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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형 기자의 신통한 강남]취재와 연애(프라이버시) 사이에서

중앙일보 2015.03.15 18:03




"기자님은 소개팅 안 하세요?"



최근 직장인의 소개팅 문화를 취재하다 만난 한 30대 초반 여성이 제게 한 말입니다. "상대방 남성 어땠냐", "소개팅 자주 하냐" 등 프라이버시에 대해 묻다가 이분이 제게 건넨 질문에 당황했습니다. '내 연애는 철저히 프라이버시인데…' 이런 생각이 들다가 순간 '아차' 했습니다. 저도 쉽게 드러낼 수 없는 프라이버시를 너무 쉽게 상대방에게 묻고 있었으니깐요.



기자가 취재하는 영역은 매우 다양합니다. 국회 입법(정치)과 사건·사고(사회) 등 굵직한 이슈도 있지만, 얼굴 맞대고 취재하기에 어색한 영역도 있지요. 대개는 프라이버시와 관련 있답니다. 전셋집 마련하는데 들인 대출금(경제), 가족간 다툼, 이혼, 자녀 성적 등이 그렇습니다.



사생활을 묻기 전엔 일단 숨조차 고르지요. "당신이 알아서 뭐하냐", "남의 사생활을 어디다 쓸 거냐"는 소리부터, 심하게는 욕설까지 듣게 되기 때문이지요. 아무리 예의를 갖춰도 잘 모르는 상대방(취재원)에게 사생활을 묻는 건 서로에게 서먹한 일입니다.



최근 취재한 소개팅 문화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한 30대 커플이 강남 한 레스토랑에서 소개팅을 하면서 서로의 취미와 배경을 묻고 있었습니다. 여성분이 "화장실을 다녀온다"며 자리를 비우는 사이에 남성분에게 물었지요. "오늘 만남 어떠세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눈을 동그랗게 뜬 남성분이 '뭐라고 답해야 하나' 잠시 고민합니다. 그 사이에 여성 분이 자리로 돌아왔어요. 프라이버시를 '캐묻던' 저는 조용히 '퇴장'했습니다. 이후 이어진 기자의 질문에 프라이버시에 예민한 여성분들은 기자의 질문에 아예 손사래를 치기도 했습니다.



연애는 예민한 취재 영역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 쉽지 않죠. 저 역시도 취재에 나서면서 주변인으로부터 "뭘 그런 걸 다 취재하냐", "남자 기자가 연애를 취재한다니 안 어울린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씩씩하게 취재에 나선 건, 요즘 젊은 세대의 소개팅 문화를 전달해드리기 위해서였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18일자 江南通新에서 그 현장을 확인해보시지요.



강남통신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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