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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병법이란 속이는 것이다

중앙일보 2015.03.13 00:02 경제 11면 지면보기
<준결승 2국> ○·스 웨 9단 ●·김지석 9단



제5보(34~50)=좌상귀 흑▲(4보 흑33)로 붙여오면 백34부터 흑45까지는 필연의 정석진행이 된다. 애초 백의 텃밭이었던 곳에 흑이 알토란같은 집을 짓고 살았으니 아무리 후하게 봐줘도 백이 좋은 결과는 아니다.



 게다가 이대로는 흑▲마저 활용의 여지가 남아 백 46, 47의 보완이 필요하니 상변은 상변대로 흑의 권리를 강화시켜준 꼴이 됐다.



 겉으로 보기에는 백이, 흑에게 실리를 내주고 외세를 쌓은 형태인데 주변이 조금 더 어두워지면 흑A로 젖혀 나오는 노림이 있어 자칫하면 속빈 강정이 될 수도 있다는 게 문제다.



 그래서 검토진은 백△(4보 백32)로는 ‘참고도’ 백1로 좌상귀를 지키고 상변 흑의 진영을 교란시키는 그림이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전략이든 전술이든 상대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으면 곤란하다. 일관성이란 대체로 좋은 덕목이지만 하변 세력을 입체화하겠다는 백의 전략과 전술은 지나치게 일관되고 솔직했다. 현대인의 처세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고전 손자병법에서도 ‘병자궤도야(兵者詭道也 병법이란 속이는 것)’이라 하지 않던가.



 어쨌든 선수. 심기일전, 우하귀 백50으로 붙여 변화를 꾀하는데….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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