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국 금리 딜레마 … 달러 강세 땐 수출 어렵고, 놔두자니 풀린 돈 회수 어려워

중앙일보 2015.03.13 01:04 종합 4면 지면보기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미 2008년 12월부터 가보지 않은 길을 갔다. 당시 기준금리를 제로 금리(0~0.25%)로 낮춘 것이다. 이후 양적완화(QE) 등을 단행해 미국 경제는 서서히 살아났다. 지난달 미국 실업률이 5.5%로 떨어지는 등 고용 지표가 개선되면서 그동안 엄청나게 풀린 돈을 우려하는 단계로 가고 있다. 이제는 다시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차례다.


17일 FOMC 정례회의 주목

 그런데 최근의 달러 강세가 Fed의 계산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미국 경제의 부활 움직임이 뚜렷하고,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 등은 양적완화를 시행하고 있어 달러 강세는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Fed가 기준금리를 올리면 달러값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높은 수익률을 찾아 신흥국에 갔던 자금이 다시 미국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가 되면 미국의 수출 기업과 다국적 기업의 수익이 나빠진다. 달러값이 오르면 수입품의 가격도 낮아져 물가상승률도 떨어진다. 간신히 살아나는 미국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의미다.



 게리 콘 골드먼삭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외환시장의 흐름이 Fed를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했다고 말했다. 콘 COO는 “Fed는 경제 상황에 의해 금리를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선 달러 강세라는 상황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며 “Fed가 금리인상 시점과 관련해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환율전쟁으로 비화하는 최근의 시장 상황이 Fed의 결정을 늦출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스코시아뱅크 수석 외환전략가인 카밀라 서튼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신흥시장 통화가치 급락이 미국 달러 초강세와 이에 따른 Fed의 금리인상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인상의 향방을 가늠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17~18일(현지시간) 열린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례회의에서 ‘인내심’이란 단어가 제거될지 여부가 향후 금리인상 전망을 가르는 지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