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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월성 원전 1호기 수명 연장 허가

중앙일보 2015.03.10 00:21 종합 26면 지면보기

중앙일보와 한겨레 사설을 비교·분석하는 두 언론사의 공동지면입니다. 신문은 세상을 보는 창(窓)입니다. 특히 사설은 그 신문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가장 잘 드러냅니다. 서로 다른 시각을 지닌 두 신문사의 사설을 비교해 읽으면 세상을 통찰하는 보다 폭넓은 시각을 키울 수 있을 겁니다.







중앙일보 <2015년 2월 28일 30면>

원전 재가동의 잣대는 오직 안전이다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3년 전 설계 수명 30년이 다해 멈춰 있던 원자력발전소 월성 1호기의 재가동이 결정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찬성 다수로 월성 1호기 가동을 2022년까지 연장하는 허가안을 통과시켰다. 노후 원전 재가동 결정은 2007년 설계 수명이 끝난 고리 1호기의 10년 운전 연장에 이어 두 번째다. 원안위의 결정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안전성 평가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대규모 자연재해 등에 대비한 전문가 검증단의 스트레스 테스트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 점검도 거쳤다고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부와 해당기관은 재가동에 앞서 월성 1호기의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의 후쿠시마 원전사태는 원자력의 두 얼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고,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래 안전은 우리 사회의 최대 관심사가 됐다. 월성 1호기의 재가동이 원안위의 세 번째 심사에서 결정된 것은 이와 맞물려 있을 것이다. 정부는 이번 심사 과정에서 제기된 일부 안전기준 보완 조치를 취하고, 반발하는 주민과 소통도 강화하기 바란다. 원전에 대한 불안과 불신이 확대된 데는 원전 납품 비리도 한몫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원자력은 우리나라 에너지의 근간이다. 전체 발전량의 27%를 차지한다. 월성 1호기 발전량 50억kWh(2008년 기준)는 대구·경북 가정에서 1년간 사용하는 발전량의 80%다. 원전에서 나오는 값싸고 질 좋은 전력은 우리 경제의 한 버팀목이기도 하다. 자원 빈국에서 원자력 외의 효율적 대안을 찾기도 힘들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아직 미약하고, 화력 발전 증대는 지구 온난화 완화 흐름에 역행한다. 하지만 원자력의 안정적 확보는 원전 안전에 대한 국민의 신뢰 없이는 불가능하다.



 원안위 결정을 두고 야당이 정쟁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유감이다. 국가의 대계(大計)가 걸린 에너지 문제를 여론에 편승해 주민 불안을 부추겨서는 곤란하다. 원전 재가동의 잣대는 과학과 안전이지, 눈앞의 표가 돼서는 안 된다.







한겨레 <2015년 2월 28일 27면>

문제투성이 월성원전 수명연장 결정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27일 새벽 일부 위원이 퇴장한 가운데 월성원전 1호기의 수명 연장을 허가하는 결정을 내렸다. 설계수명 30년이 다해 3년째 가동이 중단된 월성 1호기가 2022년까지 다시 발전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다. 원안위 논의 과정에서 안전성을 둘러싼 쟁점 등이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일방적으로 표결을 밀어붙였다. 안전성은 원전 가동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가 아닌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교훈을 제대로 새겼다면 이런 졸속 결정은 하지 못할 것이다. 월성 1호기가 자리한 경북 경주시 양남면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원안위 구성이 편파적이라는 점은 제쳐놓더라도 이번 결정 과정에는 문제가 많다. 1991년에 새로 만든 원전 안전기술기준(R-7)이 월성 2~4호기를 비롯해 다른 원전에는 모두 적용됐으나 월성 1호기에는 그러지 않았다는 등의 지적이 잇따랐다. 원전 사고의 위험을 생각할 때 하나라도 허투루 다뤄서는 안 될 사안이다. 하지만 안전 관련 문제점은 대부분 제대로 해소되지 않았다. 수명 연장에 찬성한 위원들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심사보고서를 토대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반대 위원들을 설득하지 못한 것이다. 원전에 대한 찬성과 반대라는 가치 차원의 판단과는 별개로 기술 차원에서 수명 연장 주장이 튼실하지 못하다는 얘기다.



 개정된 원자력법 취지에 걸맞게 주민의견 수렴 조항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논란과, 일부 위원의 자격에 결함이 있다는 논란 등도 정리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원안위는 무엇에 쫓기듯이 반대 의견을 묵살하고 표결을 강행했다. 소련의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통해 이런 사고가 얼마나 끔찍한 재앙을 낳는지는 잘 알려져 있다. 원전에서 사고가 날 확률은 낮을지 모르지만 일단 사고가 나면 그 파장은 걷잡을 수 없다. 당장 안전해 보인다고 해서 결코 안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만큼 원안위는 이번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 이완구 총리가 27일 국회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 문제를 표결로 하는 것의 문제 제기에 대해 부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는데, 이 총리가 앞장섰으면 좋겠다. 월성 1호기 주변 30㎞ 안에서 생활하는 130만여명의 불안을 생각하면 적극 나서야 한다. 정부와 여당 위주로 꾸려진 원안위 구성도 좀더 다양한 의견이 반영될 수 있게 바꿔야 한다. 9명 가운데 야당 추천이 2명이라니 균형과는 거리가 멀다.





논리 vs 논리



“재가동 잣대는 과학과 안전” vs “재가동 결정은 졸속 결정”






<단계1> 공통주제의 의미



지난 2월 27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재가동을 결정한 경북 경주시 소재 월성 1호기. 원안위의 결정으로 월성 1호기는 2022년까지 운전할 수 있게 됐다. [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2월 27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30년 설계수명이 끝나 지난 2012년부터 3년째 가동이 중단된 원자력발전소 월성 1호기에 대해 2022년까지 운전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원안위는 지난 26일 오전 10시부터 14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27일 오전 1시쯤 재허가에 반대하는 위원 2명이 퇴장한 가운데 표결을 실시해 표결 참가 위원 7명 전원 찬성으로 월성 1호기 계속 운전 허가를 결정했다. 한수원 측은 앞으로 45일간의 계획예방정비 등을 거쳐 4월부터 원전 재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월성 1호기 계속 운전 결정에 대해 가톨릭환경연대, 경주핵안전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환경운동연합 등으로 이뤄진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전문가가 제기한 안전성 쟁점을 해결하지 않고 월성원전 1호기 수명 연장 심의안을 표결로 강행처리 했다면서 원안위의 결정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국민 안전이라는 관점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라며 관련 상임위를 소집해 원전 수명 연장 문제를 철저하게 따지겠다고 밝혔다. 정의당도 원안위 위원장의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구가 부산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정협의에서 “(부산에 위치한) 고리원전 1호기 폐쇄에 대한 정부 입장을 파악해보니 부산 시민이 원하는 방향(폐로)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단계2> 문제 접근의 시각차



 중앙의 사설 제목을 보자. ‘원전 재가동의 잣대는 오직 안전이다’. 안전만 전제된다면 원전 재가동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것이 중앙의 입장이다. 중앙은 이번 심사과정에서 제기된 일부 안전기준 보완조치를 취할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 아울러 반발하는 주민들과의 소통도 당부한다. 중앙은 원전 납품 비리를 들어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이 괜한 것이 아님을 강조하기도 한다.



 중앙이 안전을 대전제로 원전 재가동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 데는 원자력이 매우 효율적인 에너지라는 실용주의가 전제되어 있다. ‘원전에서 나오는 값싸고 질 좋은 전력은 우리 경제의 한 버팀목이기도 하다’는 대목이 중앙의 실용주의를 잘 보여준다. 온난화를 부추길 수 있는 화력발전과 달리 원자력은 지구 온난화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도 실용주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원전 재가동 허가 결정을 보는 한겨레의 눈은 곱지 않다. 사설 제목부터 ‘문제투성이 월성원전 수명연장 결정’이다. 한겨레가 문제 삼는 것은 원전 재가동 문제가 합리적인 절차를 위배했다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에 치우친 위원 구성의 편파성, 주민의견 수렴 조항의 미적용, 일부 위원의 자격결함을 한겨레는 조목조목 지목한다.



 한겨레의 이런 지적은 월성 1호기 인근 주민들과 환경운동연합이 조성경 원안위원에게 심사에서 빠질 것을 요구한 점과도 무관하지 않다. 조 위원은 지난해 6월 위원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앞서 2010년 12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한수원 신규부지선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최근 3년 이내 원자력 이용자(한수원) 등 사업에 관여했던 사람은 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겨레는 원전의 안전성을 중앙보다 강조하고 있다. 한겨레는 원안위 논의 과정에서 안전성을 둘러싼 쟁점이 해결되지 않았음을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1991년에 새로 만든 원전 안전기술기준(R-7)이 월성 2~4호기를 비롯해 다른 원전에는 모두 적용됐으나 월성 1호기에는 그러지 않았다는 등의 지적이 잇따랐다’는 대목이 그것이다.



 <단계3> 시각차가 나온 배경



 원전 재가동 문제를 보는 중앙의 입장은 실용주의다. 자원빈국에서 원자력만 한 효율적 에너지가 없다는 것이 실용주의의 실체다. 중앙의 이런 실용주의는 우리 경제의 한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원자력을 야당이 정쟁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으로 이어진다. ‘국가의 대계(大計)가 걸린 에너지 문제를 여론에 편승해 주민 불안을 부추겨서는 곤란하다. 원전 재가동의 잣대는 과학과 안전이지, 눈앞의 표가 돼서는 안 된다’라고 중앙은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을 경계한다. 중앙이 빠뜨린 것이 있다면 지역구가 부산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역시 ‘눈앞의 표’를 의식해 여론에 편승한 듯한 발언을 했다는 점이다. 어쨌든 중앙은 원전 재가동에 대해 정치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국가의 이익이라는 관점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한겨레가 강조하는 것은 정책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의 합리성과 민주성이다. 주민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를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결정한 것이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원자력이 커다란 재앙의 진원지가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을 고려할 때, 경청할 만한 대목이다. 반대의견을 묵살하고 원안위가 표결을 강행했다는 점도 한겨레가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부분이다. 이는 “원전 안전, 국민 안전은 다수결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 합의할 사항”이라고 밝힌 환경운동의 주장과도 궤를 같이하는 주장이다. 또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국민들의 관심사로 부각된 안전에 대한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김보일
배문고 국어교사
 중앙이 우리나라 에너지 근간으로서의 원전의 경제적 효율성을 강조한다면 한겨레는 절차적 합리성과 비민주성을 들어 원전 재가동 결정을 재고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어떤 입장과 태도를 취하느냐는 과학의 몫에 달린 것이기도 하고 정치의 몫이기도 하다. 국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라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김보일 배문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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