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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스포츠 이야기] 스포츠계의 훌륭한 시민을 기다리며

중앙일보 2015.03.10 00:15 종합 28면 지면보기
김종문
프로야구 NC다이노스 콘텐트 본부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지난밤 미국은 전설적인 농구 지도자를 잃은 것 이상으로 한 명의 시민(citizen)을 잃었다”고 했다. 딘 스미스. 그는 미 대학농구의 명문 노스캐롤라이나대학(UNC)의 전 농구팀 감독으로 지난달 8일(한국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83세. 1961년부터 97년까지 36년간 UNC 농구팀을 이끌며 두 차례 전미대학 챔피언을 따냈고, 은퇴 당시 최다승(879승) 감독으로서 영예도 누렸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 등 우수 선수와 수많은 유명 코치를 키운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그의 위대함은 성적이라는 숫자로만 표현되지 않는다. 67년 자신의 농구팀에 흑인선수를 장학금을 지급하며 처음 받아들였고, 완고한 남부 백인사회의 인종차별 벽을 깨는 데 앞장섰다. 베트남전 반대 등 사회적 현안에 목소리를 내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단순히 그가 민주당원이었기에, 오바마 대통령이 열성적인 농구 팬이기에 그의 마지막을 추모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 일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한 모범적인 ‘좋은 시민’이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지난달 초 미 프로풋볼(NFL) 챔피언전인 수퍼보울에서 통한의 역전패를 당한 시애틀 시호크스의 감독 피트 캐럴은 미 LA 한인사회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 그는 2001년부터 9년간 LA 남가주대(USC) 감독으로 두 차례 전미 챔피언을 따냈고, 이후 프로팀으로 옮긴 뒤 지난해 수퍼보울 정상에 팀을 올려 대학풋볼과 프로풋볼에서 모두 우승한 세 명의 감독 중 한 명으로 기록되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2007년 한인사회에서 기획한 LA폭동 15주년 평화행진에 당시 USC 선수들과 함께 참여했다. 지역 명사인 그가 소수에 대한 차별 철폐와 인종 간 화합을 행동으로 실천하자 큰 호응을 받았다.



 해외 스포츠에서는 지도자나 선수들이 사회적 책임과 행동을 하는 데 적극적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스포츠계는 소극적이다. 생각이 깊고, 능력이 충분한 분들이 있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받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스포츠에서도 ‘좋은 시민’이 나와야 한다”는 게 『정치가 떠난 자리』의 저자 김만권(연세대 정치철학) 교수의 생각이다. 정정당당한 승부와 그 과정에서 배우는 존중과 배려의 가치, 지역사회와 호흡하며 봉사하는 최근 활동들은 스포츠 인물들이 시민 교육의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국 스포츠도 좋은 선수 이상으로 훌륭한 시민을 키워야 할 때다.



김종문 프로야구 NC다이노스 콘텐트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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