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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북한을 보라 … 미국, 이란 핵에 속고 있다"

중앙일보 2015.03.05 00:54 종합 14면 지면보기
3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기에 앞서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악수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운데). [워싱턴 AP=뉴시스]


맹방인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워싱턴에서 정면 충돌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3일(현지시간) 이란이 북한처럼 핵 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해온 이란과의 핵협상을 강경 비판했다. 백악관을 거치지 않고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과의 협의만으로 강행한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다.

미 상·하원 합동연설서 오바마 비난
펠로시 "모욕적 발언에 슬픔 느껴"



 네타냐후 총리는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쫓아내고 그 후 핵무기를 개발했다”며 “이란도 북한처럼 감시 카메라를 없애고 사찰단과 숨고 속이는 게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란과의 핵협상은 아주 나쁜 협상으로, 나쁜 협상보다는 협상을 안 하는 게 낫다”며 “지금의 핵협상으로는 이란의 핵 무장을 막을 수 없고 이란이 더 많은 핵무기를 갖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이란이 참여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적(IS)의 적(이란)일지라도 미국의 적”이라며 “IS와 이란이 싸운다고 해서 이란이 미국의 친구로 변하지는 않으니 속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과 IS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이란과 IS는 호전적인 이슬람 세력의 왕좌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란의 공식 명칭 이란이슬람공화국을 빗대) 한쪽은 자신을 ‘이슬람 공화국’이라고 부르고 다른 한쪽은 ‘이슬람 국가’라고 칭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둘의 차이라고는 IS는 도살용 칼과 노획 무기, 유튜브로 무장하고 있지만 이란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폭탄으로 무장할 것이라는 점”이라며 서방이 이란과 핵협상을 벌이는 걸 반대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원고를 봤는데 연설은 새로울 게 없었다”고 일축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미국에 대한 모욕인 이번 연설에 슬픔을 느꼈다”고 성명을 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에는 민주당 의원 56명이 불참했다고 의회 전문지 힐이 전했다. 상원의장인 조 바이든 부통령까지 해외 순방을 이유로 출국해 그의 자리엔 상원 공화당에서 최다 선수를 기록해 임시 의장을 맡고 있는 오린 해치(7선) 의원이 앉는 등 ‘반쪽 연설’이 됐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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