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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자유구역청 … 대한항공 계열사에 167억원 불법지원

중앙일보 2015.03.13 00:53 종합 10면 지면보기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청라국제도시에 있는 1600억원 상당의 복합쇼핑몰 부지를 신세계에 1000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조현아(41)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대표로 있던 왕산레저개발이 왕산마리나를 조성하는 사업에 국비와 시비 167억원을 불법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는 지난해 12월 1~12일 인천경제청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여 모두 14건의 부적절한 업무 처리를 찾아냈다고 12일 밝혔다.



 감사 결과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요트경기장 조성을 위해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왕산마리나에 167억원을 불법 지원했다. 하지만 이는 ‘민간 투자로 유치되는 시설에는 국비와 시비를 지원하면 안 된다’는 아시아경기대회지원법을 위반한 것이었다. 왕산레저개발은 인천 을왕리에 왕산마리나를 짓기 위해 2011년 대한항공이 자본금 60억원을 전액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조 전 부사장은 이 회사 대표를 맡다가 ‘땅콩 회항’으로 물의를 빚은 뒤 지난해 12월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인천시는 올 5월까지 왕산레저개발과 협의해 167억원에 해당하는 소유권 확보 대책을 강구하라고 인천경제청에 통보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2011년 업무협약 체결 때 인천시가 직접 나서 167억원 지원을 약속했고, 그에 따라 사업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는데 이제 와서 지원금을 반환하라는 결정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인천경제청은 또 2013년 12월 신세계와 청라국제도시에 있는 복합쇼핑몰 부지 16만5000㎡(약 5만 평)를 1000억원에 매각하는 내용의 토지 매매계약을 맺은 것으로 밝혀졌다. 공시지가만 따져도 1600억원에 달하는 부지를 헐값에 매매한 것이다. 인천경제청은 2011년 신세계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당시 감정평가도 하지 않고 부지 가격을 1000억원으로 확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매각대금 일부는 의회 승인도 받지 않고 인천경제청 대회의실 인테리어 공사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인천경제청은 도시공원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고 송도의 한 공원에 골프연습장 인가를 내주기도 했다. 이로 인해 공원 면적의 5% 미만 규모로 조성돼야 할 골프연습장이 제한 면적보다 2만6877㎡나 크게 조성됐다.



 인천시는 이날 이종철 인천경제청장과 이모 본부장 등 2명을 중징계하고 297억2800만원을 추징·회수하라고 통보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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