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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소녀' 이미지 짐이 될 때도 있어 … 달리기 강사로 또 뛰어볼래요

중앙일보 2015.03.19 00:05 종합 24면 지면보기
‘86 아시안게임 육상 스타’ 임춘애는 세 아이의 엄마로 살고 있다. 그는 “‘라면 소녀’로 여전히 알아봐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진 임춘애, 중앙포토]
“시간이 많이 흘러서 이젠 잊혀져야 마땅할 나이인데….(웃음)”


[요즘 뭐하세요] 86 아시안게임 스타 임춘애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의 스타 임춘애(46)씨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헝그리 정신’의 대명사로 남아 있다. 서울 아시안게임 당시 17세 여고생(성남 성보여상)이었던 임씨는 여자 육상 800·1500·30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온 나라를 들썩이게 했다. 특히 “가난해서 라면을 먹고 운동했다. 우유를 마시며 뛰는 친구들이 부러웠다”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일명 ‘라면 소녀’로 주목받았다. 물론 이 말은 훗날 와전된 것으로 밝혀졌지만, 깡마른 체구에 힘겹게 달리는 임춘애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측은지심을 자극했다. “‘라면 임춘애’ 이미지가 짐이 될 때도 있었어요. 그래도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 여전히 알아봐주시니 그저 감사하죠.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개회식 때 태극기 기수단으로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무대에 다시 서니 영광스러웠어요.”



 임씨는 이화여대 3학년 때인 1990년 현역에서 은퇴한 뒤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다. 보험설계사, 자동차 딜러, 피트니스센터 강사뿐 아니라 사업가로도 활동했다. 무엇보다 3남매를 잘 키워냈다는 자부심이 크다. 1993년 축구 국가대표 출신 이상룡(52)씨와 결혼한 임씨는 대학생이 된 큰딸 지수씨와 중학교 2학년 쌍둥이 아들 현우·지우군을 두고 있다. “11년 동안 운동만 해왔어요. 다른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도 제대로 못 했죠. 무슨 일이 생기면 그냥 시작하는 스타일이에요. 비록 실패한 일들도 있었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았어요.”



86 아시안게임 3관왕 당시의 모습. [사진 임춘애, 중앙포토]
 다양한 직업을 경험하면서도 임씨는 육상과 끈을 놓지 않았다. 대한육상경기연맹 여성위원인 임씨는 이달부터 서울 송파구에서 진행하는 달리기교실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제가 해왔던 게 육상이잖아요. 아시안게임 메달을 땄지만 육상에 기여한 건 크게 없었어요. 이제 헝그리 정신으로 달리는 시대는 아니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육상을 즐겁게 접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어요.”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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