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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시 경찰서장 사임에도 … 경관 2명 피격

중앙일보 2015.03.13 00:46 종합 14면 지면보기
12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 경찰서 앞에서 경찰들이 시위대를 감시하고 있다. 이날 시위 현장에서 경찰관 2명이 총상을 입었다. [퍼거슨 AP=뉴시스]


지난해 8월 흑인 청년이 백인 경관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의 경찰 총수가 사임한다고 CNN 등 미국 언론들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토머스 잭슨 퍼거슨시 경찰서장은 이날 “서장직에서 물러나게 돼 매우 슬프다”며 자신이 19일자로 사임한다고 밝혔다.

법무부 "흑인 차별 … 경찰 해체" 압박
행정담당관·판사 줄줄이 사직서
경찰서 앞 시위대 "우리가 안 쐈다"



 잭슨 서장은 이후 촉발된 퍼거슨시 흑인폭동을 막는 최고 책임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미숙한 대처로 흑인 주민들의 거센 반발만 불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건 발생 후 당사자인 백인 경관 대런 윌슨의 신분은 의도적으로 숨기고, 사망 직전 흑인 청년의 절도 장면을 강조하는 동영상을 공개하는 등 여론을 호도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으로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열렸으며, 시민들은 잭슨 서장의 사임을 요구해왔다.



 들끓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물러나지 않던 잭슨 서장이 사퇴를 결심한 것은, 미국 법무부가 진상 조사에 나서면서 잭슨 서장에게 불리한 국면으로 흘러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지난 4일 퍼거슨시 경찰과 법원이 흑인들을 상습적으로 차별했다며 퍼거슨시의 인종차별적 편견을 지적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법무부는 최악의 경우 퍼거슨시의 경찰 해체도 검토하고 있다며, 대대적인 경찰 개혁을 요구했다. 그러나 윌슨에 대해서는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정당방위였다는 윌슨의 증언을 반박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법무부 보고서 발표 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퍼거슨시가 이 지역에 거주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억압하고 모욕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결국 흑인들에게 집중적으로 벌금을 부과해온 퍼거슨시 법원의 판사도 지난 9일 사표를 냈으며, 경찰을 관리하는 퍼거슨시 행정담당관도 다음날 사직서를 제출했다.



 한편 잭슨 서장의 사임 사실이 알려진 후 12일 자정 퍼거슨시 경찰서 앞에서 열린 시위 현장에서 경찰 2명이 총에 맞았다. 이들은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소속이며 부상 정도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4일 법무부의 보고서 발표 직후부터 잭슨 서장의 사임을 요구해온 시위대 측은 이날 “경찰에게 총을 쏜 사람들은 우리 일행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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