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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주의 극복을 위해 유승민·원혜영·심상정이 뭉쳤다

중앙일보 2015.03.16 20:41
새누리당 원내대표인 유승민, 새정치민주연합 공천혁신추진단장인 원혜영(전 원내대표), 정의당 원내대표인 심상정 의원 등 3당의 중진의원이 ‘한국사회의 진영주의 극복’을 논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광복 70주년, 창간 50주년을 맞아 지난 13일 본지가 주최한 ‘치유의 정치,공감의 정치’ 좌담회에서다. 이들 세 의원은 “일자리와 저출산, 미래산업정책 등 국가의 미래 과제들에 대해선 ‘보수ㆍ진보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국회 차원에서 힘을 합치겠다’는 국가공동과제 선언을 하자”고 합의했다. 원 의원이 “합의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해 당을 초월해 국가공동과제를 선언하는 자체가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제안하자 두 의원이 동의했다.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좌담회는 본지 박승희 정치부장의 사회로 4시간동안 이어졌다.



다음은 좌담회 주요 발언



◇1부/진단과 자성



▷박승희 정치부장=“대한민국 사회가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 정치적 진영싸움이 극심하게 진행되고 있다. 진영논리에 함몰되면 한국사회가 블랙홀이 돼버리는데 진영논리를 낳은 근원적인 싹을 뭐라고 보시나.”



▷유승민 의원=역사적 뿌리는 일제식민지 시대와 남북분단 전쟁, 여기서 친일과 종북의 문제가 나왔다. 권위주의적 정권이 독재를 하다보니 ‘독재 대 민주’라는 진영이 생겼고, 지역주의 때문에 ‘영남 대 호남’ 프레임에 갇혔다. 네번째가 양극화인데,이로 인해 진영의 논리가 정책이나 삶의 영역으로 옮겨져 왔다. 성장과 복지, 세금 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된 것은 의미가 있다.



▷원혜영 의원=분단 상태와 전쟁상태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사회가 다원화되지 않고 국가권력 중심으로 구성돼 승자독식의 구조가 더 강화됐고, 정치가 극단적인 대결 구도로 갔다.



▷심상정 의원=‘진영’보다 ‘정치양극화’가 더 정확한 개념이다. 민주화 이후 국민의 삶에 직결되는 민생과제를 수렴하지 못하고, 여전히 민주와 독재라는 구도 속에서 정치갈등이 빈발한다. 권위주의 시절에 형성된 양당체제가 지속되면서 생긴 정치지체 현상이다.



▷박=선진국과 비교할때 한국형 진영싸움의 특징은.



▷원=한국에서의 진영싸움은 과거로 수렴되고, 이념논쟁으로 수렴된다. 대립의 구도가 무한상태까지 지속된다. 현안에 대한 입장차가 선악논쟁으로 귀결돼 건전한 토론과 타협의 문화가 정착되지 못했다.



▷심-미국 정치의 의제는 사회경제 이슈가 많다. 우리나라는 상대방에 대한 윤리적 공격,색깔론이 많다. 선악의 이분법적인 구도로 몰고가 갈등을 증폭시키는 내용 없는 정치갈등이다. 내용 없는 정치갈등이라는 점에서 퇴행적이다. 우리의 양당체제가 계층적 기반이 취약하다는 게 결정적인 차이다.



▷유= 미국도 나라를 세울 때는 연방제 등 정치체제를 둘러싼 문제나, 또 남북전쟁이나 노예해방 이럴 때는 인종갈등이 있었고,그 이후에 미국식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하다가 생긴 양극화, 계층갈등, 이런 것이 미국 보수 진보 진영싸움에는 굉장히 반영이 많이 됐다. 이런 경제적인 의미에서 계층갈등에서 오는 그런 진영싸움은 어느 정도 선진화된 형태라고 본다. 리퍼트 대사 테러사건을 보니 우리의 진영싸움은 과거형이면서도 현재진행형으로 다른나라에 비해 복합적이다.



▶박=역대 정권 중 진영주의 심화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정권을 꼽으면.



▷심= 탄핵이 대표적인 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로의 수평적인 정권교체에 대한 보수세력의 불관용이다. 그 후 이명박 정부때 야당이 노선이나 정책경쟁으로 끌고가지 못하고 경멸과 야유를 하면서 공적인 토론과정을 거치지 못했다.



▷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사건은 보수입장에서 반성해야 할 사건이고,, 진보입장에서도 광우병 파동이나 한.미FTA 같은 것은 반성을 해야 한다. 정권마다 진영문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했다. 국민들은 ‘물태우’라고 하지만 저는 거꾸로 노태우 정권을 칭찬을 하고 싶다. 직선제 정부였고,보수정권이지만 민주화의 초석을 다졌고, 남북관계나 북방 외교도 진취적이었다. 진영논리의 치유를 위해 노력한 정권이다.



▷원=광주항쟁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집권한 전두환 정권이다. 광주학살을 통해서 전두환 정권이 들어 서면서 집권세력을 적으로 생각하는 의식이 팽배하게 됐다. 이명박 정권이 출범하면서 김대중, 노무현 정권 을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하면서 악순환이 반복됐다.



▶박=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α(알파)의 정치’로 보수와 함께 집권한 뒤 막상 집권한 뒤엔 내편, 내진영의 정치를 했기 때문에 진영갈등이 심화된 측면은 없었나.



▶원=당선되면 대통령을 당선시킨 정당과도 아무 상관 없이 간다. 책임정치구현을 위해선 정권을 탄생시킨 집단이 책임지는 것이 맞다. 여기에 제왕적인 대통령 중심제가 결합되니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사회 통합을 위해서도, 책임정치 구현이라는 점에서 제왕적 대통령제는 이번에 개헌특위에서 극복될 필요가 있다,



▷심=승자독식의 양당체제에서 기인됐다. 국민의 36%(지지만) 가지고도 대통령이 된다. 다원적인 정당체제와 연합정치 제도화를 통해 우리 정치가 ‘최대한의 민주주의’를 추구해야 한다.



▷유=‘진영 논리’는 선거 때 이게 정치적으로 이용하기가 너무 쉽다. 예컨대 우리 같으면 보수층을 결집시켜야 하고, 선거에서 이기려면 영남권을 집결시켜야 하고, 거꾸로 새정치민주연합도 마찬가지다.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기제라고 할까, 그 재료가 결국은 진영논리의 요소, 종북-친일도 좋고 지역도 좋고 그런 게 제일 쉬웠다. 진영싸움이 선진국형으로 가면,‘세금’이나 ‘의료’,‘연금’과 ‘주택’믄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혀야 하니 과거 ‘진영’에만 기댔던 선거는 더 이상 못할 것이다.



▶박=우리 정치에 승복의 문화가 없는 것도 진영정치를 심화시킨 것 아닌가.



▶원=승자 독식의 대통령제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하니 승복이 어려운 점도 있었다. 국회도 다수당이 모든 걸 밀어붙이고 야당은 그야 말로 쇠사슬 묶고 농성까지 해야 하는 상황까지 갔는데 그런 상태에서 반대세력이 승복할 수 없다. 그것을 제도화 하는 게 선진화법이라고 본다. ‘석기시대가 끝난 것은 돌이 다 떨어져서가 아니라 새로운 발상을 한 사람들이 나왔기 때문’이란 말도 있는데, 돌만 들고 싸우다 보면 결국 철기로 무장한 세력에게 결국 이 세력 전체가 멸망당하지 않겠나.



▷유= 저도 국회선진화법에 찬성했다. 지금 승복의 문화라고 말하셨지만 거꾸로 국회에선 과반수 의석을 갖고도 아무 것도 못하는 그런 상황이다. 예산부수법안 몇 개 빼놓고는 도대체 필요한 법이 있어도 통과 못 시킨다. 일종의 거래 같은 게 이뤄지는데 좋은 의미에선 ‘타협’이지만 제때 통과시켜야 하는 법안을 통과 못시키는 것은 승복의 정치가 아니다. 문제가 되는 몇 가지 조항은 고쳐야 한다.



▶심=조정과 타협이라는 말은 민주주의가 만들어 낸 가장 아름다운 말이다. 하지만 조정과 타협이 누구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타협하는 것이냐가 중요하다. 국민들의 요구는 두 당이 매일 싸우고, 조정하고 타협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제발 먹고 살게 해달라, 그것 아닌가. 지금 현재 국회의 편향적 대표성, 말하자면 1~100까지 있는데 현재 국회가 1~50까지 밖에 대변하고 있지 않다면 그 안에서 조정과 타협을 하면 그것은 25밖에 안 되지 않는가. 대한민국 국회가 편향적인 대표성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조정과 타협이 과연 모두에게 아름다울 수 있느냐 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제기하는 것이다. 조정과 타협이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는 선거법 개정을 강하게 주문하는 것이다. 정치세력들이 일정한 정치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조정·타협한다면 국민의 입장에서는 야합일 수도 있다.



▷박=보수세력이 주로 기득권 층을 대변하고 진보 세력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해왔다는 인식에 동의하나. 상대진영에 대해 평가할만한 일은 없나.



▷원=산업화와 민주화가 완전히 분리된 것도 아니라 상호연관된 관계다. 이를 인정해야 통합의 정치를 지향하는 비전을 보수 진보세력이 함께 만들 수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취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탕이 된다.



▷심=새누리당은 보수세력은 국가형성과 산업화, 새정치민주연합은 민주화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금의 시대정신인 양극화 해소, 사회경제 민주화를 책임있게 밀고 나갈 정당에 대한 열망이 있다. 그런점에서 새정치연합은 유사진보정당,이른바 ‘떠밀린 진보’다.



▶유=국민들은 ‘보수는 산업화, 진보는 민주화’ 각각의 공을 인정한다. 보수가 대한민국이라는 체제를 유지하고 국가안보를 지켰다는 부분을 좀 인정해 주셔야 한다. 보수도 공동체의 문제나 복지 문제에 더 신경을 써서 고민하고, 진보도 민주화 이후에 진보가 무엇을 할 것이냐를 고민해야 한다. 50년, 100년 안에 우리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성장을 어떻게 할 거냐다. 보수세력이 해답을 제시해야 하는 문제다.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때 진전이 없었다.



▷원=성장의 문제는 보수세력이나 집권세력만의 과제는 아니고 우리 진보세력, 야권도 똑같은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성장의 문제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우리에게 집권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극과 극이 아니라 좀 더 수렴되어 가는 방향 속에서 정책의 가치논쟁이 벌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다만 보수 세력이 산업화와 안보를 책임졌다고 하는데 안보 문제는 지금까지, 지금도 국내정치로 오용 내지 악용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DJ 정부나 노무현 정부가 안보를 소홀히 했느냐. 예컨대 연평도 피격사건, 진보정권 10년동안 없었다. MB정권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 그런데 NLL 문제를 가지고 나와서 ‘이 세력은 안보도 팔아먹을 세력이다’ 이렇게 까지 가는 것은 금도가 없는 것이고 그렇게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고 정쟁에 활용하는 것은 앞으로 지양돼야 한다.



▷심=진보 정당이 안보나 외교나 이런 국가적인 문제에 대해서 준비가 많이 덜 됐다 하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정책도 겨루고 공부도 하겠다. 경제문제 관련해선 성장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라 보느냐가 진보 보수의 차이다. 기존의 보수가 개발독재 시절 압축성장의 신화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것은 성장이 아니라 미래를 암울하게 할 수 있다. 성장이라는 것을 뭘로 볼 것이며, 변화된 정세나 환경 속에서 어떻게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보수는 보수 나름대로, 저희 진보는 진보 나름대로 그 산업정치에 대해서 앞으로 중요한 정책경쟁이 될 것이다.



▶박=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의 이념 잣대, 대표하는 계층은 누구냐.



▶유=새누리당은 중도보수라고 하고 싶다. 고통 받는 서민층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과거 부자, 기득권층(을 대변한다고) 공격받았는데,우리나라 사회에서 부자만 대변해서 존재할 수 있는 정당이 어디 있겠나.



▷원=지지계층의 스팩트럼은 새누리당이 제일 넓다. 재벌부터 서민까지 다, 우리는 재벌과 대기업은 빼고 중소기업에서 중산층, 서민까지다.



▷심=서민주의적 지향을 가진 합리적 진보세력, 이게 저희가 추구하는 정당이다. 우리나라는 3당 정도의 체제로 자기정체성을 정립하며 정책경쟁을 해야 한다.



▶박=내가 속한 진영의 문제점, 이것만은 좀 버려야겠다는 점을 꼽아달라.



▷원= 지나친 도덕적 우월주의가 배타성을 낳았다. 정치적 타협을 인정하지 않는 풍조도 극복해야 한다. 민주화 이후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어떻게 실현할 지,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실사구시적 자세로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문제를 직시하고 생활정치의 장으로 본격적으로 들어 가야 한다.



▷유=제대로 된 보수정당이 되려면 수구적 보수, 꼴보수를 버려야 한다. 저도 미국에서 경제학을 배운 사람이지만 시장만능주의를 버려야 한다. 정경유착,재벌이나 기득권 세력을 보호한다는 이미지를 탈피하려 노력하는 게 맞다.



▷심= 그동안의 진보는 옳고 그름의 문제에 지나치게 집착해 왔다.옳고 그름보다는 더 나은 것, 더 바람직한 것을 추구하는 합리적인 책임정당으로 거듭 나야 한다. 대안세력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외교, 안보, 국방 분야에서 신뢰받을 수 있어야 한다. 좀 더 생활정치에 착근해 국민들과 함께 지지기반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



◇2부/대안과 치유



▶박=이제 대안, 치유 이런 쪽으로 얘기를 옮겨보자. 진영으로 짜여진 한국 정치에서 대한민국 사회, 국가 발전의 기준을 어디에 둬야 할까.



▶원=‘국가’에서 ‘시민’으로 바뀌어야 한다. 중앙집권적인 체제와 가치를, 시민들의 생활공동체를 중시하는 ‘분권’의 방향으로 잡아야 한다.



▶유=그냥 단답형으로 하나만 이야기하자면 성장이다. 성장할 힘이 없는 사회가 돼 버렸다. 성장을 못하면 중산층이 붕괴할 것이고, 양극화도 더 심화될 것이고, 국가 재정도 더 이상 버티기 힘들고, 복지할 돈도 없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분배나 공동체를 잘 만들어 가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고 우리 보수정당이 신경써야 할 부분이지만 성장을 어떻게 할 것이냐를 장기적인 시각에서 제대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중요한 부분도 없다고 생각한다.



▶심=수량적 성장주의가 아니라 국민 삶의 질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둬야 한다. ‘국가’와 ‘시장’과 ‘시민사회’ 가운데 국가권력이 우위에 섰을 때엔 독재로 가고 시장권력이 우위에 있을 때엔 불평등이 심화됐다. 지금은 시민권력을 강화해야 한다.



▶원=가장 크고 중요한 과제는 성장인데 그 성장의 내용과 의미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복지를 동반한, 포용적 성장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설정할 수 밖에 없다. 포용적 성장이 실현되기 위해서 사회적인 합의와 통합이 기초가 돼야 한다. 그 것 없이는 복지도, 포용적 성장도 불가능해질 것이다.



▶유=과거 성장과 복지를 서로 상대방의 아젠다라고 생각하고 악용했던 부분이 있었다면, 앞으로는 정치권이 공통분모를 찾아야 한다.



▶박=한국정치에서 복지는 주로 진보진영의 테마였고, 성장은 보수정치의 테마, 그런데 오늘 보면 (진보진영의)두 분도 복지를 동반한 성장을 말하는 데.



▷유=새누리당이 복지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양극화 문제 때문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가 무너지면 안 된다는 위기 의식 때문이다. (야당이 주장하는) ‘복지 동반된 성장’이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선 그것이 보완책일 수는 있는데 근본대책은 아니다(는 점에서)동의 안한다. 복지는 정치적으로 인기가 있는 주제라 충분히 얘기하고 있지만,성장의 문제는 정치적으로 인기가 별로 없다. 성장을 못하면 길이 안보인다. ‘누구의 아젠다’인지 따지지 말고 정치권이 함께 고민해 법이든 예산이든 함께 통과시켜야 한다. (야당이 주장하는)소득주도성장이 맞다, 안 맞다 등을 따지기 이전에 이런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원=복지는 단순히 분배의 문제가 아니라 성장의 주요한 환경으로 보는 시각이 세계적인 인식이다. 성장과 복지를 통합적으로 보는 시각이 국내에서도 생겨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천적으로 파이를 키우는 동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는 신성장산업의 문제엔 여야 간 대립이나 갈등, 이념이 개입할 소지가 없다.



▷유=일자리의 대부분은 성장에서 파생된다. 지금까지 하듯 ‘복지를 강조하는 정당’, ‘성장을 강조하는 정당’ 이러다 보니까 양쪽 다 거짓말 하는 거다. 그래서 공통의 아젠다로 놓고 협업을 해야 한다.



▷심=민생경제와 정치개혁, 평화체제와 생태적 지속가능성, 복지증세 문제, 미래산업정책을 (공통의 미래과제로)하면 좋겠다. 대표적으로 저탄소차 협력금 지원제도 같은 경우는 그것을 정부가 강단 있게 밀고 갔으면 지금 중국과의 전기차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박=매번 대선 때에는 ‘안철수 현상’처럼 제3후보론이 나온다. 양당체제속에서 이런 현상이 또 나올까. 성공할 수 있을까.



▷원=어떤 새로운 정치적인 시도도 지역주의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다. 1% 라도 더 얻는 사람이 모두 독식하는 소선거구제에서 그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정치적 다양성을 제도정치권에 반영할 수 있는 장치로서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심=한국정치의 최대 문제는 양당 간 갈등이 아니라 ‘양당 정치와 이와 다른 정치를 기대하는’ 제3시민 사이의 갈등이다. 현재 정치불신의 핵심이 다. ‘안철수 현상’을 만든 사람들을 메시아(구세주)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기존의 양당체제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적 정치체계를 원하는 것이다.



▷유=많은 국민들이 ‘내 생각, 내 이익을 정확하게 대변하는 마음에 드는 정당이 없다’고 생각하는 데서 발생하는 문제다. 안철수라는 개인(지지 현상)으로 폭발하다가 사그러들었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나타날 것으로 본다.



▷박=어느 진영에서 당선된 대통령이든 2년이 지나면 숙명처럼 지지도 떨어지고 레임덕이 나타난다. 이것도 진영주의의 영향인가.



▷원=제도 자체의 문제가 더 크다. 민주주의라는 결국 선거를 통해 평가하는 것이지만, 대통령만은 평가할 수가 없다. ‘당선되면 끝’이다. 4년 중임제 같은 것들이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또 집권한 '세력'이 책임진다는 점에서 분권형이 필요하다. 대통령을 뽑으면 그 대통령 개인을 뽑은 게 아니라 그 정치세력을 지지해서 선택한 것인데 되고 나면 대통령 나홀로 국정운영을 한다. 그럼 점에서 책임정치의 회복을 위해서는 다시 중간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



▷유=개인적으로는 4년 중임제가 좋다고 본다. 국민 소득이 어느 정도까지 올라가고 남북분단적인 현실에서 통일 때까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4년 중임 정도가 좋다는 생각이다. 5년 단임제가 매번 실패하는 것은 패배한 쪽이 승복을 안 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사실은 리더가 된 세력들의 정치적인 책임도 크다. 역대 정권이 (대통령이)되고 나면 민심과 다른 정책이나 행태를 계속 보였다. 무조건 5년 단임제의 폐해라고 몰아붙이는 것에도 문제가 있다.



▷심=정책의 실패가 대통령의 국정운영기조나 통치스타일에 기인한 점도 많다. 그것을 모두 다 5년 단임제 제도로 볼 문제는 아니다. 물론 제도적 요인도 있다. 대통령제 폐해도 있지만 지금의 정당 중심 정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데에서 비롯된 점이 크다. 왜냐하면 현재의 대통령제에서는 국회가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는 기제가 많이 있다. 그런데 정당정치가 제대로 서지 않은 것이 좀 더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개헌논의와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큰 방향에서 내각제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 개헌은 통일한국의 전망 속에서 검토돼야 한다.



▷박=모든 이슈가 국회로만 넘어오면 진영갈등으로 번진다. 국회선진화법 외에 타협의 정치를 제도적으로 보완할 수는 없나.



▷심=교섭단체 제도를 완화해 최소한 3당 구조가 되면 지금과 같은 대결정치는 상당히 완화된다.



▷유=원내대표 된 뒤 단 한 번도 당론을 강요 하지 않았다.당론 없이 자율투표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ㆍ정부와의 관계에 있어 여당이 ‘거수기’역할에서 탈피해 타협을 위한 일종의 ‘중간 매개체’가 돼야 한다. 여당이 중심을 잡아 나가야 한다.



▶박=진영정치 해소를 위해 마지막 제언이 있다면.



▷원=과거와 달리 진영의 싸움이 이념중심에서 민생중심으로 옮겨가는 것은 필연적이고 바람직하다. 우리 국회와 정당이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그런 흐름을 좀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심=종북정치도 안 되지만 용북(用北ㆍ북한을 정치적으로 이용)정치도 안 된다. 포퓰리즘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복지도 가능하고 성장도 가능하다. 정치가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는 없으니 이해당사자 간의 새로운 협의조정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유=포퓰리즘 말씀하셨는데 정치의 본능이 ‘표’다, 정치적으로 인기 없지만 국가적으로 필요한 일을 하려면 결국 합의밖에 없다. 또 부자나 대기업이 세금을 더 내서 존경받고, 남은 돈 있으면 사회적으로 기부도 하고 어려운 이웃 도와주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국민들에게 굉장히 감동을 줄 것이다.



서승욱ㆍ김경희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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