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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늘리고 채용은 줄여 … 선순환 고리 깨졌다

중앙일보 2015.03.17 00:02 경제 3면 지면보기
올해 30대 그룹이 새로 뽑는 신입사원이 12만1800여 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보다 6.3% 줄어든 규모다. 한국의 간판 기업들이 만드는 일자리는 갈수록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에 신규로 채용한 직원 역시 12만9900여 명으로 전년보다 10% 급감한 바 있다. <그래픽 참조>


2년간 15% 넘게 줄여 '고용 절벽'
시설·연구개발에는 136조 들여
"장기투자 필요한 업체 많기 때문"
임금인상 논란, 정년연장 영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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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삼성전자·현대차·LG 등 30대 그룹의 ‘2015년 고용·투자 계획’을 집계해 16일 발표하면서 ‘고용 절벽’이란 단어를 꺼냈다. 청년층의 신규 채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이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이례적으로 브리핑까지 자처하면서 “30대 그룹의 신규 채용이 최근 2년간 15% 넘게 줄었다”며 “고용 절벽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사에서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이 19곳으로 63%에 달했다. 업종과 기업을 가리지 않고 일자리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가장 큰 문제는 ‘투자’가 ‘고용’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깨졌다는 점이다. 전경련 집계에 따르면 올해 30대 그룹들은 136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해보다 16% 가량 늘었다. 먼저 시설투자의 경우, 계열사별로 보면 삼성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라인을 증설하는데 4조원을 쏟아 붓는다. SK텔레콤은 지하의 LTE 기지국 설치 등에 1조5300억원 넘게 투입한다. 롯데와 신세계·현대백화점 같은 유통 거인들도 신규점을 확장하는데 수천억~조 단위의 투자비를 집행한다. 연구개발(R&D) 투자에선 LG가 서울 강서구 마곡에 사이언스 파크를 건립하면서 1조원을 풀 예정이다. 주요 그룹의 올해 투자액에는 현대차가 매입할 예정인 서울 삼성동의 한국전력 부지에 대한 매입대금(10조5000억원)도 포함돼 있다. 이 금액을 빼도 30대 그룹의 올해 투자는 지난해보다 7.5%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채용은 이와는 반비례하는 모습이다. ‘고용 없는 투자’가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송원근 본부장은 “30대 그룹엔 제조업·중화학 등 투자가 오래 걸리는 장치산업이 많아 급격히 채용을 늘리기 어렵다”고 했다.



 또 전경련은 최근 불거진 ‘임금 인상’ 논란도 일자리 창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전경련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채용 규모를 결정하는 요인을 조사한 결과, 경기 상황(19%)과 함께 인건비 총액(15%) 등이 영향을 준다는 대답이 많았다는 것이다. 전경련은 이날 임금 인상에 대해 고용 절벽과 배치되는 정책이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내년부턴 현재 평균 53세인 대기업의 정년이 60세로 연장된다. 그 여파로 청년층 신규 채용이 최소 7년간 더욱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같은 충격파를 막기 위한 해법으로 전경련은 노동시장의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직무성과에 따른 임금체계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예 일자리 창출 경로를 바꾸자는 얘기도 나온다. 김진수 중앙대(경영학) 교수는 “선진국 사례에서 보듯 1인당 소득이 2만 달러가 넘어가면 기존 기업 만으론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다”며 “창업을 포함한 혁신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jso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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