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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안희정, 그 언젠가는 더 큰 국가적 지도자로 클 것"

중앙일보 2015.03.05 16:51
5일 세종시에 ‘친 노무현’계 인사들이 집결했다. 세종시 행정지원센터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국가균형발전 선언 11주년 기념식’참석을 위해서였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하루 전인 4일 오후 세종시에 도착했다. 세종시 공무원들이 생활하는 단기숙소 '아름관'에서 하룻밤을 잤다.



기념식에 참석하기 전 문 대표는 세종시의 ‘갤러리 썸머’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와 차를 마시며 환담했다.



당내 ‘친 노무현’ 진영의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두 사람의 만남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덕담을 하며 친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문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님이 잘하시면 서울지역의 우리 당 지지도가 따라서 올라가고 ,충남에서 안 지사님이 잘하셔서 도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면 우리 당 지지도도 따라서 올라가야하는데 지금은 따로 가는 느낌이 있다”면서 지자체와 당의 관계가 더 밀접해져야 한다고 했다.



이에 안 지사는 “그것은 정당문화가 국민으로부터 불신받고 있기때문”이라며 “정당이 왜 불신받는가를 생각하면 상식적으로 볼 때 너무 말이 안되게 싸운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자들에게 공개된 부분 말미에 문 대표는 안 지사에게 “우리 안 지사님은 그 언젠가는 더 큰, 더 큰 정치를 할 국가적인 정치지도자로 커나갈 것으로 확신한다”며 “충남 도민들께서 우리 안지사님을 더 많이 사랑해주시고 키워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덕담속에 포함된 ‘그 언젠가는’이라는 표현에 대해 정치권에선 ‘차기 대선 후보 경쟁자로서의 견제 심리가 표출됐을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다음은 두 사람의 대화 요지.



▶안희정=“대표님 취임하시고 나서 당에 대한 국민 사랑도 많이 높아지는거 같고, 대표님도 인기가 많이 좋아지신거 같아 당원으로서 아주 좋다.”



▶문재인=“솔직히 말씀드리면 정말 하루하루가 조금 살얼음판 걷듯 조심스러운 심정이고, 우리의 조금 올라간 지지도도 아직은 안정된 지지라거나 우리가 또 잘해서 생긴 지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사효과들이 있는 것인데 어쨋든 국민들이 우리당이 달라질 가능성에 대해서 조금 기대는 하기 시작하셨다. 이 기대를 잘 살려나가는게 과제다. 당의 변화나 혁신은 한 두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아주 뿌리깊은 우리 정치문화,정당의 기득권 구조를 바꿔내는 일이라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박원순시장이나 안철수(전) 대표, 안희정 지사,김부겸 전 의원 이런 우리 당의 미래 희망들과 함께 해야 가능할 것이다. 내가 ‘희망 스크럼’이라고 표현했었다. 안 지사님도 많이 협력해주셨으면 한다.”



▶안희정=“네.”



▶문재인=“당 혁신과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지역분권정당을 만드는 것이다. ‘그 부분은 나보다 훨씬 더 아이디어가 많지않을까’그런 생각도 들고….지방정부가 워낙 재정이 어려우니 이를 해결하고 한편으로 지방정부의 자주 재정권, 자주 조직권 등 자치권을 확대해 나가는 방안에 대해서도 당과 지방정부 사이에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안희정=“세종시에서 균형발전 기념식도 하게 됐지만 자치분권의 나라로 대한민국이 21세기에 재구조화돼야 한다. 그래야 나라의 활력도 만들어지고 성장의 새로운 국민적 동력도 만들어지는 것 아니겠느냐. 중앙과 정부 중심으로, 관 중심으로 사회가 운영돼선 우리 모두가 활력을 갖고 동참하기 어렵다. ”



▶문재인=“개헌도 중앙권력 구조, 어떤 여기에 초점이 맞춰지는거 보다 오히려 지방분권 쪽에 더 우선순위가 놓여야한다 생각한다.”



▶안희정=“네.”



▶문재인=“우리 당의 단체장님들이 참 잘하시지 않나. 자치분권 이런 것은 민주당 DNA거든요. 우리가 잘할 수밖에 없다 생각하고, 박원순시장 안희정지사 잘하는 일들이 우리 당의 성과로,우리당의 업적으로 모여야 하는데 그게 잘 되고 있지 않는거 같다. "



▶안희정="아무래도 정당과 정치에 대한 국민들 불신이 워낙 크다. 그래서 서울시장 박원순 시장님이 잘한다, 또 영남의 어느 도지사가 잘한다고 해도 그것이 호감(차원)에 머물지 당으로까지 안 올라가더라. 정당문화가 국민으로부터 불신받고 있기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당이 왜 불신받나 생각하면 상식적으로 볼때 너무 말이 안되게 싸운다. 정치와 정당이 사람들의 분노와 미움을 자꾸 이야기하거나 싸움의 말을 하거나 폭력적인 언사들을 하거나…이런 것들에 대한 국민 불신이 가장 큰 것 아닌가 싶다. 그런 점에서 '젠틀 문재인', '스마일 문재인' 대표님이 국민에게 정치와 정당에 대한 새로운 신뢰를 또 형성시켜주리라 믿는다.”



▶문재인=“그렇다. 정치적 공방이 조금 더 품격있는 언어로 덜 날카롭게 되면 좋을텐데,공방이 너무 날카롭다. 지지자들 사이엔 적개심이나 증오로 확대돼 나가고,그것이 국민들을 두 국민으로 분열시키는 것이다.”



이어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국가균형발전 선언 11주년 기념식’에도 문 대표와 안 지사가 나란히 참석했다.



세종시 지역구 의원인 이해찬 전 총리,‘노무현 청와대’ 대변인ㆍ홍보수석을 지낸 천호선 정의당 대표,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 출신인 김성환 노원구청장 등 기초 단체장 등 노무현 정부 출신 인사들만 30여명이 모였다.



전체 참석자는 350여명에 달했는데, 이들 중엔 노무현 정부의 상징색인 노란색 넥타이를 매거나 프리지아 꽃을 가슴에 꽂는 사람도 꽤 있었다. 행사 도중 노 전 대통령의 과거 발언 영상들이 나오자 참석자 대부분은 감회에 젖은 표정으로 이를 응시했다.



문 대표는 축사에서 “새누리당 정권에서 행정중심복합도시 백지화 시도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국가균형발전의 꿈과 의지가 끝내 세종특별자치시를 지켜내고 만들어냈다”며 “세종시를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세종=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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