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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 사외이사, 배당 … 올 주총 키워드 둘

중앙일보 2015.03.10 00:02 경제 3면 지면보기
두산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는 27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임 사외이사 4명을 선임한다. 신임 사외이사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박병원 전 대통령 경제수석 비서관, 김대기 전 대통령실정책실장으로 모두 고위 관료 출신이다. 현대자동차도 13일 열리는 주총에서 이동규 전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과 이병국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이촌세무법인 회장)을 각각 사외이사와 감사로 신규 선임하기로 했다.


주총 공고 낸 126개사 살펴보니
5명 중 1명이 장·차관, 법조인 출신
"정부와 연결고리 역할 기대해 뽑아"
배당성향은 지난해보다 4.6%P 증가

 올해 상장사가 새로 선임하는 사외이사에서 관료 출신이 약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경제연구소가 4일까지 주총 공고를 통해 안건을 주주에게 공지한 126개사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 가운데 33.7%가 전직 관료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인 것으로 9일 집계됐다. 전직별로 세분하면 장·차관은 11.6%, 법조인(판·검사 등) 10.5%, 공정위원회·금융감독원 5.8%, 국세청 3.5%, 청와대 2.3%를 차지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1742개 12월 결산법인 가운데 기업지배구조, 산업 내 영향력, 시가총액, 기관투자가 지분율, 주식시장 대표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400개 상장사를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이달 4일까지 주총 공고를 낸 회사가 126개였다.





 삼성 계열의 삼성생명은 13일 주총을 열고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기로 하는 등 이번 주총에서 주요 기업에서 관료 출신을 사외이사로 잇따라 영입하고 있다.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은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이다.



 이처럼 주요 기업이 관료 출신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이유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정부와 연결고리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사외이사의 1인당 평균 보수 지급액은 5300만원으로 전년(4850만원)보다 9.3% 상승했다. 이들의 평균 이사회 참석건수는 8.7건으로 전년과 같았으며 평균 참석률은 91.6%에 달했다.



 김호준 대신경제연구소 지배구조연구실장은 “사외이사의 평균보수를 이사회 참석건수로 나누면 560만원”이라며 “사외이사가 회의에 한 번 참석할 때 받는 평균 보수가 560만원에 달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실장은 “올해 주총은 관료 출신 사외이사 약진과 함께 배당 확대가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4일까지 주총 소집을 공고한 126개사 가운데 119개사가 ‘재무제표 및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승인의 건’을 안건으로 올렸다. 이들 119개사의 전체 배당성향은 지난해 19.5%에서 올해는 24.1%로 4.6%포인트 증가했다.



 그동안 한국의 배당성향은 세계 최하위권이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배당성향은 15%로 전세계 평균인 40%를 크게 밑돌았다. 미국은 33%, 일본은 28%, 유럽은 53%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정부가 상장사의 배당이 늘어날 경우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배당 확대를 추진해왔다. 우선 정부출자기관인 공기업의 배당성향을 높이면 이런 분위기가 민간기업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올 들어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355개 기업이 현금배당을 공시했다. 특히 이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68개 기업(48%)의 배당이 전년보다 늘어났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일련의 정부 정책과 주주환원에 대한 요구가 상장사의 화답으로 이어졌다”며 “특히 대형주의 배당증가가 눈에 띈다”고 말했다. 김연구원은 “기업소득 환류세제 시행, 연기금의 의결권 강화, 공기업의 배당성향 확대 등의 영향으로 올해도 배당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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