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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트 효과' 테러를 이기다

중앙일보 2015.03.07 01:14 종합 1면 지면보기
미국대사관 앞에 6일 리퍼트 대사 쾌유기원 꽃다발이 놓여 있다. 뒤에 ‘내가 리퍼트다’라는 응원 문구가 보인다. [강정현 기자]
“그래요, 같이 갑시다.” “세준(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 아들의 중간 이름) 아빠, 힘내세요.” “소수의 극단주의자가 벌인 짓입니다. 대다수의 한국 국민은 당신을 좋아합니다.”


'내가 리퍼트다''세준 아빠 힘내요' 트윗 물결 …
김기종은 반미정서 노렸지만 오히려 역풍 거세져
"같이 갑시다" 의연한 대처에
피습 하루 새 팔로어 1만 명
"지금껏 보여준 친화력 덕분"

 리퍼트(42) 대사의 트위터에 달린 댓글들이다. 피습 사건 이후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심각한 부상에도 불구하고 “같이 갑시다”라고 한 리퍼트 대사의 의연한 대처가 한국민의 호응을 불러일으키며 나타나는 ‘리퍼트 효과’다.



 6일 오후 리퍼트 대사의 트위터 팔로어 수는 1만 명을 돌파했다. 사건 전 팔로어 수는 채 1000명이 안 됐다. 리퍼트 대사의 블로그에도 600건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쾌유를 기원하는 응원이 대부분이고, 리퍼트 대사의 말을 따라 “(한·미가) 같이 가자”고 하는 시민도 많다.



 피습사건 초기만 해도 한·미 동맹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오히려 전화위복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차관의 발언으로 격앙됐던 대미 여론도 사그러들고 있다. 리퍼트 대사를 공격한 김기종(55)씨는 유인물에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주장에 침묵했다”는 내용까지 넣으며 반미 정서를 자극하려 했지만 ‘리퍼트 효과’에 눌려 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리퍼트 대사가 쌓아놓은 공공외교로 인해 여론도 우호적”이라며 “미국은 2002년 미선이·효순이 사건 등을 겪으며 공공외교를 중시하도록 외교 접근법을 바꿨는데 리퍼트 대사가 이를 충실히 이행했다”고 분석했다.



 리퍼트 대사는 사고 직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존 케리 국무장관,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잇따라 통화했다. 그리고 케리 장관이 먼저 본인 트위터로 “염려해 주시는 한국 국민께 감사한다”고 한 뒤 리퍼트 대사도 트위터에 “많은 분의 관심에 감동했다”고 적었다. 뒤이어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도 통화했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이 약 9시간. 외교라인에서 조율된 메시지를 리퍼트 대사라는 ‘미국의 얼굴’이 한국 대중과 정부에 전달하는 미국의 치밀한 공공외교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 국무부는 5일(현지시간) “한·미 동맹은 강고하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리퍼트와 한국민의 유대는 우리 동맹을 강화하는 쪽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도 5일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를 연 데 이어 6일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고 한·미 동맹의 견고함을 강조했다.



 한국외국어대 남궁영 정치행정언론대학원장은 “친한(親韓) 인사인 리퍼트 대사가 표적이 돼 미국 국민과 정치인들이 심리적으로 받은 충격이 크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정부는 공공외교를 통해 미국 내 반한 감정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유지혜·안효성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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