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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부패 먼저 개혁 … 차츰 민간 확대하는 게 효율적"

중앙일보 2015.03.11 01:37 종합 3면 지면보기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서강대 석좌교수)은 10일 오전 서강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를 통과한 ‘김영란법’에 대해 ‘반쪽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강정현 기자]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10일 기자회견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법(김영란법)’에 대해 “원안에서 일부 후퇴한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연 가능할까’ 생각했던 게 이렇게라도 된 것은 기적 같은 일”이라며 “일단 시행하면서 부패문화를 개선해나가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공짜는 없어 … 이건 더치페이법
'빽 사회' 방지 규정, 원안서 후퇴
아쉽지만 이렇게라도 출발해야
언론인·사립교사 포함돼 깜짝 놀라
공공성 강해 위헌은 아니지만
언론자유 침해 않게 특단 조치를



 - 대상이 언론인·사립학교 교원으로 확대됐다.



 “깜짝 놀랐다. 공직자 부문이 2년 넘게 공론화 과정을 거친 데 비해 민간 부문은 사회적 합의와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급하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금도 공직사회 부패를 먼저 개혁하고 차츰 기업·금융·언론·사회단체 등 민간 분야로 확대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별도로 속도와 범위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그런데도 위헌이 아니라고 보는 이유는.



 “특히 공공성이 강한 분야에 확대를 시도한 것이어서 평등권 문제는 아니다. 국민 69.8%가 바람직하다고 답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과잉입법이나 비례의 원칙을 위배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위헌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대한변협에서 헌법소원을 제기한 만큼 결정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다만 헌법상 언론의 자유가 침해되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 예컨대 수사 착수를 일정한 소명이 있는 경우에 한다든지, 언론사에 사전 통보를 한다든지 하는 장치다.”



 -언론인 확대로 ‘알 권리’가 침해될 가능성은.



 “문제가 되는 부분은 금품 수수와 관련된 것이다. 정말 검은 거래가 아니고선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행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 부정청탁을 15개 유형으로 규정했는데.



 “원안은 ‘공직자에게 법령을 위반하거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하게 하는 등 공정한 직무수행을 저해하는 청탁·알선 행위’로 광범위하게 규정했다. 일만 생기면 유력자에게 찾아가는 ‘빽 사회’ ‘브로커가 설치는 사회’ 등 고질적인 부정청탁 풍조를 근절하자는 취지였다. 범위가 축소돼 아쉽다.”





 - 직무와 관련 없는 금품 수수를 처벌하는 것에 대해서도 위헌 논란이 일고 있다.



 “아무 조건 없는 돈 봉투라도 공직자가 왜 받아야 하느냐. 세상에 공짜는 없다. 불우이웃을 위한 자선·기부에나 가능한 일이다. 이 법은 ‘더치페이법’이다. 각자 자기 것을 자기가 계산하는 습관을 들이자는 것이다.”



 - 이해충돌방지 도 ‘과잉입법’ 시비로 빠졌다.



 “원안은 이해충돌방지 규정의 경우 ‘특정 직무’만 배제하도록 했다. 가령 구청 복지담당 공무원의 어머니가 뭔가 신청할 때 본인은 (심사에서) 빠지고 다른 직원이 처리하게 하는 등 특정 업무에 한해 이해관계 충돌 상황을 컨트롤(통제)하자는 것이었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특정 직무’란 부분이 삭제되면서 논란이 생긴 것이다.”



 - 검경의 사찰 우려가 커지는 것 아닌가.



 “우리가 전체주의 시대로 돌아갈 사회라면 이 법을 제안하지 못했을 것이다. 시행 전 1년6개월 동안 바꿔간다면 생각한 것보다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낙관한다.”



 - 김영란법이란 이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법안 이름이 지나치게 길다 보니 잘라서 편리하게 쓴 것 같은데 부패방지법으로 써주셨으면 한다. 시행도 해보기 전에 개정·수정 얘기를 꺼내는 것은 성급한 일이다. 이렇게라도 출발했으면 한다.”



글=전영선·백민정 기자 azul@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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