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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M&A 손실 … 이상득·박영준 자원외교 관련성 캔다

중앙일보 2015.03.17 00:40 종합 8면 지면보기
포스코 정준양(67) 전 회장이 2009~2012년 의욕적으로 투자했던 아프리카·중남미 등 해외 자원개발 사업 관련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정 전 회장은 회장 재임(2009~2014년) 중 3년간에 걸쳐 계열사 인수합병(M&A)에 5조원대의 회사 돈을 투입했는데 상당수의 M&A건이 이명박 정부 실세들이 추진한 ‘자원외교’와 관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실제로 그 시기에 인수한 대우인터내셔널(3조3700억원·미얀마 가스전), 호주 로이힐 광산(1조5000억원)성진지오텍(1600억원·에너지플랜트), 포뉴텍(1400억원·원전) 등은 에너지·자원개발 기업이다.


볼리비아 리튬, 러시아 광산개발 등
포스코 해외 개발사업 대부분 실패
'새만금 담합' SK건설 수사 착수
검찰, 공정위에 첫 고발요청권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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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은 이상득 전 한나라당 의원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이 추진한 아프리카 철광석, 볼리비아 리튬광산 개발에 포스코가 투자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 배경에 ‘영포라인’으로 불리는 실세 그룹의 압력이 있었는지도 캘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번 검찰 수사의 칼날이 MB 정부의 핵심 실세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포스코의 해외 자원 투자는 대부분 실패했다. 볼리비아 리튬 사업은 이상득 전 의원이 2010~2011년 5차례나 해당 국가를 방문하며 공을 들였다. 2011년 8월 포스코는 볼리비아 리튬광산 개발에 볼리비아 국영 코미볼, 광물자원공사와 함께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계약을 맺었지만 이듬해 6월 볼리비아가 자국 내 천연자원 사업 국유화를 선언하면서 무산됐다. 그해 8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남미 에콰도르 플랜트 시공업체 산토스CMI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손실액이 197억원에 이른다.



 2010년 11월 한·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추진한 570억원 상당의 러시아 극동지역 광산자원개발 투자도 러시아 업체 메첼의 재정 악화로 전면 중단된 상태다. 2010~2011년 짐바브웨·카메룬 등 아프리카 지역 광산투자협약도 체결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보지는 못했다.



 포스코건설의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포스코건설 베트남사업단장이었던 박모(52) 전 상무와 그의 후임인 동남아사업단장이었던 박모(54) 전 상무를 15일과 16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들은 포스코건설의 베트남 고속도로 공사에서 하도급 단가를 부풀려 비자금 100억여원을 조성, 국내로 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내부 감사에서 적발돼 보직해임됐다가 16일 포스코건설 주주총회에서 퇴임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정준양 전 회장 등 상부 지시로 비자금을 조성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의 최측근인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도 곧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정 전 부회장은 정준양 회장 시절 포스코건설 대표를 맡아 해외와 국내 건설공사에서 조성된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사건 당시 박영준 전 차관의 자금관리인으로 불렸던 포항 출신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과 친분이 두텁다고 한다. 검찰은 정 전 부회장이 전 정부 실세들에 대한 로비 창구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권오준(65) 포스코 회장은 이날 임원회의에서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해 조기에 의혹이 해소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검찰 수사를 계기로 어떤 여건에서도 업무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고, 기업윤리를 최우선적으로 지켜나가 달라”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한편 검찰은 새만금 방수제(防水堤) 건설공사 담합 사건으로 과징금 처분만 받은 SK건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한동훈)는 김진태 검찰총장의 고발 요청에 따라 공정위에서 ‘새만금 방수제 공사 담합 사건’에 가담한 SK건설을 고발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총장의 고발 요청에 공정위가 반드시 따라야 하는 제도가 도입된 후 첫 사례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일 3개 공구로 나뉘어 진행된 새만금 방수제 공사 입찰에서 담합한 사실이 적발된 대형 건설사 12곳에 대해 과징금 260억원을 부과했다.



박민제·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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