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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경칩…온난화에 개구리 잠 깨는 시기도 빨라져

중앙일보 2015.03.05 14:53


















6일은 경칩(驚蟄).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나서 활동을 시작한다는 절기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개구리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번식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도 점점 빨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5일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5년 동안 전국 20여 개 지점에서 북방산개구리의 최초 산란일이 조사한 결과, 다소 변동폭은 있었지만 점차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제주도 지역의 경우 2011년에는 2월 3~6일에 북방산개구리가 산란을 한 것이 관찰됐지만 2012년에는 1월 20일, 2013년에는 1월 16~18일에 관찰됐다. 2014년에는 1월 25일로 늦어졌지만 올해는 1월 14일로 지금까지 조사한 것 중에서 가장 빨랐다.



경기도 수원의 경우는 2011년 2월 23일에 첫 산란이 관찰됐고, 2012년에는 2월 12일, 2013년에는 2월 25일, 2014년 2월 18일, 올해는 2월 12~15일 등으로 점차 빨라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에서는 2011년부터 한국양서파충류보존네트워크(KEPAR) 소속 단체들에 의뢰해 전국 20여개 모니터링 지점에서 봄철 일주일에 두 차례씩 북방산개구리의 산란 여부를 관찰하고 있다. 한반도 전역에 분포하는 북방산개구리는 보통 2월에 동면에서 깨어나 4월까지 번식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길이가 4~7㎝로 산개구리 종류 가운데 가장 몸집이 크다.



국립생물자원관 박찬호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북방산개구리의 산란 시기가 점차 빨라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기후변화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지만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데이터를 모으고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온분포와 강수량 같은 기상데이터와 포식자·먹이 분포 등 다른 요인도 함께 분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경칩에도 대부분은 동면중



국내 양서파충류 전문가 등에 따르면 경칩 절기가 든 3월 초순에 겨울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하는 개구리·뱀 같은 양서·파충류는 일부 종류일 뿐이다. 외래종인 황소개구리를 포함해 국내에 서식하는 양서류 18종과 파충류 20종 중에서 경칩 이전에 번식을 시작하는 종류는 7종 뿐이다. 2~4월에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은 도롱뇽과 고리도롱뇽, 제주도롱뇽, 한국산개구리, 북방산개구리, 계곡산개구리, 두꺼비 등이다.

국립생물자원관 이정현 연구원은 "뱀 종류와 나머지 청개구리·무당개구리·황소개구리 등 개구리·두꺼비·도롱뇽 종류는 4월부터, 빨라도 3월 말부터 활동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변온동물인 양서·파충류가 활동하려면 자신에 맞는 수온이나 기온이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다. 3월 초 일시적으로 기온이 올라서 동면에서 깨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완전히 추위가 물러가고 따뜻해질 때까지 얕은 땅속에 머문다.

강원대 박대식(과학교육학부) 교수는 "기온이 10도 이상 올라가는 날이 얼마나 되느냐 하는 것도 개구리가 동면에서 깨어나는 시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발·로드킬로 희생돼



뱀·개구리들은 각종 개발사업과 차량에 깔려 죽는 로드킬(road-kill)로 인해 생되고 있다. 강원대 박 교수는 "산지 계곡 등에서는 양서류의 숫자가 안정적이지만 대도시 주변의 경우 개발 압력에 의해 서식지가 파괴되고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녹색연합은 5일 전남 광양시 진상면 비촌마을 앞 도로 40여m 구간에서 로드킬 당한 두꺼비 사체 약 50마리가 발견됐다는 모니터링 결과를 공개했다. 아태양서파충류연구소 김종범 박사는 "두꺼비는 산에서 동면을 한 후 경칩을 전후로 번식기가 되면 산란을 하러 습지로 내려오는 특성이 있다"며 "산란을 하러 산에서 내려오는 시기와 산란 후 산으로 돌아가는 시기에 로드킬이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녹색연합 측은 "운전자들은 로드킬을 방지할 수 있는 예방운전 습관을 길러야 하고, 정부와 관련 기관에서는 로드킬을 방지할 수 있는 시설 확충에 예산을 투입하는 등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nvirepo@joongang.co.kr

[사진 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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