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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재 장관 눈시울 붉힌 이유

중앙일보 2015.03.13 17:48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13일 퇴임식을 한 뒤 공식적으로 물러났다. 평생 북한학을 연구한 교수 출신인 그는 박근혜 정부의 초대 통일부 장관으로 발탁돼 2013년 3월11일 취임한 지 꼬박 2년간 일해왔다. 류 장관은 이날 통일부 간부와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퇴임식을 가졌다. 허희옥 통일부 기자실장과 황형미 장관 비서실 비서가 꽃다발을 전했다.


"분단은 천형, 통일은 반드시 실현될 거라 확신"
류길재 통일부 장관 퇴임식장에서 눈시울 붉혀

류 장관은 상기된 표정으로 다소 목이 메인 듯 "이런 날이 오는군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지난 2년간은 지금까지 살아온 날 중에 가장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부 공직자는 어떤 공직자보다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국민이 부여한 사명을 수행해온 최고의 공직자들"이라며 "여러분이 최고라서 저도 덩달아 최고의 장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분단은 우리에게 주어진 천형(天刑) 같은 질곡"이라며 "보통의 노력으로는 극복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분단의 질곡 극복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여러분 통일가족이 있기에 통일은 반드시 실현될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통일은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고, 사람을 모으고, 사람을 하나의 지점으로 이끌고 나가야 한다"며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통일부와 통일 가족 모두는 제가 살아 있는 동안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이라며 "통일부를 진짜 사랑했던 장관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말을 하면서 류 장관은 감정이 고조된 듯 눈시울을 붉혔다. 통일부의 한 간부는 "류 장관은 감성이 풍부하신 로맨티스트"라고 말했다.



역대 통일장관 중에서 온건 대화파로 분류됐던 류 장관은 공안검사 출신의 대통령 비서실장, 군인 출신의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 강경파에 둘러 쌓여 지난 2년간 마음고생을 많이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말에는 막힌 남북 관계에 돌파구를 열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을 독대한 자리에서 "제가 평양 특사로 다녀오겠다"고 자청했으나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류 장관은 북한대학원대학교(총장 송민순)로 돌아가 2학기부터 학생들을 가르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후임 홍용표 장관은 16일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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