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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에 목마른 식품기업 오너들

온라인 중앙일보 2015.03.13 00:01
[포브스 코리아]



매일·남양… 본업 제자리, 외식업은 마이너스

1964년 창업한 남양유업과 1969년 창업한 매일유업은 유가공업계의 오랜 라이벌이다. 주력 제품군이 겹치는 두 회사는 제품 성분, 시장점유율, 신규 사업 등을 놓고 40여년 동안 치열하게 선두 경쟁을 벌여왔다. 네거티브 공세도 마다하지 않았다. 2000년 중반 2세 경영체제로 돌입한 이후 두 회사는 본업인 우유, 분유, 치즈, 요구르트 등 유가공업 외에도 커피, 유아용품, 외식업 분야에 진출하며 종합식품기업으로 변신을 시도 중이다. 특히 외식업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유가공업 라이벌, 외식업은 도긴개긴



고(故) 김복용 창업주의 장남 김정완(58) 매일유업 회장은 재계의 대표적 미식가로 꼽힌다. 외국 출장 때면 반드시 맛집을 찾아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평가하는 것을 즐긴다. 음식에 대한 관심은 매일유업의 외식업 진출에 속도를 내게 했다. 2007년 외식사업부 엠즈다이닝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외식업에 뛰어든 김 회장은 2008년 인도요리전문점 달을 오픈하고, 샌드위치카페 부첼라를 인수했다. 이후 만텐보시 등 4개의 일본요리점, 차이니즈레스토랑 크리스탈제이드, 수제버거전문점 골든버거리퍼블릭 등 10개 이상의 고급 외식 브랜드를 들여와 서울 주요상권에 매장을 열었다. 2009년 서울 도산공원 근처에 문을 연 이탈리안레스토랑 더키친살바토레쿠오모는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즐겨 찾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9년에는 세계적인 바리스타 폴 바셋의 이름을 딴 커피전문점 폴바셋도 열었다. 평소 ‘개척자 정신’을 강조하는 김 회장의 스타일답게 브랜드 선정에서 메뉴 개발 등 론칭 과정도 속전속결이었다.



남양유업의 외식업 진출은 매일유업보다 빨랐다. 고(故) 홍두영 창업주의 장남 홍원식(65) 남양유업 회장은 지난 2001년 이탈리안레스토랑 일치프리아니 1호점을 서울 논현동에 연 이후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등 4곳에 점포를 개설했다. 당시 홍 회장은 “치즈, 버터 등 자사 제품으로 요리를 만들어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식당을 차렸다”고 밝혔다. 지난 연말에는 유기농이탈리안레스토랑 파토리아1964를 조용히 오픈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라이벌의 외식사업 성적표는 초라하다. 매일유업은 외식브랜드의 절반 이상이 적자에 빠지면서 최근 몇 년 간 폐점 브랜드가 속출하고 있다. 2013년 8월 서울 이촌동과 청담동 하카타타츠미가 문을 닫은 데 이어 일식전문점 만텐보시도 사업을 철수했다. 해외에서 들여온 브랜드 달, 안즈는 해당 업체가 직접 운영하는 형태로 영업권을 양도했다. 지난해 시작한 한·일식 요리전문점 정 역시 론칭 4개월 만에 접었다. 현재 남아 있는 매일유업의 외식브랜드는 5개로, 오픈한 브랜드의 절반 수준이다.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매일유업의 외식업 진출 방식에서 원인을 찾는다. 외식사업으로 몸집 불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면밀한 검토 없이 ‘문어발식 확장’을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브랜드나 콘셉트가 워낙 다양하다보니 집중적으로 지원하기 어렵다는 게 단점으로 꼽혔다. 이에 대해 매일유업 측은 “외식업의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일부 매장을 정리한 것일 뿐”이라며 “더키친살바토레, 폴바셋 등 매출이 좋은 브랜드에 집중하는 등 운영 효율화에 맞는 모델을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업 부진에도 외식업 진출 계속



홍원식 회장 역시 외식업에선 마이너스 성적이다. 일치프리아니 매장이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했지만 매출은 신통치 않다.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외식업이 아니다. 고객의 반응을 살피는 일종의 안테나 샵”이라는 게 남양유업의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내부적으로 진통이 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홍 회장은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자기앞수표 52억원을 세무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증여세 26억원을 포탈한 혐의로 징역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0억원을 선고받았다. 지난 2013년 영업사원의 막말 전화통화가 원인이 되었던 이른바 ‘남양유업 사태’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상태에 악재가 또 불거져 기업은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다.



문제는 두 기업 모두 본업에서도 매출이 지지부진하다는 것이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9.9% 줄어든 1조2298억원을 기록했다. 175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당기순손실도 455억원 규모에 달했다. 1994년 실적 공시 이후 적자는 처음 있는 일이다. 매일유업은 전체적으로 매출이 늘었지만 고공 행진하던 중국시장 매출이 지난해 꺾이면서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생산 증가, 분유재고 급증 탓에 국내 유가공시장 경쟁은 심화되고 중국시장 우유 수출도 막히면서 유가공업계의 성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유가공업계가 외식업에 진출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의 외식업 진출은 진행형이다. 최근 두 기업은 유기농 우유를 바탕으로 아이스크림시장에 뛰어들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 숍인숍 형태로 아이스크림디저트카페 백미당을 개장했다. 매일유업도 상하목장아이스크림 판매점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선 “수익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자사 제품의 판로를 넓히고, 또 외식브랜드를 통해 기업 전체의 이미지를 높인다는 차원에서 식품기업의 외식업 진출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글=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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