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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환경 오염 고발한 동영상에 중국인들 열광

중앙일보 2015.03.05 17:39




국영 중국중앙방송(CCTV) 앵커 출신 여성이 만든 환경 다큐멘터리가 중국인들에게 폭발적 공감을 얻고 있다. 이 다큐는 중국의 심각한 스모그 실태를 생생하게 고발해 중국판 ‘침묵의 봄’으로 평가 받는다. 미국 생물학자 레이철 카슨은 1962년 저서 『침묵의 봄』에서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으로 파괴되는 야생 생물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며 미국 내 환경보호 운동을 촉발한 바 있다.



미 공영 라디오 NPR 등은 전 CCTV 앵커 차이징((柴靜·39)이 제작해 지난달 28일 중국 인터넷 포털에 공개한 다큐 ‘차이징의 스모그 조사’가 첫날 1억1700만 번 시청됐다고 전했다. 공개 6일만인 5일 시청 횟수는 2억회를 돌파했다. 이 작품은 환경 오염의 최대 피해자가 힘 없고 돈 없는 일반 시민이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전세계에서 폐암 발병률이 가장 높은 윈난(雲南)성 ‘폐암 마을’ 실태도 고발했다. 다큐에는 여섯 살짜리 샨시(陝西)성 소녀가 “태어나서 한 번도 푸른 하늘과 별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장면도 나온다. 차이징은 “독일 같은 선진국도 석탄을 연료로 쓰지만 제대로 처리해 오염이 덜하다”고 지적했다.



차이징이 지난해 앵커도 그만 두고 100만 위안(약 1억7500만원)의 사비를 털어 1년간 다큐를 찍게 된 계기는 2013년 10월 딸이 양성 뇌종양을 안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2013년 1월 중국의 25개 도시가 스모그로 뒤덮여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임신 기간 스모그에 노출된 탓에 딸이 선천성 질환을 얻었다고 생각했다. 스모그에 함유된 미세먼지는 폐뿐 아니라 간·방광·뇌에 침투해 유전물질인 DNA를 파괴하고 치매 등 뇌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갓 태어난 딸은 전신마취 상태로 대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딸의 뇌종양은 제거됐지만 차이징은 스모그와의 전쟁을 시작했다. 차이징은 지난해 베이징 공기가 양호하다는 예보가 나온 날에만 딸을 데리고 외출했다. 지난해 베이징이 맑았던 날은 190일에 그쳤다. 그는 “1년 중 절반은 집 안에 갇혀 있었다”고 말했다.



천지닝 (陳吉寧) 환경부 장관은 이 다큐를 보고 차이징에게 “감탄할만한 작품”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4일 전했다. 리커창 (李克强) 총리는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회 3차 회의에서 “환경 오염은 민심의 아픔인 만큼 엄격히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전년보다 3.1% 이상 줄이기로 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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