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클립] Special Knowledge <561> 인사청문회

중앙일보 2015.03.05 00:02 경제 8면 지면보기
위문희 기자
지난달 17일 제43대 이완구 국무총리가 취임했습니다. 지난 1월 23일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한 지 25일 만이었습니다. 이 총리는 언론외압설 때문에 혹독한 인사청문회를 치러야 했습니다. 국회는 오는 9~11일에도 4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인사청문회 대상 공직후보자는 누가 더 있고 어떤 과정으로 인사청문회가 진행될까요.


인사청문 대상 63명 … 능력 검증보다 신상털기 부작용도



2000년 이한동 총리 첫 적용



 한국에서 인사청문회를 치른 최초의 공직자는 김대중 정부 시절 이한동 국무총리다. 2000년 5월 김대중 정부가 ‘국무총리 이한동 임명동의건’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여야는 총무회담을 통해 ‘인사청문회법’의 조속한 제정에 합의하고 2000년 6월 인사청문회법을 제정·공포했다. 인사청문회법이 제정되기 이전까지는 대통령이 임명동의를 요청하면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을 통해 가부를 결정했다. 1990년대 초 주요 공직후보자들이 각종 의혹으로 낙마하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미국과 같은 인사청문제도의 도입 논의가 시작됐다. 도입 당시에는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감사원장·대법관·헌법재판관·중앙선거관리위원 등이 인사청문회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후 법 개정을 거쳐 인사청문 대상은 현재까지 총 63명에 이른다.



 

청문특위서 23명, 상임위서 40명 맡아



이완구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가운데 뒷모습)가 지난달 1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이 후보자 앞에 여야 13명으로 구성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인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 서 있다. [중앙포토]


 공직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청문대상자에 따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와 소관 상임위원회가 구분해서 개최한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헌법에 의하여 국회의 동의를 요하는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감사원장·대법관 13명과 국회에서 선출하는 헌법재판관 3명, 중앙선거관리위원 3명 등 총 23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소관 상임위원회별로 인사청문회가 실시되는 경우는 국정원장·국세청장·검찰총장·경찰총장 등 주요기관장 12명과 장관 등 국무위원 후보자 17명,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각각 지명하는 헌법재판관·중앙선거관리위원 등 총 40명이다. 이완구 총리의 경우 여야 13명으로 구성된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대상자에 따라 인사청문회를 인사청문특별위원회와 소관 상임위원회로 구분해서 운영해야 할 필요성에 의문을 갖는 전문가들도 있다. 국회입법조사처 이현출 정치행정조사심의관은 “인사청문회 주관기관을 소관 상임위원회로 일원화한다면 공직후보자의 업무능력 검증에 보다 전문적인 검토와 평가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앞으로 청문회를 앞둔 4명의 장관 후보자의 경우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홍용표 통일부장관 후보자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국회 정무위원회가 실시하게 된다.





인사청문회 기간은 3일 이내로





 공직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검증 절차는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시작한다.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국회는 20일 이내에 인사청문을 완료해야 한다. 이때 위원회는 임명동의안이 회부된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인사청문회를 마쳐야 하는데 이때 인사청문회 기간은 3일 이내로 한다. 임명동의안이 위원회에 회부되면 임명동의안을 상정해서 인사청문 실시일을 결정하고 실시계획서를 채택한다.



 이완구 국무총리의 경우 1월 26일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후 국회는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을 위원장으로 해서 여야 13명으로 구성된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꾸려졌다. 2월 3일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첫 전체회의를 열어 2월 9~10일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을 의결했다. 하지만 이후 증인 및 참고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이견으로 청문회 일정이 하루씩 순연됐다. 최종적으로 청문회는 2월 10~11일 열렸다.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위원회에 다음과 같은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직업·학력·경력에 관한 사항과 병역·재산 신고사항, 최근 5년간 소득세·재산세·종합토지세 납부와 체납실적에 관한 사항이다. 마지막으로 범죄경력에 관한 사항이 있다.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위원회는 공직후보자의 인사청문과 관련된 자료제출을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그밖의 기관에 요구할 수 있다. 자료제출을 요구받은 기관은 5일 이내에 자료를 제출하여야 한다. 증인·참고인 출석을 요구할 때에는 증인에게 출석요구서를 발부해야 하는데 출석요구서는 최소 출석요구일 5일 전에는 송달하도록 하고 있다. 당시 이완구 총리의 인사청문회가 하루씩 순연된 이유가 바로 이 증인에게 발부되는 출석요구서 때문이다. 여야는 2월 5일 밤 늦게 열린 전체회의에서 증인 및 참고인 채택에 합의했지만 출석요구일 5일 전 출석요구서 송달 요건을 갖추기 위해 10~11일로 인사청문회 일정을 미뤘다. 증인 및 참고인은 보통 청문회 이틀째에 출석한다.



 국회의 검증과 관련해 사적인 분야의 청문회는 비공개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서울대 강원택(정치학) 교수는 “인사청문회를 사적 영역 부분은 비공개로 하고 공적 사안 관련은 공개로 하는 이원화 방안을 검토해야 하며 지나치게 사생활을 침해하는 질문을 금지하는 규정을 국회법에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도덕성은 공개·비공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철저한 사전검증을 통해 적격 여부를 판가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이화여대 유성진(스크랜튼 학부) 교수는 “미국 인사청문회의 경우 자질 문제뿐 아니라 개인사 문제까지 우리나라보다 더 엄격하게 심사하고 있다”며 “도덕성·신상 검증은 비공개, 능력·자질검증은 공개로 하자는 주장이 있지만 공개와, 비공개, 이원화 방식 자체가 모호해서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국무위원 등은 청문회 못 마쳐도 임명 가능



 위원회는 인사청문회를 마친 날로부터 3일 이내에 심사경과보고서 또는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작성하여 국회의장에게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후 국회의장은 이를 본회의에 상정한다. 당시 2월 16일 오후에 열린 본회의에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상정됐다. 국회는 무기명 투표를 실시했다.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이어야 임명동의안이 인준된다. 재적의원 295명 중 281명이 참석한 이날 투표에서 찬성 148표, 반대 128표, 무표 5표로 임명동의안이 가결됐다. 만약 임명동의안이 부결됐다면 대통령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 다만 소관 상임위원회가 개최하는 인사청문 대상의 경우 인사청문회를 마치지 못하더라도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대통령 또는 대법원장이 주요기관장과 국무위원, 헌법재판관, 중앙선관위원 등을 임명 또는 지명할 수 있다.





예비후보자에게 200여 항목 사전질문서



 대통령이 발표하는 공직후보자는 대통령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위원회에서 사전 검증을 거친다. 이때 사전 검증 절차는 다음과 같다. 먼저 인사위원회 산하 인사지원팀이 공직후보자를 3~5배수로 압축하여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 검증을 의뢰한다. 이때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예비후보자에게 사전질문서를 보낸다. 청와대 고위공직 예비후보자 사전질문서를 보면 가족관계, 병역, 전과 및 징계, 재산형성, 납세, 학력과 경력, 사생활 등 약 200여 항목이 있다. 이외에도 관계기관의 서류검토와 주변탐문, 정황증거 수집 등을 통하여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유력 후보자를 3배수 이내로 압축한다. 이후 인사위원회가 검증 결과를 심사하고 공직후보자와의 면접을 통해 자질과 능력을 심층 검토하여 최종 후보자를 결정한다.



 명지대 김형준(정치학) 교수는 “국회 인사청문회가 도덕성 검증의 장으로 변질되는 것은 사전검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미국은 조사 기관이 조사결과를 대통령에게 개별적으로 보고하기 때문에 어느 기관에서 철저한 조사를 했는지 판별할 수 있는 상호 경쟁 형태의 사전검증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성대 이창원(행정학) 교수는 “선지명 후검증 인사방식이 아니라 선검증 후지명 방식으로 인사를 지명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복수의 고위 공직후보자의 역량 및 도덕성을 먼저 검증 및 평가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가장 적임인 인사를 지명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인사청문 기간은 60~90일 소요



 현재 미국의 고위공직자에 대한 인사검증은 백악관의 후보자 지명단계와 상원의 인준과정을 걸쳐 실시된다. 상원의 상임위원회가 인사청문을 주관하며, 백악관대통령인사실은 인준동의안을 상원에 제출하기 전 공직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인사검증시스템을 통해 사전 검증을 한다. 대통령의 공직후보자 추천은 백악관대통령인사실에서 담당하지만 검증업무의 주관기관은 대통령법률고문실이며 연방수사국, 국세청, 정부윤리처와 해당부처의 윤리담당관 등이 실질적인 사전검증 업무에 참여한다. 인사청문 기간은 통상 60~90일이 소요되며 법정기간이 없다. 미국의 대통령이 상원의 인준을 얻어서 임명해야 하는 직위는 연방대법원 대법관, 행정부의 장·차관과 차관보 이상의 직위, 중앙정보국 국장과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비롯한 국가기관의 장, 각국 대사와 연방선거위원회 위원 등이며 2012년 기준 약 1200여 개다. 행정부처의 장관 지명자에 대해서는 의회가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하는 편이지만, 대법관에 대한 인준은 훨씬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대통령의 인사권을 견제해왔다.



 영국은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어 주로 상·하원의 의원들이 내각의 구성원이 되며 이들은 오랜 정당 및 정치활동 과정에서 여러 경로로 자질 검증을 마쳤다고 보기 때문에 우리나라 인사청문회와 같은 검증절차가 존재하지 않는다. 1995년 영국 정부가 공공인사감독관실을 독립기구로 설립하여 행정부처를 제외한 부처 산하 공공기관의 장과 이사진에 대한 인사를 관리 감독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약 60여 개 직위가 청문대상이다.





위문희 기자



※참고: 『인사청문회 한눈에 보기』(국회도서관, 2014)
공유하기
광고 닫기