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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뭐하세요] '김대중 정부 최대 스캔들 주인공' 최규선

중앙일보 2015.03.17 02:30 종합 23면 지면보기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17층 집무실에서 인터뷰하는 최규선 유아이에너지 회장. [오종택 기자]
“그땐 내가 외국생활하다 들어와 한국 정치풍토를, 세상물정을 너무 몰랐다. 정치 입문하자마자 김대중 대통령의 국제관계 보좌역으로 발탁돼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다.”


"그땐 뭘 몰랐다" 사업 재기 꿈꾸는 10살 쌍둥이 아빠

2002년 김대중 정부 최대 정치 스캔들(‘최규선 게이트’)의 주인공 최규선(55) 유아이에너지 회장의 말이다. 그는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게이트가 터진 지 13년, 2년여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지 8년여만이다. 그간 그는 중동의 에너지자원개발 사업가로 변신했다. 중동 최대 부호 알 왈리드 사우디 왕자의 측면 지원을 받아서다. 몇 달 전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첫 사업인 한국석유공사와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간 유전개발사업 지분 5%를 확보한 것을 두고 특혜 시비도 불거졌다. 한국증권거래소를 상대로 3년째 상장폐지(상폐) 취소소송전도 벌이고 있다. 최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17층 집무실에서 만난 그는 화장을 한 듯 얼굴이 하얗게 보였다. 작은 키에 달변, 쓰라린 경험 탓인지 말투는 공손했다.



 - 50대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어 보인다. (인터뷰 사진 촬영을 위해) 화장 했나.



 “안 했다. 원래 피부가 좋다.”



 - 13년 전과 비교해 지금 달라진 건 뭔가



 “수감 중이던 2004년 녹내장 수술을 받기 위해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나와 있을 때 태어난 쌍둥이 아들이 10살이 됐다.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게이트 당시 강남에 있던 본사 사무실을 지난 1월 금융 중심지 여의도 전경련 회관 건물로 이사했다. 직원 수는 80여 명에서 15명으로 줄었지만 심기일전의 결의가 담겨있다.”



 - 요즘 어떻게 지내나. 쿠르드 유전개발 등 사업과 관련해 가끔 언론 보도에 나오던데.



최규선(2002년)
 “정치에서 손 떼고 사업에 전념했다. 개인 회사인 유아이이앤씨를 운영하다 2006년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해 유아이에너지로 개명했다. 그런데 증권선물위원회가 2012년 9월 자본금 잠식을 이유로 감사의견을 거절했고 그 직후 한국거래소가 회사를 상장폐지시켰다. 이에 대해 회계법인의 잘못 등을 이유로 소송을 내 재판이 진행중이다. 상폐된 회사가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소송 낸 것 자체가 처음이라고 한다. 상폐소송 1심에서 이긴 것도 처음이다.”



 - 상폐로 입은 피해가 큰가



 “자이툰 부대원 1000여 명을 포함해 소액주주 1만 2500명이 입은 피해액만 최소 600억원이다. 주주 권리 회복이 급선무다.”



 - 사업하는데도 지장을 준다고 생각하나.



 “그렇다. 사회적 이지메 현상을 피부로 느꼈다. 게이트가 터지자 국내 지인들은 극소수를 제외하곤 모두 등을 돌렸다.”



 - 당시 수사 검사가 원망스럽나.



 “아니다. 그 분은 신사였다. 내가 화장실에 갔는데 일 다 보고 나올 때까지 밖에서 기다리고 계시더라. 출두할 때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라는 책을 가져갔는데 검사님이 ‘최규선씨, 여기는 도서관이 아닙니다’라고 꾸짖어 ‘죄송하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 외국에서 사업하지 왜 한국에 남았나



 “나는 지연, 학연, 혈연 면에서 비주류다. 그러나 한번 실패한 사람도 재기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하고 싶어 외국에 가지 않았다.”



 - 언제 가장 힘들었나



 “2010~2011년 사이 아버지, 은사이자 멘토인 스칼라피노 교수, 절친이었던 가수 마이클 잭슨, 스티브 솔라즈 하원의원 등이 줄줄이 세상을 떠났다. 그때다. 내게 남은 건 사실 알리드 왕자 뿐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우리 가족을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 있는 궁전으로 초대했다. 유엔 중동평화 특사로 활동중인 토니 블레어 전 영국총리로부터도 사업 자문을 받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중동에 제2의 건설 붐이 불고 있다. 중동의 두바이·리야드를 오가며 신사업을 구상중이다.”



글=조강수 기자 pinejo@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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