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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원·차움과 함께하는 건강관리 - 간 이식

중앙일보 2015.03.10 00:00
분당차병원 장기이식센터 이정준 교수(오른쪽)가 생체 간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X선 촬영 사진을 보여주며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간질환 말기 100명 중 80~90명은 5년 이상 살아요

"의식 잃거나 복수 차오르면 간 이식이 유일한 치료법 술, 기름진 음식 간 손상 주범"



지난달 초 분당차병원 수술실. 정재현(48·가명)씨가 생체 간 이식수술을 받았다. 생체간 이식은 살아 있는 사람의 간 일부를 잘라 환자에게 옮겨 심는 수술이다. 정씨가 받은 간은 정경미(22·여·가명)씨의 간 일부다. 둘은 부녀지간이다. 이식한 간과 환자의 특성이 잘 맞아 수술 성공률을 높였다는 것이 병원 측 설명이다.

 앞서 이영민(61·가명)씨도 간을 이식받았다. 그는 B형 간염 보균자로 2009년 첫 간암 진단을 받았다. 이후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간암이 세 번째 재발했다. 결국 기증자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다 급히 연락을 받고 뇌사자에게서 받은 것이다. 이씨는 수술 1주일뒤 일반병동으로 옮길 정도로 빠르게 회복됐다. 이처럼 이식을 받을 정도로 이들이 초기에 간 질환을 인식하지 못했던 이유는 간이 ‘침묵의 장기’로 불리기 때문이다.

 

재생력 높지만 손상되면 회복 안 돼

간 이식수술을 주도한 분당차병원 장기이식센터 이정준 교수는 “간은 대부분 손상돼도 위험신호를 보내지 않는 점이 특징”이라며 “겉으로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말기에 가깝게 악화가 진행돼 간 기능이 심하게 파괴된 상태다. 두 환자 사례도 그런 경우”라고 말했다.

 그는 “간은 아직 완치 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이처럼 장기간에 걸쳐 손상된 간은 쉽게 회복되기 어렵다”며 “현재로선 간 이식이 유일한 치료법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간 이식수술 뒤에도 이식된 간의 거부반응을 줄이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평생 먹어야 한다”며 “이때 면역기능이 떨어지므로 감염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간은 해독 역할을 한다. 술·약물·바이러스 등이 몸에 들어오면 독을 걸러낸다. 단백질 등 각종 영양소를 만들어 저장하고 탄수화물·지방·비타민·호르몬 등 대사에 관여한다. 담즙산을 만들어 소화를 돕고 면역세포로 침투한 세균과 이물질도 제거한다. 이 때문에 간은 ‘몸의 화학공장’으로 불린다.

 간은 재생력이 뛰어나 70% 정도 잘라내도 한 달 뒤 90% 가까이 복원된다. 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 심각하게 손상되면 복구하기 어렵다. 다른 사람의 간으로 바꾸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에 관심과 관리가 필요한 장기다.

 대한간학회 자료에 따르면 해마다 2만여 명이 간질환으로 사망한다. 이 가운데 B형 간염이 70%를 차지해 대표적인 간질환으로 꼽힌다. B형 간염은 남성과 여성 모두 40~50대가 많이 걸린다. 사회적·경제적 활동이 왕성한 나이지만 예방접종을 안하고 방치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국립암센터의 통계를 보면 간암이 2011년 기준 우리나라 남성의 암 사망률 4위를 차지했다. 몸에 좋은 약도 간에 손상 끼쳐 간질환 유형은 간염·간경변·간암 등으로 구분된다. 증상은 원인 모를 피로가 계속되거나 구토와 메스꺼움, 복부 불쾌감, 소화불량, 식욕 감퇴, 전신 쇠약, 오른쪽 윗배 통증 등으로 나타난다. 간질환이 심해지면 눈동자와 피부가 노란색으로 변하고 소변이 갈색으로 변하며 복부 팽만과 부종, 구토와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

 이 교수는 “간질환의 대부분은 내·외과적 치료로 완화시킬 수 있지만 말기 간질환은 간 이식이 유일한 치료법”이라며 “의식을 잃거나 복수가 차오르고 토혈·혈변·황달이 나타나면 간을 이식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술과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심지어 건강보조용 한약·양약도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몸이 한약을 에너지로 만드는 과정에서 노폐물 등의 독소가 생겨 간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으로 몸에 좋다고 먹은 약 때문에 간이 망가져 오는 환자가 적지 않다는 것.

 간을 이식받는 경우 100명 중 80~90명 정도는 5년 이상 생존한다. 하지만 간을 이식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단점이다. 이식할 간은 뇌사자의 간과 정상인의 생체 간으로 나뉜다.

 뇌사자의 간은 생체 기증자가 없는 경우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대기자로 등록해야 받을 수 있다. 뇌사자가 나타날 때까지 수년을 기다려야 한다. 뇌사 기증자가 나타나도 적합성을 검사하는 수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원스톱 협업 시스템으로 치료를

생체 간 이식은 주로 가족의 기증으로 이뤄진다. 기증자의 절제된 간은 3~6개월이 지나면 원래 크기로 재생된다. 이 역시 적합성을 검사해 이식수술을 결정한다. 우리나라의 생체 간 이식수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립암센터와 주요 대형 병원의 성공률이 95%를 넘는다. 다만 가족이라도 선뜻 기증을 결심하기가 쉽지 않다. 기증자의 스트레스가 심하기 때문에 수술 뒤에도 심리적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이 교수는 “간 이식은 말기 간부전 환자의 유일한 치료법이어서 정밀한 수술 시스템이 요구된다”며 “분당차병원의 경우 장기이식 전문 의료진으로 구성된 장기이식센터를 세워 이식외과·소화기내과·소아청소년과·영상의학과·마취통증의학과·장기이식코디네이터 등이 긴밀하게 협력해 수술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분당차병원 장기간이식센터(031-780-5887~8)에 문의하면 된다.



<글=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사진=신동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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