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커지는 'D의 공포'… 한은, 경기 부양 3종세트 '만지작'

중앙일보 2015.03.10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0%대로 떨어진 소비자물가 상승률, 냉기가 가시지 않는 경기. 올 들어 한층 커진 ‘D(디플레이션) 공포’에 한국은행이 경기 부양 3종 세트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한국주택금융공사 자본금 출자,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확대다.


기준금리 인하
3·4월 금통위 회의서 신호 보낼 듯
주택금융공사 자본금
가계부채 건전화 위해 확대 추진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증액 규모·시점 놓고 막판 저울질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9일 한은 관계자는 “일부 금융통화위원이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이나 다음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2인 소수 의견으로 금리를 낮추자는 주장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 금통위에서 동결 만장일치가 깨진다는 건 이후 금리를 인하한다는 신호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한껏 고조돼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3일 이후 기준금리(연 2%)보다 낮은 1.9%대로 내려가 있다. 시장금리는 정책금리인 기준금리보다 높은 수치인 게 일반인데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동부증권 장화탁 연구원은 “국채 단기물 금리는 보통 기준금리와 연계되는데 시장에서 그만큼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채 단기물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내려가는데 장기물 금리는 미국 정책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에 맞춰 올라가는 기현상이 이날 채권시장에서 나타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유진투자증권 신동수 연구위원은 “20개 가까운 국가 중앙은행에서 통화완화 정책을 펼치는 마당에 한은이 나홀로 거꾸로 가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하는 게 맞다. 당장 금리 인하를 못한다면 이달 시장에 인하 신호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달 금통위에서 0.25%포인트 금리를 인하하는 깜짝 카드를 내놓으리란(하이투자증권) 의견 역시 소수지만 시장에서 나온다.



 물론 3월 동결론이 아직은 대세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한은은 금리 판단을 이달이 아닌 4월 이후로 유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이 준비하고 있는 다른 카드는 주택금융공사 자본금 추가 출자와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확대다. 한은은 올해 중 주택금융공사에 2000억원을 추가로 출자하기로 관계 기관과 최근 합의를 마쳤다. 주택금융공사가 금융위원회, 시중은행과 2%대 장기 고정금리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하는 시점에 맞췄다. 안심전환대출은 주택금융공사가 뒷받침 하는 상품으로 공사 출자금이 늘어나면 그만큼 전환대출 규모가 증가한다. 가계부채 건전화와 경기 보완 효과 기대를 노리고 한은과 당국이 추진 중이다. 한은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내년 한은이 공사 자본금을 더 얹어주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안심전환대출이 인기리에 팔려나간다는 전제 아래다.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늘리는 안은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이미 공식화 했다. 지난달 23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수단을 적극적으로 취하겠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대출 한도 증액 규모와 시점을 놓고 한은 내부에서 막판 저울질을 하는 중이다.



 관건은 타이밍이다. 이 세 가지 경기 부양 대책을 어느 시기에 펼쳐놓을까를 두고 한은과 당국이 고민에 빠졌다. 모두 한 번 쓰면 한동안 다시 쓰기 쉽지 않은 파급력이 큰 카드라서다. 기준금리 인하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높일 수 있고 주택금융공사 출자와 금융중개지원대출은 한은 발권력을 동원하는 정책이란 점에서 부작용이 만만찮다.



조현숙 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