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view &] '디지털 파괴'시대 투자 테마 찾는 법

중앙일보 2015.03.13 00:02 경제 8면 지면보기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 자산운용 대표
가끔 지하철을 타면 스마트폰에 열중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보는 회사원, 인터넷 강의를 듣는 학생,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까지 스마트폰 활용법은 다양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 망을 갖춘 한국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더욱이 최근 통신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요금 제도가 개선됐고 큰 부담 없이 동영상을 다운 받거나 실시간으로 누릴 환경이 마련됐다. 이처럼 기술의 발달이 기존 시장의 판도와 흐름을 변화시키는 현상을 ‘디지털 파괴(Digital Disruption)’라고 부른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디지털 혁신기술은 엔터테인먼트·금융·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를 주도한다.



 ‘디지털 파괴’ 현상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첫째 영화산업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급속도로 진행된 IPTV(Internet Protocol Television, 인터넷 프로토콜 텔레비전) 기술의 발달과 보급화는 국내 영화산업을 흔들었다. 지난해 8월 IPTV가 출범한 지 5년 9개월 만에 100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극장보다 집에서 가족과 편안하게 영화를 감상하는 ‘안방 영화족’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IPTV 등 TV VOD 서비스를 통해 올린 영화산업 매출액은 지난 2010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면서 지난해 2254억원을 기록했다. ‘안방 영화족’이 늘면서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린 영화는 ‘겨울왕국’ 이다. 영화를 공급한 지 일주일 만에 28만 건 이상을 기록했다. 또 상영관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중소 투자배급사의 작품이 입소문을 타고 주목을 받는 모습도 IPTV 대중화가 가져온 영화산업의 변화다.



 둘째 핀테크 열풍으로 모바일 결제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이 산업의 중심에는 근거리 무선통신(NFC, Near-Field Communication) 기술이 있다. NFC는 10㎝ 안팎의 가까운 거리에서 기기끼리 무선으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 게 특징이다. 통신거리가 짧아 보안이 우수하며, 상용화된 근거리 통신 기술 중 통신설정 시간이 가장 짧다. NFC 기술은 이미 지난 2000년대 초에 등장했지만 지금처럼 주목 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최근 애플·구글 등 세계 기업이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으면서 NFC 기술의 가치가 부각됐다. 애플은 기존 NFC 기술에 지문인식 시스템을 더해 보안을 더욱 강화하는 등 기술 융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디지털 파괴현상의 사례로 전자상거래 시장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인터넷 기술 발달의 대표적인 수혜 산업이다. 2006년까지만 해도 중국의 인터넷 보급률은 전체 인구의 10% 미만에 불과했다. 그나마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도 이메일이나 온라인 뉴스 검색 등과 같이 제한적인 용도로 사용했다. 하지만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고 서비스가 개선되면서 중국 사람도 인터넷으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땅이 넓고 교통환경이 열악한 중국의 특성상 집에서 쇼핑을 하고 물건을 받아 볼 수 있는 온라인 커머스는 중국의 소비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전자상거래 규모는 2013년에 비해 25%가 성장한 13조 위안(약 2270조원)에 이른다. 또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지난해 중국의 최대 쇼핑기간인 싱글데이(11월 11일) 하루 동안 올린 매출액이 한화로 약 10조원 규모라고 하니 시장의 크기와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2000년 초 아날로그 시대를 넘어서 디지털 시대에 진입했다. 그리고 현재는 디지털 시대가 한 단계 도약하는 지점에 와있다. 디지털의 발전을 넘어선 ‘디지털 파괴’로 파생된 세상의 변화가 시작됐다. 디지털 혁신이 우리 삶과 산업 전반에 어떠한 변화를 불러 일으킬지, 이를 통해 어떤 기업들이 수혜를 입게 될지를 고민해 보는 것도 중장기적 투자테마를 발굴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 자산운용 대표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