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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국민연금, 해외 M&A에 1조원 쏜다

중앙일보 2015.03.11 00:02 경제 5면 지면보기
‘신동빈식 해외 공격경영’이 날개를 달았다. 신동빈(60·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추진해 온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이 1조원 규모 펀드의 지원을 받는 까닭이다. 롯데그룹은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빌딩에서 국민연금이 출자한 코퍼레이션파트너십펀드(코파펀드)인 ‘롯데-KDB-대우증권-코스모 글로벌투자파트너쉽 사모투자전문회사’와 해외 공동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롯데그룹이 5000억원, 국민연금 등이 5000억원을 1대 1로 조성해 M&A를 비롯한 해외 투자에 쓴다. 롯데그룹은 2012년 국민연금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3년만에 결실을 맺었다.


국민연금이 출자한 코파펀드
해외 공동투자협약 원군으로
"신성장동력 확보 밑거름 될 것"

 신 회장은 올해 역대 최대규모인 7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히면서 ‘공격 경영’ 방침을 뚜렷이 했다. <본지 2015년2월16일자 B3면> 지난달에는 1조원이 넘게 드는 KT렌탈 인수, 5년간 3조6000억원을 임차료로 부담해야 하는 인천국제공항면세사업권 획득도 성공시켰다. 국내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롯데로서는 해외 투자 자금 확보가 반가운 상황이다.



 황각규 롯데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은 “이번 공동투자는 롯데가 해외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코파펀드를 통해 자금력을 확보하고 M&A에 따른 위험 관리도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다만 롯데가 투자처를 임의로 결정할 수는 없고, 펀드 구성원의 합의에 따라야 한다.



 신 회장은 ‘2018년 아시아 10대 그룹’(매출 200조원)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해외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3년에는 해외 매출만 10조원을 넘었다. 최근에는 글로벌 패션기업 베네통의 계열사인 이탈리아의 세계 6위 면세점기업 월드듀티프리(WDF)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2조~4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WDF 인수에 성공하면 롯데면세점은 단숨에 세계 2위로 뛰어오르면서 유럽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베트남 호치민 인근에 2조2000억원을 투입하는 친환경 스마트시티 개발사업도 올해 착공한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한 에탄크래커(에틸렌 제조 원료) 플랜트를 1조5000억원을 들여 짓는다.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의 복합쇼핑몰 인수도 초기 검토 단계다.



 신 회장은 국내외에서 M&A를 통해 그룹을 키워왔다. 그는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선 2004년 이후 9조원을 투자해 30개가 넘는 기업을 인수했다. 그 결과 롯데그룹은 2004년 36개 계열사, 매출 23조원에서 2013년에는 74개사, 83조원으로 급성장했다. 이 중에는 해외 M&A도 적지 않다. 롯데마트의 경우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글로벌 대형마트체인인 마크로를 인수하면서 해외에 진출했다. 롯데홈쇼핑도 중국 현지업체를 인수하면서 해외로 진출했고, 롯데제과는 초콜릿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길리안, 카자흐스탄 1위 제과기업인 라하트를 인수했다. 롯데칠성음료도 2010년 필리핀펩시를 인수하며 동남아 시장에 진출했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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