을 찾는다면 타이거 우즈(미국)다. 우즈는 2000년 PGA 투어 바이런 넬슨 클래식 2라운드에서부터 2001년 피닉스오픈 1라운드까지 52라운드 연속 언더파를 쳤다. 리디아 고의 최근 추세를 보면 우즈 기록을 넘는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리디아 고처럼 정상급 선수는 컷통과나 톱 10이 아니라 우승을 목표로 경기를 한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최종라운드를 한 타 차 선두로 출발했고, 한 때 3타 차 선두로 나섰지만 베테랑 카리 웹(호주)에게 역전당했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도 최종라운드 초반 4타 차로 앞서다가 최나연에게 역전패했다. 13번홀에서 20m짜리 버디가 들어가는 행운이 따라주면서 재역전을 시켰는데도 우승하지 못했다. 호주 여자 오픈과 유럽여자투어 뉴질랜드 오픈에서는 우승했으나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챔피언스 최종라운드에서 선두 박인비(27·KB금융)를 따라 잡았다가 우승을 놓쳤다.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리디아 고의 어깨에 매달린 짐은 무겁다. 이전까지는 져도 잃을 것이 없었지만 이제는 세계랭킹 1위라는 부담을 가지고 경기해야 한다. 리디아 고는 “한 샷 한 샷에 집중해서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가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유명해질수록 더욱 큰 현미경이 따라 다닌다. 구설도 나온다. 뉴질랜드 미디어는 리디아 고가 아마추어 시절인 2013년 그의 가족이 산업은행(KDB)으로부터 1억원을 한인회를 통해 편법으로 지원받은 사실을 보도했다. 산업은행은 “KDB 나눔재단의 특별재능인재 사업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한인회가 자금 집행을 투명하게 하지 않아 뉴질랜드 내무부가 이를 지적한 것으로 산업은행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초청선수로 참가한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5언더파 공동 5위에 올랐다. 양희영(26·KB금융)과 장하나(23·BC카드), 김수빈(22)이 4언더파 공동 8위다.



피닉스=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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