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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내 코디네이터는 인공지능 컴퓨터

중앙일보 2015.03.10 00:02 경제 8면 지면보기
최대우
한국외국어대학교
통계학과 교수
직장인 A씨가 스마트폰에 다음과 같이 입력한다. “이번 주말에 대학 동문회가 있는 데 어떤 옷이 좋을 지 추천해줘.” 대화 상대방은 모임의 목적, 분위기, 날씨, A씨의 기분, 평소 취향 등을 확인하고 곧바로 몇 가지 옷을 추천해준다. 옷에 결정되면 옷에 어울리는 구두·가방·액세서리 등도 맞춤형으로 추천한다. 놀랍게도 이 대화 상대방은 인간이 아니라 컴퓨터다.



 2011년 미국 TV 퀴즈쇼인 제퍼디에서 인간 챔피언을 꺾고 우승하며 세상에 알려진 IBM의 인지컴퓨팅 왓슨은 최근 영화 ‘인터스텔라’의 인공지능 컴퓨터인 ‘타스’처럼 일상 언어로 질문하면 그에 맞는 답을 찾아주는 정도까지 발전했다. 유통뿐 아니라 금융·의료·교육 등 산업 곳곳에서 사용되며, 고객·소비자·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



 초기 실험실이나 연구용으로 사용되던 인지컴퓨팅 기술은 다양한 산업군에서의 활용을 거쳐 이제는 일상 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왓슨 애널리틱스’는 업무 방식의 일대 혁신이라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영업·마케팅·재무·인사 등 빅데이터 비전문가들도 모바일 디바이스나 PC를 이용해 고도의 예측 분석 툴을 활용하여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시각화하고 인사이트를 손쉽게 발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인력 관리 부서에서는 분석 기능을 통해 어떤 직원이 이직·사직 가능성이 있는지 예측하고, 직원유지 방법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고객 관리 부서에서는 항상 변하는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여 고객들을 그룹별로 분류하고 중요한 고객들에 대해서는 어떤 유인책이 필요한 지 파악해 준다. 영업 부서에서는 도시간 이동 중에도 목적지 도시에 어떤 사업기회가 있으며, 신규 고객 확보나 현재 고객 유지에 대한 전략 분석 업무 등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는 특정 과업을 수행하도록 컴퓨터에 업무를 입력하는 시대였다면 이제는 데이터와 인간에 반응하고 학습하는 인지 컴퓨팅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현업 전문가들도 예측 분석의 인지 컴퓨팅 능력을 갖게 됨에 따라 업무 방식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전문가들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업무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구하기 위해 인지 컴퓨팅을 활용하고, 필요한 정보를 분석해서 새로운 통찰력을 만들어 내는 시대가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인지컴퓨팅 기술의 발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의 글로벌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은 향후 3년간 디지털 예산의 13%를 인공 지능 및 로봇 공학에 할애할 것이다. 기계간 주고 받는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정보를 추출하고 분석 처리함으로써 인간의 개입 없이 필요한 것을 자동으로 제공, 제어할 수 있다.



세제가 떨어지면 세탁기가 알아서 주문하고, 가전제품이 고장 나면 알아서 고장 부위를 확인해 수리 기사를 부르는 것이 먼 미래의 일은 아니다.



최대우 한국외국어대학교 통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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