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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숙의 해외로 가출하기] 방콕 먹방 여행

중앙일보 2015.03.13 18:36



현지인도 즐겨찾는 맛집 7



















태국 방콕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먹고, 쉬고, 노는 것 중에서도 ‘잘 먹는 것’이다. 현지인과 여행객이 가득한 명물 식당부터 아시아 최고 레스토랑으로 이름을 올린 스타 셰프의 레스토랑까지, 맛있는 방콕을 구석구석 탐험해보자.





꾼댕의 베트남 쌀국수. 끈적끈적한 식감이다.


꾼댕(Khun Daeng) -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국숫집



방송과 잡지, 가이드북에 자주 등장해 방콕 사람은 물론이고 여행자에게도 큰 사랑을 받는 이 국숫집에 주목해보자. 카오산 로드의 꾼댕 앞은 늘 기다리는 사람이 길게 줄지어 있다. 인근 지역의 회사원과 배낭족이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른다. 털털 소리를 내는 선풍기 아래서 뜨거운 국수를 들이키며 땀을 뻘뻘 흘리며 먹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인기 비결이 무척 궁금해진다.



방콕에서 가장 유명한 국숫집인 꾼댕은 태국 음식으로 치면 ‘꾸어이띠아우’인 베트남 쌀국수 꾸어이잡을 전문으로 한다. 작고 허름하지만 자부심과 사명감은 남다르다. 메콩강 유역의 태국 사람들과 베트남에서 주로 먹는 꾸어이잡을 제대로 제공하기 위해 꾼댕은 재료를 우본 라차타니(Ubon Ratchathani)에서 직접 공수한다. 최상의 맛을 내기 위해 모든 국수는 주문을 받은 다음 한 그릇씩 만든다. 그래서 서빙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 성질 급한 한국 사람의 원성을 살 때도 많다.



일반적인 태국 국수와는 면발도 다르고 점성도 달라 한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끈적 국수’라고도 불린다. 꾼댕의 얼큰한 국물은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다. 국수 가격은 40바트, 곱빼기는 50바트, 달걀을 추가할 경우 7바트를 더 받는다. 감질나게 적은 양이므로 소시지 샐러드도 곁들여 먹으면 금상첨화다.





팁 사마이의 팟타이. 태국식 볶음 국수다.


팁 사마이(Thip Samai Restaurant) - 팟타이 하면 바로 이곳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태국의 수상이었던 마셜 피벌송크람(Marshal P.Pibulsongkram)은 ‘태국의 식재료로 태국 음식을 즐기자’는 캠페인을 펼쳤다. 이때 만들어진 메뉴가 바로 태국의 대표 볶음국수, 팟타이다. 1966년에 문을 연 팁사마이는 팟타이에 있어서는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이다. 국숫집의 오픈 시간은 오후 5시30분. 찾아가기 쉬운 위치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시간 내내 팟타이를 먹는 사람, 기다리는 사람, 만드는 사람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마치 요리 도감처럼 잘 만들어진 메뉴는 팁사마이의 역사와 팟타이의 다채로운 종류를 알기 쉽도록 안내한다. 팁 사마이의 상큼한 레몬색 벽에는 각종 매체에 소개된 기사로 뒤덮여 있다. 세련된 팝아트를 보는 것 같다.



이곳의 팟타이는 맛도 특별하다. 팟타이는 타마린드 소스가 면에 깊이 배어 있어 붉은 빛이 돌고 달달하다. 종류는 모두 여덟 가지. 일반 팟타이 외에도 달걀부침 안에 든 팟타이(Superb Pad Thai), 럭셔리 팟타이(Pad Thai Song-Kreung)가 있다. 탱글탱글한 과육이 씹히는 상큼한 오렌지 주스와 코코넛 슬러시도 팁사마이의 명물이다.





오드리 헵번 콘셉트의 카페.


오드리(Audrey Cafe and Bistro) - 태국 상류층의 힙 플레이스



하이소(Hi-So)는 부유한 상류층을 뜻하는 타일리시(Thai-lish·태국식 영어표현)이다. 오드리는 태국의 하이소가 집결하는 레스토랑으로 유명하다. 프로방스풍 인테리어와 대저택의 메이드처럼 유니폼을 차려 입은 직원들의 깍듯한 서비스로 정평이 났다. 전설적인 여배우 오드리 헵번을 컨셉트로 잡은 레스토랑이니 이곳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어여쁠지 추측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천장에 달린 샹들리에, 그림 같은 정원이 보이는 창 등이 어우러지며 오드리만의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완성시킨다. 예쁘게 담긴 오드리의 메뉴를 보면 이 레스토랑을 통째로 한국으로 가져가고 싶어진다. 브런치나 티타임을 갖기에도 손색없다.



식사를 한다면 1인당 500바트 정도를 예상하면 된다. 샐러드·파스타·샌드위치 등 우리에게 익숙한 메뉴 대신 ‘오드리 시그니처’를 주문해보자. 매일 메뉴가 달라지는데 국적 불명의 퓨전 요리지만 태국 맛을 깊이 있게 살려낸 것이 인상적이다.











에라완 티 룸(Erawan Tea Room) - 여유 있는 오후를 즐기는 법, 애프터눈티



태국 특급 호텔에서 즐기는 애프터눈티는 부자들의 게으른 놀음으로 여겨진다. 가격도 우리 돈 4만원을 호가한다. 합리적인 가격의 애프터눈티를 즐기고 싶다면 그랜드 하얏트 에라완 호텔이 운영하는 에라완 티룸을 추천한다. 태국의 일반적인 간식과 디저트를 모아 1인당 280바트(약 1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에라완 티룸은 분위기도 특별하다. 세계적인 인테리어 디자이너 토니 치(Tony Chi)는 나무 테이블, 은식기와 도자기, 고급스러운 패브릭 등을 사용해 로맨틱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창조했다. 게다가 커다란 통유리 너머로 에라완 사당을 조망할 수 있다.



애프터눈티에는 모두 14가지 디저트가 나온다. 태국 전통 간식도 섞여 있다. 간식을 하나하나 먹다보면 낯설었던 태국 전통 먹거리가 친숙해진다. 간식과 즐기는 차도 선택할 수 있다. 인도·중국·스리랑카·태국산 프리미엄 차나 에스프레소 커피와 함께 간식을 맛볼 수 있다. 제대로 방콕 문화를 접하고 싶다면 태국식 아이스 밀크티를 곁들여보자. 무척 달고 쓰지만 달콤한 태국식 디저트와 기막히게 어우러진다. 에라완 티 룸 애프터눈티 세트는 오후 2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즐길 수 있다.





얌뎃의 묵뚝뚝한 주인 아주머니. 태국 엄마의 손맛을 자랑한다.


얌뎃(Yam Ded) - 태국 엄마의 손 맛



얌뎃은 친철한 식당과는 거리가 멀다. 주인이자 요리사인 아주머니는 무뚝뚝하다. 가뜩이나 좁은 테이블에서 합석을 강권한다. 영어 메뉴판도 없다. 그런데 맛있다. 식사 시간이 되면 입구 앞은 물론 작은 간이의자에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가득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얌뎃은 태국 젊은이들에게 인기 폭발인 식당이다. 입소문만으로도 매일 긴 줄이 설 만큼 유명하다. 단 요리하는 사람이 한 명뿐이라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다. 식사 후 여유롭게 쉬었다 갈 환경도 없다. 대신 ‘태국 엄마 손 맛’을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훌륭한 식당이다. 어리바리하게 주문을 하다 막히면 반드시 옆 테이블에 앉은 멋쟁이 태국인에게 도움을 청해보자.



그림을 보고 음식을 고를 수도 있지만 쏨땀, 까이양, 팟타이, 똠얌꿍, 얌운센 등 대표적인 몇몇 음식의 이름을 대는 것도 한 방법이다. 태국 북부 이산(Isaan) 지방의 매운 음식이 대부분이다. 이것저것 주문을 해도 두 사람이 우리 돈 2~3만원 정도면 배불리 먹을 수 있다.











하이 쏨땀(Hai Somtum) - 쏨땀의 모든 것



태국에서 우리네 김치처럼 상에 오르는 쏨땀은 채 썬 파파야를 짓이겨 양념한 요리다. 쏨땀은 원래 이산 지역의 음식이었지만 이제 태국 전역에서 즐기고 있다. 이산 지방은 라오스어와 비슷한 고유의 언어를 가지고 있고 요리도 태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 맵고 짜다. 코코넛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현지인들이 ‘타논 콘웬’이라고 부르는 콘벤트 로드(Convent Road)는 실롬의 유명한 유흥 거리다. 이 거리에 여행자와 태국 사람 모두에게 가장 사랑받는 식당 하이 쏨땀이 있다. 하이 쏨땀은 각양각색의 쏨땀과 쏨땀과 먹으면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을 취급한다. 간판·벽·의자·그릇·유니폼 등이 녹색 일색이다. 싱싱하고 아삭한 파파야를 연상하게 한다.



쏨땀의 종류는 모두 아홉 가지다. 파파야·땅콩·말린 새우만 넣은 쏨땀 타이(Somtum Thai)가 기본 메뉴다. 별미를 찾는다면 태국 사람들이 즐기는 발효된 게를 넣은 쏨땀 뿌(Somtum Pu)를 선택할 것. 닭튀김 까이양(Gai Yang), 돼지 목살 구이 코무양(Kor Mu Yang), 찰밥 카오니유(Khao Niew)는 쏨땀과 같이 먹는 짝꿍 메뉴다. 쏨땀은 40~90바트. 1인당 100바트면 배를 두드리며 만족스럽게 나올 수 있는 착한 가격의 식당이다.











남(Nahm) - 미슐랭 셰프가 만드는 정통 태국음식



동양인 요리사가 이탈리아나 프랑스 음식을 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데 반해 서양인 셰프가 일식이나 중식, 한식 혹은 태국 요리처럼 아시아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것은 화제가 되곤 한다. 호주 출신의 데이비드 톰슨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남 레스토랑은 데이비드 톰슨, 그 자체다.



1980년대 태국에 거주하며 태국의 음식과 문화에 깊게 빠진 그는 시드니로 돌아가 두 개의 태국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2001년 런던으로 터를 옮기며 핼킨 호텔(Halkin Hotel)에 태국 음식점 남 레스토랑을 개장했다. 태국 음식으로는 세계 최초로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한 개의 별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서양인 셰프로서 아시아 음식을 선보인 데이비드 톰슨이 다시 한 번 큰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2010년. 메트로폴리탄 호텔 방콕에 둥지를 튼 남 레스토랑은 태국에 있는 레스토랑 중 유일하게 ‘세계 베스트 50 레스토랑’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요리 부문 베스트셀러인 ‘타이 푸드(Thai Food)’, ‘타이 거리 음식(Thai Street Food)’의 저자이기도 하다. 남 레스토랑의 요리는 ‘정통 태국 요리’를 추구한다. 톰슨은 젓갈과 두리안을 가장 좋아하는 식재료로 꼽는다. 그래서 남의 요리는 대체로 짜고·맵고·달고·향신료를 가득 담고 있다. 음식이 자극적인만큼 단품메뉴를 시켜서 흰 밥과 채소를 추가해 먹길 권한다. 스타 셰프의 명성이 아니더라도 아름다운 남 레스토랑은 방문할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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