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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 최대 박물관 인질 테러 … 외국인 관광객 17명 피살

중앙일보 2015.03.19 00:24 종합 14면 지면보기
튀니지 바르도 박물관에서 18일(현지시간)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 2명이 관광객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여 19명을 살해했다. 튀니지 경찰이 부상자를 이송하고 있다. [튀니스 AP=뉴시스]


18일(현지시간) 북아프리카 튀니지 수도 튀니스의 한 박물관에서 무장 괴한이 관광객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하다 19명을 살해했다. 사망자 중 17명이 외국인이고 2명이 튀니지인 경비원·청소부라고 튀니지 내무부가 발표했다. 튀니지 총리실은 사망한 외국인들 중에는 이탈리아와 독일·폴란드·스페인 관광객들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박물관 관람객 중에는 유럽 이외에 아시아 관광객들도 있었다. 여기에 한국인이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괴한 2명 총기 난사 … 경찰 진압
현지 정부 “이슬람 극단주의자 소행”
외신 “급진세력에 IS 포함 가능성”
한국인 관광객 있는지 확인 안 돼







 CNN·BBC 등에 따르면 군복 차림의 남성 2명이 수류탄과 소총으로 무장한 채 이날 정오쯤 튀니지 국회의사당 주변에서 총격을 가한 뒤 인근에 위치한 바르도 국립박물관에 진입했다. 당시 이 박물관에는 수백 명의 관람객이 있었다. 바르도 국립박물관은 튀니지 최대 박물관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박물관에 침투한 괴한들은 관광객들을 향해 총을 발사해 일부를 살해한 뒤 10여명을 인질로 잡았다. 구조작전에 나선 경찰은 괴한 2명을 사살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관람객들이 추가 살해됐으며 22명 가량이 부상을 입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튀니지 내무부 대변인은 "이번 공격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일으킨 테러”라고 밝혔다.



 튀니지 경찰은 국회의사당을 소개한 데 이어 박물관 주변에서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헬기들을 띄우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괴한들의 정체와 공격 의도는 밝혀지지 않았다. 튀니지 내무부 관계자들은 “괴한들의 당초 공격 목표는 국회의사당이었는데 박물관으로 공격 방향을 틀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의사당에서는 의원들이 반테러법을 논의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박물관 공격 소식이 알려진 뒤 이슬람국가(IS) 지지자들은 소셜미디어에 지난해 12월 튀니지에 테러 공격을 경고한 IS 대원 부바크르 하킴이 나오는 동영상을 다시 올렸다. 2013년 좌익 성향의 튀니지 정치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하킴은 동영상에서 “튀니지가 이슬람에 의해 통치되지 않는 한 튀니지인들은 안전하게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시리아·이라크에서 활동하는 IS 대원 중 튀니지 출신은 3000명 가량이라고 튀니지 정부는 추정한다. 튀니지 정부는 자국 출신 IS대원들이 튀니지에 들어와 테러를 일으키지 않을까 우려해 왔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튀니지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급진주의자들 중에는 IS 대원도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이번 공격이 튀니지 내무부가 전날 리비아를 근거지로 활동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지도자 아흐메드 로이시의 사망을 발표한 것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시는 튀니지에서 수 차례 테러를 벌였고 야당 인사 두 명을 살해해 튀니지 경찰과 군이 추적해 왔다.



 튀니지는 2010년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로 이듬해 벤 알리 독재 정권이 무너진 뒤 지난해 대선과 총선을 성공적으로 실시하는 등 모범적인 민주화 이행 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산악지대에서는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의 공격이 발생하곤 했다.



 튀니지 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그 동안 주로 경찰과 보안군을 공격해 왔다. 외국인이나 관광지는 공격 대상이 아니었다. 이번 공격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박물관이 목표여서 국가 재정에서 관광 수입 비중이 큰 튀니지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이번 공격은 알카에다가 2002년 튀니지 휴양도시 제르바의 유대교 회당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일으켜 21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최악의 외국인 대상 테러이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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