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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렛일부터 도배·장판까지 … 부르면 달려갑니다 '효 출동대'

중앙일보 2015.03.11 00:31 종합 21면 지면보기
노인들이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가 도움을 주는 노인들이 있다. 주로 도배나 장판 교체를 해주지만 자잘한 심부름까지도 군말 없이 해준다. 출범 1년 만에 지역 노인들의 도우미가 된 광주 ‘효(孝) 출동대’ 얘기다.


지난해 2월 광주 동구에서 도입
전직 목수 등 70대 10명이 대원
1년 간 민원 1700건 무료 해결

 광주 동구가 광주·전남 지자체 중 최초로 도입한 효출동대가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동구노인종합복지관이 위탁 운영을 맡은 이후 1년 여 동안 1711건의 민원을 해결했다. 전자제품 등 각종 물품을 수리해주거나 교환해준 게 458건으로 가장 많았다. 또 생활 불편 191건과 주거환경 문제 98건 등을 해결해줬다. 올 들어서는 155건의 민원이 이들 손을 거쳐 처리됐다.



 주된 업무는 도배나 장판을 갈아주거나 주방과 수도·전기 등을 수리해주는 일이다. 일상적인 민원이 아니더라도 노인들이 부탁을 하면 하찮은 허드렛일들도 가리지 않고 해준다. 건강이 좋지 않아 걷기가 어려운 노인을 위해선 구청이나 동주민센터에서 대신 민원 서류를 떼다 준다. 무거운 짐을 들 수 없는 노인이 부탁하면 방앗간에 맡긴 떡까지 찾아다 준다.



 이들의 다양한 역할은 타고 다니는 출동 차량만 타봐도 알 수 있다. 전용 승합차 안에는 드라이버와 펜치·망치 등 없는 공구가 없다. 수도꼭지나 형광등·전구·실리콘 등 실생활과 관련한 물건들도 빼곡히 실려 있다. 창고는 철물점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다양한 집 수리 재료로 가득하다.



 효출동대는 노인 지원활동을 지휘하는 간사 1명과 현장에서 노인들을 돕는 70대 대원 10명으로 구성됐다. 젊은 시절 도배나 장판일·목수일 등을 했거나 이와 관련한 기술을 갖춘 사람들이다. 대원 중에는 전파사를 직접 운영한 사람도 있어 웬만한 도배나 장판 교체, 전자제품 수리는 전문업체 못지 않게 해낸다.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은 전화를 하거나 직접 사무실을 방문해 민원을 접수한다.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대상은 65세 이상 독거노인이나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이다. 지원 요청이 들어오면 간사가 먼저 차량을 타고 가 현장을 둘러본 뒤 상황에 맞게 대원들을 배치한다.



 이들의 활동비는 전액 구비로 지원된다. 지난해 2150만원을 투입한 데 이어 올해도 같은 액수를 편성했다.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은 이곳을 거치면 경제적인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도배나 장판처럼 따로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일은 수십만원을 아낄 수도 있다. 오모(96)씨는 “화장실에 불이 들어오지 않아 도움을 요청했는데 전원이 나간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며 “혼자서 끙끙댔을 일을 간단하게 해결해줬다”고 반겼다.



 효출동대가 동구에서 탄생한 것은 관내 노인 인구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현재 동구 전체 인구 10만786명 중 만 65세가 넘는 노인은 1만8919명이다. 전체의 18.7%가 노인 인구여서 광주 전체의 노인 비중 10.8%보다 크게 높다. 서구(10.4%)와 남구(13.4%), 북구(10.9%), 광산구(7.5%) 등고 비교해서도 월등히 높다. 임영일 광주 동구 부구청장은 “도움을 받아본 노인들이 또다시 찾을 정도로 깔끔하게 문제들을 해결해주고 있다” 고 말했다.



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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