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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교육청 인건비 등 6000억 낭비…무상보육 예산 부족분의 절반 샜다

중앙일보 2015.03.18 01:05 종합 10면 지면보기
지방교육청이 지난해 예산을 잘못 집행해 6000억원이 넘는 돈을 낭비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올해 무상보육(3~5세 누리과정) 예산 부족분(1조2000억원)의 절반을 채우고도 남는 금액이다.


감사원 17개 시·도교육청 감사

 감사원이 17일 발표한 ‘지방교육재정 운용실태’에 따르면 17개 시·도 교육청은 지난해 기간제 교사 9980명의 인건비 2398억원을 과다 지출했다. 기간제 교사 정원을 어기거나 수석교사(조언자 역할 하는 선임교사)의 수업 보충을 위해 편법 임용하는 식이었다.



 또한 공립학교와 학생 수가 같은 사립학교에 교원 정원을 864명 더 배정해 인건비 396억원을 더 썼다. 육아휴직수당 지급 대상이 아닌 교직원 6972명에게 수당 95억원을 잘못 지급했다가 26억원을 회수하지 못하고, 전교생 2명 학교와 111명 학교에 경비 2억원을 똑같이 지급한 일도 있었다.



 사립학교의 재정결함보조금도 초과 지원했다. 지난해 사립학교 회계수입은 4508억원에 달하지만 3421억원은 수입액으로 분류하지 않아 그만큼을 더 나눠 줬다.



 공·사립학교의 기숙사비 수입 등을 고려하지 않고 215억원을 과다 교부하거나 복식학급(2개 이상의 학년을 1개 반으로 편성)을 중복 집계해 1년에 30억원 정도씩 돈을 더 주기도 했다.



 여유자금을 지방교육채권(연리 4.85%)의 조기 상환에 쓰지 않고 이자율이 낮은 예치금(연리 2.24%)으로 방치해 매년 140억원 안팎을 낭비하기도 했다. 학생 수는 15만 명이 감소했는데 기준 인원은 오히려 757명 높게 잡아 행정비용의 낭비를 초래하기도 했다.



 이런 돈을 모두 합치면 6000억원이 넘는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인건비를 부풀리는 등 예산을 과다 편성했다가 쓰지 않은 금액이 연평균 2조원에 달하는 등 도덕적 해이도 심각했다.



 최근 중앙정부와 지방교육청이 무상보육 재원 부담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감사 결과는 지방교육청 예산의 비효율을 줄이면 상당 부분을 지방교육청이 부담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준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올해 무상보육 예산 2조1000억원 중 1조2000억원 정도를 부족분으로 보고 있다. 이번 감사에서 최소 6000억원 이상을 지방교육청이 아낄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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