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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5년 …"음악캠프가 인간 배철수 만들었죠"

중앙일보 2015.03.13 00:31 종합 21면 지면보기
라디오 스튜디오 안의 배철수. 그는 “폭넓은 청취층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진 MBC]


“솔직히 말하면 너무 오래 한 것이 맞다. 실수인 것처럼 말했지만 본심이다.”

국내 최장수 음악방송 DJ 감회
잠깐 하려했는데 1만8000시간 넘어
오늘부터 사흘간 축하 생방송 진행



 12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진행된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25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배철수(62)가 말문을 열었다. 배철수는 방송 25주년 소감에 대해 “잠깐 한다고 생각하고 했는데 하다 보니 너무 재미있고 저에게 잘 맞는 것 같아서 지금까지 하게 됐다”며 “음악을 접고 방송을 하기 시작했는데 음악을 하는 것보다는 소개하는 게 더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1990년 3월 19일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방송을 시작했다. 이후 25년 동안 다양한 팝 음악과 관련 정보를 제공하며 대한민국 대표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하루 2시간씩 만 25년, 방송시간만 총 1만8000시간 이상이다. 동일 타이틀 동일 DJ의 음악 방송으로 국내 최장수 기록이다.



 배철수에게 음악캠프란 어떤 존재일까. 배철수는 “음악캠프는 나에게 삶 자체고 친구고 애인”이라며 “라디오 프로그램을 떼어내면 과연 나에게 남는 게 무엇일까 싶을 정도로 비중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25년간 방송을 하면서 수많은 좋은 글들을 소리내 읽을 수 있었고 청취자나 출연자로부터 많이 배웠다”며 “이 프로그램이 인간 배철수를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을 만난 건 내 인생 최대의 행운”이라고 덧붙였다.



 방송을 처음 시작할 때와 비교해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과거 청취자들은 국가나 사회에 대한 사연을 많이 보냈는데, 요즘에는 개인적인 디테일한 이야기를 많이 보낸다”며 “사회가 과거에 비해 개인주의화됐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또 “예전에는 음악이 20곡 정도 나갔는데 요즘은 15곡 정도 나간다. 요즘 청취자들은 음악만 틀어놓으면 잘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25년 동안 기억나는 방송사고가 있었느냐고 묻자 “15년 전 나와 PD 모두 방송이 시작된 지 몰라 25초 정도 멘트가 전혀 나가지 않은 적이 있다”며 “그때를 제외하고는 작은 실수는 많았지만 방송사고라고 할 만한 건 없었다”고 말했다.



 장기간 DJ를 할 수 있었던 강점으로는 ‘성실함’을 꼽았다. “어울리지 않지만 성실한 편이다. 방송 시작 2시간 전에는 나와 여러 음악을 들어본다. 나도 모르는 음악을 청취자에게 들으라고 하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방송에 내보내기 전 음악을 다 들어본다.”



 배철수가 없는 음악 캠프, 포스트 배철수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 배철수는 “이 프로그램은 영구 폐지시켰으면 좋겠다. 운동 선수들이 은퇴하면 등번호를 영구 결번 시키듯 내가 물러서면 아예 이 프로그램을 없애버렸으면 한다”며 애착을 내비쳤다.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2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특별 생방송 ‘라이브 이즈 라이프’를 13일부터 15일까지 진행한다. 또 25주년 기념 앨범도 제작, 발매를 준비 중이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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