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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어느 쪽 착각이 무거운가

중앙일보 2015.03.18 00:02 경제 11면 지면보기
<준결승 2국> ○·스 웨 9단 ●·김지석 9단



제7보(63~67)=동시 착각. 프로바둑에서도 이런 장면이 등장한다. 어느 한쪽만 착각했어도 그 상대에게 승리의 열쇠를 안겨주었을 텐데 약속이라도 한 듯 나란히 사이좋게 흑▲, 백△(6보 흑61, 백62)로 착각했다.



흑▲는 그냥 흑63으로 잡을 경우 64의 곳을 선수로 막히는 것이 싫다는 뜻이고 백△는 ‘참고도1’ 흑1로 받아주면 그때 백8까지 선수하고 백10으로 뚫겠다는 계산인데 이 속셈들은 모두 달콤한 혼자만의 수읽기였다.



이럴 때는 어느 쪽의 착각이 더 무거운가로 결과의 선악이 드러나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스웨의 착각이 더 무거웠다.



흑61에, ‘참고도2’의 백1로 먼저 끊는 비수가 있었다. 흑2로 잡을 수밖에 없을 때 백3부터 13까지 모조리 선수하고 백15로 뚫어버리면 이건, 흑이 혹독하게 당한 그림. 백의 우위가 확실하다.



실전은, 백64, 66의 ‘빵 따냄’을 허용했으나 이 두터움은 우변의 발전성이 없어 별 위력이 없다. 백△로는 ‘참고도1’의 a로 밀어두고 선수를 취하는 것만도 못한 결과가 됐다.



동시 착각의 행운(?)으로 우하귀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하변으로 날아간 흑67의 자태가 꽃을 희롱하는 나비 같다.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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